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꾼 조선낫의 세상살이




깨밭에 방치해놓은 비닐을 걷는다.
비닐이 묵어 잘 걷히지 않아 일이 속도가 붙지 않는다.
밭 한쪽에 심어놓은 매화가 흐드러지다 이제 시들기 시작하고 있다.
매화향이 그윽하다.
눈은 자꾸 꽃으로 가고 비닐을 걷자 새로 드러난 흙 속에 있는 먹잇감을 노리는 딱새 부부가 어지러이 날아다닌다.
때는 바야흐로 한봄이다.

집안 곳곳에 둥지를 틀기도 하는 딱새는 사람을 그리 경계하지 않는다.
이맘때면 번식기가 닥치는지 꼭 암수가 한쌍으로 달아다닌다.
단아하고 새초롬한 암컷에 비해 옷치장이 그럴듯한 수컷이 사진기 안으로 잘 들어온다.

포리똥나무에 박새가 앉아 그럴듯한 화조도가 되었다.

좀 있으면 숲속을 온통 헤집고 다닐 물까치들이 전기줄에 떼로 앉아 있다.

서산일락 해떨어진다.
이제 집으로 가야 할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