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에 간 사진기는 돌아올 줄 모르고
기다림에 지쳐가던 어느 날 느닷없이 날아와 꽂힌 
니콘 D500 + 500mm 5.6 pf.
천신만고 우여곡절 끝에 장만한 강력한 조합,
작고 가벼우며 저렴하지만 힘 센 녀석.
첫날 첫 사진들..
사진 찍기 몹시 편하더라.
손에 익으면 더 쉬워질 터,
사진기를 바꾼 건 매우 탁월한 선택이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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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 가상 동백이 꽃을 활짝 피웠다.
직박구리 한 마리 꽃 깊숙이 주둥이 밀어넣고 꿀을 빨아먹는다. 

지금은 이동 시기, 되지빠귀 울음소리 동네 가득 낭자하더니 사진기 앞으로 날아와 자세를 잡는다. 
날 좀 바라봐~ 날 좀 찍어봐~
풀씨 몇 개 발라먹더니 이내 휙 하고 날아가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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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 위의 참새, 기왓장 아래 어딘가 집을 마련해놓고 사랑을 나눈다. 
봄은 번식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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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밭쥐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거리, 어둡고 복잡한 환경에서 이 골무만 한 쥐를 이처럼 총명하게 포착해낸 것은 참으로 경이롭다.  

딱새

니콘 D500 + 500mm 5.6 pf(35mm 환산 750mm) 조합은 무게가 2.3kg에 불과하다. 
특히 렌즈는 압도적으로 작고 가벼워 삼각대를 사용하지 않으며, 산에 오를 때도 망원렌즈를 늘 휴대하려 하는 나에게는 더없는 선물과도 같다. 
심지어 오랫동안 사용해오던 올림푸스 e-m1 mark2 + 300mm 4.0 pro(35mm 환산 600mm)보다도 가볍다. 
부피가 좀 더 클 뿐이다. 
더 써봐야 하겠지만 올림푸스가 병원에서 돌아오게 되더라도 더 이상 탐조용으로 사용하게 되지는 않을 듯하다. 
탐조용으로 최적화된 조합이라는 세간의 평가가 옳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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꺅도요

참으로 오랜만에 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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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할미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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삑삑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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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물떼새

한때 호사도요가 살았던 작은 냇갈.
번식과 육추, 월동까지 호사도요의 생활사 전반을 관찰할 수 있었던 그 자리. 
호사도요는 사라지고 없지만 여전히 이러저러한 새들이 머물고 있었다. 
그 많던 호사도요는 다 어디로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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