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끈다랑쉬에서 내려오니 기다렸다는 듯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이내 빗방울이 굵어진다.
이제 오름은 그만 오르라는 한라산의 뜻인 듯..
다소 늦은 점심을 먹기로 하고 멀지 않은 교래리로 향한다.
지나다니면서 봐두기만 했던 꿩요리를 먹어보기 위함이다.
제주도에서 먹어본 음식 중 가장 격식있게 먹어본 고급요리가 아닌가 생각된다.
과정과 절차에 따라 먹는 이른바 꿩 한마리 코스 요리.


홍합, 꽃게, 쏙, 양애, 꿩뼈다귀 등이 푸짐하게 들어간 국물을 끓인다.


생으로 먹는 가슴살과 모래집


가슴살 육회에 소주 한잔 하며 국물이 끓기를 기다린다.
살짝 데쳐먹을 꿩고기를 얄포롬하게 썰어놓았다.


국물이 끓기 시작하면 각종 야채를 넣고 휘휘 젓는다.
이제 샤브샤브를 먹을 시간이다.


약 1초간 두번 담갔다 먹으니 가장 알맞게 익었다.



샤브샤브가 끝나고 나면 뼈를 꺼내 고기를 발라먹는다.
운명을 같이 한 각종 해산물과 함께..팍팍하지 않고 쫄깃한 맛이 그만이다.


메밀국수와 꿩만두를 넣어 건져먹는다.
뚝뚝 끊어지는 담백한 메밀국수, 짤박짤박해진 국물맛이 진하다.


녹두가 들어간 죽으로 마무리.

이렇게 해서 꿩 한마리가 우리 뱃 속으로 들어왔다.
꿩 대신 닭이라 했던가? 옛말 그르지 않다. 
닭보다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