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다. 천지간에 봄기운이 완연하다. 
간만에 일을 맡었다. 재 너머 사래 긴 밭, 쟁기질하러 간다. 
밭이 꽤 크다. 심어놨던 호두나무 죄다 뽑아내고 잔디를 심는다 한다. 
물론 임대한 밭이다. 땅주인은 따로 있다. 

 

저만치 쬐깐한 밭뙈기 하나, 꼬부랑 할아버지, 경운기 털털거리며 밭을 갈고 있다. 
다가가 인사를 건넨다. 

누구여?
저 만각동 대종이요~
오~ 대종이.. 내가 눈이 잘 안븨여
그나 자네 일도 바쁠거인디 욕 보네
트랙타가 심 쓰는디요 문.. 아이고메 그나 어찌고 경운기로..
여가 길이 없네이, 기계가 못 들와
글고 이게 투기꾼 것인디 나보고 안 벌어먹으락 헌가..
멫 년 묵었던 밭이여.
그리서 뭇 숭구실라고요?
들깬나, 뭇나..

春來不似春, 봄은 봄이되 봄이 아니다. 
토지는 밭갈이하는 농민에게!!
제2의 토지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래야 농민에게도 진정한 봄이 올 터이다. 
농민해방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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