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산은 본래 중국집이었다. 
중화요리를 작파하고 한식으로 바꾼 지 오래, 그간 여러 가지 음식을 선보였지만 과히 성공적이지 못했다.

그러던 차에 올여름부터였는지 홍어탕이 좋다는 소식이 간간이 들려왔다.
최근에는 아리산 홍어탕을 찾는 단골층이 더러 생기기도 한 모양이라.
그간 몇 차례 가서 먹어본 바 그 맛이 일정하고 변함이 없더라.

아리산 홍어탕은 투박하다.
잘 삭힌 홍어에 무, 배추, 고춧가루..
그리곤 잘 모르겠다.
한데 그 맛이 훌륭하다.
뜨거운 콧김을 유발하는 홍어 특유의 맛과 향은 물론이거니와 몹시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홍어탕 특유의 거품이 마구 일어난다.

소주 한 잔 곁들여 밥 한 공기 뚝딱..
입천장이 훌렁 벗겨지기도 하지만 홍어탕에 덴 입천장은 쉬이 회복되니 과히 걱정할 일이 아니다. 
오늘처럼 눈 나리는 추운 겨울날 뜨거운 콧김 뿜어가며 먹기에 제격인 음식이다. 

이제 아리산이라 하지 않는 모양이다. 해물천국이라 해야 검색된다. 
하지만 이 동네 사람들은 여전히 아리산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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