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 기본법 제정! 농민수당 조례 개정! 농업 재해 지원금 지급!

 

 

도청 앞에 농성장을 열고 투쟁을 시작한 지 한 달이 되었습니다.
우리 투쟁의 출발은 농민수당 조례 개정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3만여 도민의 구슬땀으로 발의한 농민수당 주민조례안이 도 의회에서 이슬처럼 사라지는 것을 목도해야 했으며, “모든 농민에게 농민수당 지급하라”는 모든 농민들의 절절한 요구가 구천을 떠도는 영혼처럼 허공에 메아리치고 있는 현실 앞에 서 있습니다.


한편 지금까지 있어 본 적 없는 초유의 기후위기와 이에 따른 대규모 흉작으로 악전고투하는 농민들의 고통을 헤아리기는커녕 애써 외면하고 모르쇠로 일관하는 도지사와 농정 당국자들을 보고 있자니 사람들이 어쩌면 이토록 한심할 수 있을까 하는 측은지심이 들 지경입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우리 투쟁이 중대한 변곡점에 도달했다는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모든 농민에게 농민수당 지급하라”는 요구, “농업재해 보상금을 지급하라”는 요구 하나하나는 우리 농민들에게 절실하고도 간절한 요구지만 전북도청 높은 자리에 앉아 있는 자들에게는 모기 앵앵거리는 소리 정도로밖에 들리지 않는 모양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저들의 귓구멍을 뚫어주는 투쟁을 함께 전개해야 하겠습니다.
도지사가 입만 열면 자랑스레 떠벌이는 삼락농정위원회의 농정 성과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에 착수해야겠습니다. 우리는 이에 대한 객관적인 검토와 현장 농민들의 진실된 여론을 수렴하는데 기초하여, 필요하다면 삼락농정위원회 해체 투쟁을 전개하고 전북 농정의 근본적 전환을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도지사와 농정 당국자들이 농민들의 요구는 묵살하고 외면하면서 낯낼 자리만 골라 찾아다니며 벌이는 행태 또한 결코 그냥 두고 보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은 비록 전북도청과 맞서고 있지만 우리들의 투쟁은 한국농정의 새 판을 짜는 투쟁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지금 전농은 지난 시기 한국농업을 말아먹은 신자유주의 개방농정을 갈아엎고 식량주권이 실현되는 민족농업, 남북이 하나 되는 통일농업 실현을 위한 싸움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 싸음은 그간 한국농정의 근간이 되어온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 기본법’을 폐기하고 ‘농민 기본법’을 우리 농민들의 손으로 직접 만들어 나가는 투쟁입니다. 


농민 기본법에는 그간 수십 년간 쌓아 온 농민들의 요구와 염원이 하나하나 소중하게 담기게 될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 법을 누구에게 만들어달라고 청원하거나 맡기는 것이 아니라 우리 농민들의 손으로, 우리들의 투쟁으로 직접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곧 농민들이 정치와 권력의 주인으로 당당히 서게 되는 과정으로 될 것입니다.
동지 여러분! 전북도청과 싸우는 틈틈이 농민 기본법 제정 투쟁을 내실 있게 준비해나갑시다.

한 달을 넘어선 우리 투쟁은 이제 3개월, 아니 6개월을 넘어 1년이 갈 수도 있겠습니다.
도 의회에도, 도청에도 아직 진정한 우리 편이 아무도 없습니다. 우리가 믿을 것은 오직 현장의 농민들입니다.
농민들의 염원을 우리의 깃발로 삼고, 농민들의 분노를 투쟁의 자양분 삼아 끝까지 싸워나갑시다.
투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