뾰족부전나비 2022.09.13 선운사

선운사 절 마당, 나비 한 마리 훌쩍 날아 처마 끝에 앉았다. 
뾰족부전나비, 부전나비 치고는 좀 크다. 절 곳곳에서 심심치 않게 보인다. 
이 나비는 과거 미접으로 분류되었으나 이제 한반도에 정착하여 산다. 
나는 이 나비를 위도에서 처음 보고 광주 지산동에서 두 번째, 그리고 이곳저곳에서 이따금..
하지만 오늘처럼 한 곳에서 여러 마리를 본 적은 없다. 
기후 변화의 뚜렷한 징표, 이 나비는 환경부에서  기후변화 지표종으로 삼아 서식분포를 조사하고 있다. 

뾰족부전나비 2022.09.13 선운사

한반도에서 이 나비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1919년 전남 광주에서였다 한다. 
이후 오랫동안  관찰 기록이 없다가 2006년부터 거제도를 중심으로 관찰 지역이 확대되고 있다고..
이 녀석은 수컷이다. 암컷은 청회색을 띠고 있다는데 그렇다면 나는 지금껏 수컷만을 보아온 것이다. 
이 자리가 본래 내 자리였다는 듯 날개를 활짝 펴고 일광욕을 즐기고 있다. 미동도 하지 않는다. 
귀한 나비 쉽게 볼 수 있어 반갑긴 하나 녀석의 한반도 정착이 뚜렷한 기후변화의 징표가 된다 하니 기분이 과히 좋지 않다. 
남방계 나비가 북상하는 만큼 북방계 나비가 사라지는 것도 아쉽고..
우리 농사꾼들도 전에 없던 병충해, 일상화되어가는 기상재해 등으로 어려운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기후변화를 넘어 기후위기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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