남도에 내리던 비가 밤 사이 전국으로 확대되었다. 이건 예보와 다르다. 

갈까 말까 망설이고 망설이다 에라 가자 하고 어렵게 이화령에 다시 섰다. 

오늘은 동행이 있다. 속리산 구간을 지나면서 신세 졌던 충북의 농사형제..

 

백두대간 이화령(09시 20분)

이화령, 부슬부슬 나리는 비를 무릅쓰고 길을 나선다. 

 

 
 
 
조령산(11시 5분)

오르고 또 올라 조령산, 함께 오른 충북 사람 늑대 미소가 싱그럽다.

비가 그치고 날이 깨어난다. 

 

 

드디어 조망이 터지고 탄성도 함께 터진다.

눈 앞에 신선암봉, 저 건너 부봉.

 

 

신선암봉 직전 조망대에서 다리 쉼을 한다. 

부봉 지나 탄항산으로 달려가는 장쾌한 마루금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여기서 밥을 묵세..

늑대 딸래미표 주먹밥이 아주 맛나다. 

 

과산 연풍면 일대
신선암봉(12시 40분)

 

가야 할 길, 저~기 외약짝 하얀 봉우리를 넘어서야 새재가 나온다네. 

 

 
 
 
 

 

외약짝에 우뚝 솟은 조령산 정상, 제법 멀어졌다. 

아기자기한 암릉구간에 밧줄, 바위틈 낙락장송 즐비한 작은 봉우리들을 넘고 넘는다. 

 

 

다음번 가야 할 능선이 눈 앞에 쫙~

 

 

초점이 어디로 갔을까?

이상하다 이상하다 했는데 수동으로 놓고 마구 눌러댔던 것이다. 

 

14시 25분

많이 왔다. 

이 사진을 마지막으로 전화기가 꺼졌다. 

보조 배터리는 두 개나 챙겼는데 선을 빼놓고 왔다. 

 

 

이화령 너머에 있는 지나온 산줄기는 하루 종일 보이지 않았다. 

 

 

다음번 가야 할 길

 

 

오늘 지나온 길

 

 

한 동안 성곽이 이어지더니..

 

조령 3관문(15시 50분)

이내 새재에 당도했다. 

오늘은 여기까지..

 

 

음악 소리 쩌렁쩌렁 틀어놓고 영업하는 주막이 있더라. 

산채전에 막걸리 한 잔, 막걸리 맛은 평이하고 산채전은 좋았다. 

김치 맛은 탁월했고, 음..

 

 

택시 불러놓고 조령산 휴양림 쪽으로 타박타박 20여분.. 

만수사 입구까지 택시가 올라와 대기하고 있다. 

이화령까지 2만 원.

 

이화령에서..

다시 이화령, 지난번 봤던 불타는 하늘을 오늘은 보지 못하겠다. 

하늘이 다시 빗방울을 간간이 뿌린다. 

본래 하늘재까지 가려던 것이 딱 중간지점에서 멈췄다. 

늑대와 함께 한 백두대간, 대간에서 비 맞아보기는 처음이다. 아마도..

지리산 종주, 덕유산 일부 구간에 동행이 있어본 이후 처음으로 혼자가 아니었다.

혼자라도 좋고 둘이라면 더욱 좋고.. 셋이면 참말로 좋을까? 

가슴속엔 벌써부터 다음 산행에 대한 계획이 나래비 선다. 

추선 전에 한 번 더 갈 수 있을까?

늑대가 한 번만 더 도와준다면..

 

이화령-조령3관문.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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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방전으로 기록이 3/4 지점에서 멈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