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집에 머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열리고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은 나 뿐만이 아닐 것이다. 
금산사에 볼 일이 있다는 홍규형에 이끌려 예정에 없던 걸음으로 금산사를 찾았다.
남는 시간 종무소의 허락을 얻어 나한전의 오백나한상을 사진에 담았다.
나한전 편액의 글씨가 먼저 눈길을 잡아 끈다.
서예에 대해 안목은 없지만 보는 순간 편안하고 소탈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나한전에 들어서니 각기 다른 표정과 얼굴을 지닌 오백나한이 시선을 압도한다.
다들 열반의 경지에 이른 분들이라 하는데 험상궂어보이거나 웃기거나 기쁘거나 화난듯하거나 놀라거나 하는 표정들이 모두가 제각각이다.
무슨 법회에 나온 고승들을 보는 듯도 하고, 농민대회에 나선 농민들을 보는 듯도 하다. 
겉모습은 이국적인데 그 표정들과 풍기는 분위기는 이웃집 할아버지, 아저씨들이다.
차까지 얻어먹으며 꽤 오랜동안 대화를 나눈 일감스님 말씀으로는 나한전에서 기도를 하면 그 효과가 매우 빠르다 한다.
때문에 급한 일은 나한전에 가서 기도를 드려야 한단다.
그 이유를 말해주었는데 기억이 나질 않는다.

 
 
 
 
 
 
 
 
 
나한전 꽃무늬 문살

나한전 옆에는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셨다는 사리탑이 방등계단 위에 서 있고, 그 앞에는 5층석탑이 있다.
부처님은 대체 얼마나 되는 사리를 남겼을까 궁금해진다.

적멸보궁은 따로 부처를 모시지 않고 진신사리를 모신 사리탑을 바라볼 수 있게 안배되어 있다.

적멸보궁에서 바라본 방등계단 위의 사리탑

봄비는 그칠 줄 모르고..
시간이 늦어서인지 미륵전은 문이 굳게 닫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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