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6일 전북도청 앞에서 송하진 도지사의 불통행정을 규탄하는 전북 민중대회가 열렸다. 

이 날 대회에서 농민을 대표하여 발언한 내용이다. 

 

농성을 시작한 지 한 달이 넘었습니다. 
우리 요구는 모든 농민에게 농민수당을 지급하라는 것이고 이걸 도지사와 직접 만나서 담판 짓겠다는 것입니다. 

이 싸움의 시작은 작년 7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삼락농정위원회에서 농민수당 지급 방안을 놓고 협의하던 중 도청이 농민들을 배제하고 시군 단체장들과 공모하여 농민수당 지급액을 일방적으로 결정, 발표했습니다. 이에 맞서 주민 조례 청구운동으로 3만여 도민의 서명을 첨부한 조례안이 도청에 제출되었고 이 조례안은 도지사의 심의를 거쳐 도의회로 넘겨졌습니다. 
하지만 도의회는 도청과 협잡하여 경찰력으로 도의회를 봉쇄한 가운데 도청이 발의한 조례안을 강행 처리하고 주민청구 조례안은 거들떠보지도 않았습니다. 

그날 이후 지난 1년간 우리는 도의회에 주민청구 조례안을 조속히 심의, 처리할 것을 요구하며 다양한 투쟁을 벌였습니다. 
투쟁 과정에서 우리가 확인한 건 도의회가 됐건, 도청 관료가 됐건 한결같이 도지사의 입만 쳐다보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여 우리는 지사와의 면담을 요구하면서 농성에 돌입한 것입니다. 이런 와중에 도의회는 주민청구 조례안을 원안 폐기함으로써 집행부를 견제, 견인해야 할 본연의 임무를 내팽개치고 도지사의 몸종 노릇을 자처했고 도지사는 오늘까지 코빼기도 보이지 않은 채 도청에 또아리 틀고 앉아 왕처럼 군림하고 있습니다. 

송하진 도지사는 스스로의 불통 행보로 자신이 입만 벌리면 떠벌여온 농정 최우선, 삼락농정을 통한 농업 농촌 농민 중시라는 말이 얼마나 헛된 거짓말인지 입증하고 있습니다.
도지사가 말하는 “보람 찾는 농민, 제값 받는 농업, 사람 찾는 농촌”은 도청의 화려한 선전물과 전시 행정, 도지사가 벌이는 가상의 언론 플레이에나 존재하지 현실에는 없습니다. 

또한 무능한 도지사 밑에 구태의연한 행정관료들이 도사리고 있음을 봅니다.
전북 농정의 최고 당국자라 할 최재용 농축수산국장은 자신이 책임질만한 말은 단 한마디도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농민들의 요구에 맞서 도시 자본의 입장에서 사고하는 사람입니다. 
그가 모든 농민에게 농민수당을 지급하라는 우리 요구를 한사코 거부하는 근본 바탕에는 농민이라는 존재 자체가 그의 사고체계 안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가 금과옥조처럼 말하는 ‘농가’에는 농민이 살고 있지 않습니다. 삼락농정이 말하는 보람 찾는 농민을 말할 자격조차 없는 사람입니다. 
실로 적폐 관료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사람을 농정 책임자로 세워놓은 것부터가 지사 자신이 말하는 삼락농정이 얼마나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한가를 반증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사가 떠벌이는 삼락농정위원회의 실질적인 농정 성과와 삼락농정에 대한 현장 농민들의 평가를 바탕으로 삼락농정위원회를 어떻게 할 것인지 근본적으로 재검토할 것임을 이미 선포한 바 있습니다. 
또한 인적 청산 없이는 어떠한 변화나 개혁도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뼈에 새기며 구태의연한 적폐 관료 청산 투쟁에도 나설 것입니다. 

찬바람 부는 겨울이 왔지만 전북도청의 오만과 불통이 계속되는 한 우리 투쟁은 오히려 더욱 뜨겁게 타오를 것입니다.
한 번 시작한 투쟁, 끝까지 가지 않는다면 우리는 언제까지나 저들의 노리갯감으로 노예처럼 살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우리 모두 힘을 합쳐 끝까지 싸워 반드시 승리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