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에 폭설, 우리 동네는 폭우..
강원도에 가고 싶었지만 이제 늙었다. 
지리산에는 눈이 내렸겠지?  
아직 동트지 않았으나 신새벽이라 하기에는 늦은 시간, 지리산에 안긴다. 

06시 45분

물소리 요란한 백무동, 봄기운 완연하다.
어제 내린 비로 여기저기 생수가 터져 사방팔방 물이 흐른다. 

물은 아래로 흐르고 길은 거슬러 오른다. 
그란디 내려올 때 보니 물이 길을 열고 길은 물 따라 흐르더라. 
그때그때 다르더라.  

09시 55분

1,300~1,400m 사이에서 상고대가 나타난다. 
눈은 내리지 않았다. 행전까지 챙겼는데..

정터목, 10시 40분

라면 끓여 배를 채운다. 
아무도 없다, 명색이 장터목인데..
가는 날이 장날이랬는데 오늘은 아닌갑다. 
짙은 운무만이 오락가락 이리저리 몰려다닌다. 

제석봉 오르는 길, 일순 운무가 걷히고 파란 하늘에 태양이 빛난다. 
바람 잔잔하고 햇살 따사롭다. 
봄은 봄이다. 

 

나무에도 꽃이 피고 돌 우에도 꽃이 피었다. 
돌 우에 피어나는 꽃은..

해가 들어가니 마치 바닷속..

천왕봉

뭔가 사람 얼굴 같다. 

통천문
 

통천문을 통과하니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 
헌데 주릉이 열리지 않았다. 반야봉이 안 보인다. 심심하다. 

고구려 고분 속 현무가 현신했다. 
청룡, 백호, 주작은 어디에 있을까?

 
 
 
 
 

더디게 왔다.
천왕봉 턱 밑, 중봉이 보인다. 

천왕봉, 12시 40분

세상에나.. 아무도 없다. 
바람 잔잔하고 햇살 따사롭다. 
천왕봉에도 봄이 오는 것이다. 
이짝저짝 둘러본다. 

이짝
저짝
중산리 방면
13시 25분

50여 분을 머물렀다.
내려가야지, 예서 살 수는 없다. 

 

고산의 까마귀는 신령스럽다. 

 

오~ 저기 사람이 있다. 

 
 

여기도 사람, 제석봉을 지나 천왕봉으로 향하고 있다. 

새롭게 자라나는 제석봉의 주목 군락

 
일출봉, 14시 45분

다시 장터목, 바람이 세다. 
이제 진짜 내려간다. 
백무동으로 내려가는 동안 단 한 군데 조망이 터지더라. 
이짝저짝 살펴보기 좋더라. 
망바위라 하더라. 

이짝
 
 

주릉이 열렸다.
너를 보면 가슴이 뛴다.
그대 이름 지리산..

저짝

앞에 보이는 게 촛대봉일까?
하면 그 너머는..

 

상상해 보시라, 백무동의 물소리..  
지친 영혼 어루만져 주는..

17시 40분

서산 너머 해 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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