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걷이가 한창이던 10월 중순 제주도를 다녀왔다.
대부분의 작업이 기계로 이루어지는 가을일이라 기계 없는 사람 백수가 되어버리는 요즘 가을이라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속 없는 짓이라 컴퓨터 깊숙히 숨겨두었던 사진을 이제서야 떠들어본다.
겨울의 초입에서 돌아보는 전성기의 가을억새와 따라비오름이 기억에 새롭다.
탐스런 억새와 억새를 스치는 제주의 바람.
현장의 감동이 거의 묻어나지 않는 부족한 사진이 안타깝다.

가시리의 밤을 불사른 한라산 소주와 제주도 막걸리에 곤죽이 되어 일어나지 못하는 일행을 남겨두고
따라비오름으로 향하였다. 오름에 올라 해를 보겠다는 계획은 틀어지고 말았다.
따라비오름에 도착하자마자 해가 떠오르고 있다.

방목장의 문을 열고 따라비오름의 영역에 들어서니 살찐 말들이 달려온다.

잘 정비된 나무계단이 오르기 쉽다.

능선에 올라 한라산을 바라본다. 한라산이 희미하다.

해는 이미 한참을 올라왔다.

억새에 바람이 스친다.

따라비오름의 오묘한 굼부리

오름 위에 길이 있다.

오름의 반대편에 오르니 봉긋봉긋한 봉우리들이 아기자기하다.
따라비오름의 진면목은 반대편에 있었다.

왜 따라비오름을 오름의 여왕이라 하는지..

따라비오름이 가장 아름다워보이는 절묘한 장소에 묘지가 자리잡았다. 
하지만 묘지는 다른 곳을 보고 있다.
동자석으로 보이는 석물이 오래된 묘지를 지키고 있다.

동자석의 표정이 천진난만하다.

반대쪽으로 내려와 오름을 벗어나니 따라비오름의 진면목이 새롭게 다가온다.

오름을 내려와 올랐던 곳으로 다시 돌아가는 길은 오름을 빙 에둘러 도는 억새 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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