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 날짜에 6을 더한 다음 15로 나누고 남은 나머지 숫자를 헤아려 한물, 두물, 세물 헤아리는데 일곱물, 여덟 물일 때 물이 가장 높고 간만의 차가 커 이때를 사리라 한다. 반대로 간만의 차가 가장 적은 때를 조금, 그 이튿날을 무시라 하는데 열네물, 열다섯물이 이에 해당한다. 
보름이나 그믐 2~3일 뒤 바닷물이 가장 높게 들어와 갯벌의 대부분을 바닷물이 삼키게 되는데 이때에도 잠기지 않는 갯땅에 있어 갯벌을 누비던 온갖 새들이 이곳에 모여든다. 
일시적으로 작은 섬이 되는 이 갯등에 들어가려면 시간을 잘 맞촤야 한다. 
음력 8월 열이렛날 나는 갯등에 들어갔다. 

갯등에 들어가 가장 먼저 대면한 것은 마도요와 알락꼬리마도요 무리, 녀석들은 잘 구분되지 않는 외모로 섞여 있다. 
일단 배 부위가 하얗게 보이는 것이 마도요라 보면 되겠는데 이 녀석들은 꽤 많은 무리가 이곳에서 월동한다. 
알락꼬리마도요는 우리나라에서는 비교적 흔하게 볼 수 있지만 국제적인 희귀 보호종이다. 그만큼 많은 개체가 우리나라를 통과하는 것이다. 때문에 우리나라 서해안 갯벌은 이들의 생존과 직결돼 있다. 
이들의 부리는 머리통 세배 가량 되는데 갯벌 깊숙이 숨은 게를 꺼내먹는 데 최적화되어 있다. 
이들과 갈매기 무리 사이에 작은 도요 무리가 보이는데 붉은어깨도요들이다. 큰 새들 틈에 있어 작아 보이지만 결코 작지 않은 녀석들이다. 

 

날아가는 뒷모습에서 알락꼬리마도요와 그냥 마도요의 차이가 확연히 보인다. 

붉은어깨도요 무리에 큰뒷부리도요, 개꿩, 마도요 둥이 드물게 섞여 있다. 
붉은어깨도요는 집단성이 강해 단독으로 행동하거나 생활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이들도 세계자연보전연맹 적색자료 목록에 취약종으로 분류된 국제 보호조, 최근 서식지 파괴로 개체수가 크게 감소하고 있다 한다.  

 
 

부딪쳐 떨어지는 새들 없더라. 

민물도요들의 비행

민물도요 무리 속에 세가락도요가 드물게 섞여 있다. 

상념에 젖은 세가락도요가 쉼 없이 밀려오는 파도를 바라보고 있다. 
파도여~ 파도여~

갯등 가장 높은 안전지대에서 좀도요 무리가 휴식을 취하고 있다. 
어딘가 있다면 이 무리들 속에 숨어 있을 넓적부리도요의 행처를 묻는다. 

좀도요

좀만하다 하여 좀도요, 그래도 솔방울보다는 크다. 

 

넓적부리 봤어 못 봤어? 수도 없이 물어봤지만 다들 못 봤다 한다. 
음.. 없단 말이지..

개꿩
왕눈물떼새
검은머리물떼새

넓적부리는 정녕 여기에 없단 말이지?
올해는 꼭 다시 만나고 싶은데..
다음 사리 때 한 번 더 와야 되겠다. 

 

물이 빠지기 시작하고 새들도 이리저리 흩어져 날아간다. 
안뇽~ 다음에 또 봐요~~
오래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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