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녘부터 내리던 비가 이슬비가 되어 촉촉히 땅을 적시고 있다.
좀 더 와도 좋을 약비인데 이미 그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나가는 듯 하다.  
차분하고 한가로와진 마음에 사진기 들고 동네 주변을 한바퀴 둘러보았다.


제비 한마리 처마 밑에서 비를 긋고 있다.


대문간에 서니 딱새소리 요란하다.
며칠 사이 솜털도 빠지고 제법 의젓해진 딱새, 생애 첫비를 맞으며 생각한다.
"이게 뭐당가?"


땅콩밭에서는 땅콩 싹이 땅을 뚫고..
이 비 맞고 나면 다 올라오겠다.


작년 늙은호박 썩었던 자리 모종이 되어 부활하고 있다.
그냥 옮겨주기만 하면 되겠다.


이 비 그치고 나면 때 늦기 전에 탱자 울타리 다듬어야겠다.


할미꽃의 진수를 보여주마.


은방울꽃은 핀 새도 없이 늙어가고..


토방 밑 개구리자리 노란색이 싱싱하다.


복분자가 열매를 맺기 시작하고 있다.


비에 젖은 파랑새 노송에 기대어 쉬고 있고..


해송은 올해 키 꽤나 크겠다.


찔레꽃은 결코 붉게 피지 않는다.


양파밭에서는 돈 좀 나오려나?
기대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