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내기가 마무리되어간다.
논 스무마지기 갓 넘는 놈이 이백마지기 농사짓는 놈이랑 품앗이를 했다가 쎄가 빠질 뻔 하였다.
이제 양파 심어놓은 논 네마지기만 정리하면 모내기는 완전히 끝난다.
지금 수확하는 양파는 그 사이 가격이 다소 죽었다 한다.

이렇게 캐놓은 양파를 한사날 말려서 망에 담아 출하한다.


이제야 모내기가 끝나가는데 이장님 방송하신다.
지난번 바람에 중국에서 날아온 애멸구 때문에 줄무늬잎마름병 피해가 예상되니 속히 방제약을 살포하라 한다.
중국에서 날아오는 것은 모래바람만이 아니다.
중국매미, 벌거지.. 벨 잡것들이 다 날아온다.


모내기가 끝나가니 밭에서는 복분자가 기다렸다는 듯 익어간다.
앞으로 한 열흘 고창사람들 복분자 따느라 또 한바탕 전쟁을 치뤄야 할 것이다.
복분자 농사 시도했다 엎어버린 나는 마음이 한갓지다.
이제 철쭉 엿마지기, 콩 두어마지기 심고 뒷낭깥 정리해서 닭 집어넣어야  한다.


목분자 따던 할매 담아갈 것 없다 하니 아예 바가지채로 기어이 한바가지 안겨준다.
벌써 몇년이 지난 일인데 복분자 심을 때 골 따주었다는 까닭이다.
복분자를 생으로 먹으면 이튿날 쾌변을 볼 수 있다.
제대로 씹히지 않고 넘어가는 씨앗 때문인 듯 하다.

6월 10일이다.
'민주회복' 'MB정권 심판'의 함성이 전국에 메아리치고 있다.
논밭에 매여있는 우리 농민들 안타깝게도 이 대열에 동참할 준비가 되어있지 못하다.
고창 농민회는 오늘 상임위 회의를 소집해놓았다.
5월 말에 잡은 날짜가 공교롭게 6월 10일이다.
모내기 마무리되어가는 시점만 고려하다 보니 세상사의 흐름을 깊이 고려하지 못하였다.
회의를 연기할까도 생각하였으나 그대로 진행하기로 하였다.
이후의 흐름을 잘 다잡고 조직적인 대응을 위해 오늘 회의가 중요하다고 판단하였다.
작년 6월 10일에는 전북도연맹이 독자 집회를 열고 범국민대회에 합류했었다.
"모내기 다 끝났다 명박이는 각오하라"고 기세좋게 외쳐놓고 정작 별 일을 하지 못하였다.

올해는..
달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