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8일, 간밤 눈이 내렸다. 
널 뛰는 날씨, 봄과 겨울을 순식간에 오간다. 
올 마지막 눈일까? 장담할 수 없다. 
간만에 부지런 내서 껄맠 눈을 쓸고 나니 과히 할 일이 없다. 
눈도 내렸는데 기동을 해야지 집에 있을 수 없다. 

 

고추 모종 돌보고 계신 아산 동현 형님을 만나 시국 방담을 나눈다. 
격조 있는 대화를 방해하는 혈통 복잡해 보이는 잡종견, 누군가에게 버림받아 낑낑대는 녀석들을 다리 밑에서 주워왔다 했다. 
얘야. 눈을 부릅뜨고 짖어야 무섭지..

병길 형님한테서 전화가 온다.
어디서 뭇 허냐? 아산이요. 우리는 선운사 간다. 

하여 달려갔다. 
눈 쌓인 선운사, 도솔 계곡을 거슬러 천마봉까지 가기로 약조하였다. 
바람 쌩쌩, 흡사 한겨울. 

절집 돌담을 지나..

 

도솔천을 끼고..

 
도솔암

천마봉에 올라 골짝을 굽어본다. 

 

함박눈이 펄~펄..

 

미륵불이라 했다. 백제 사람들이 새긴..
1892년 무장의 동학도들이 미륵불의 명치를 깠다. 
미륵불에 봉안된 비기를 꺼낸 것이다.
그 도끼질은 새로운 세상을 향한 농민혁명의 서막을 여는 것이었다. 

눈 나리는 날엔 선운사에 가보시라.

좋다, 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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