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사람들은 꼬막을 참 좋아라 한다.
그 중에서도 벌교 참꼬막이라 하면 더 말할 나위가 없겠다.
전라북도의 산골마을 순창 사람들이 꼬막장사를 하였다.
고창이 팔고 있는 폰깡(제주밀감)과 교환하여 떨어진 할당량 중 한차데기를 집에 가져와 섣달 그믐밤 식구들과 둘러 앉아 삶아먹었다.
꼬막을 닥달하는 일은 생각보다 그리 어렵지 않았다. 
바가지에 꼬막을 담아 적당히 물을 붓고 빡빡 문질러 서너번 행궈낸 다음 소금물에 담궜다 꺼내면 된다.
내가 하였다.

삶았으나 입을 벌리지 않았다.


너무 과하게 삶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야들야들하면서도 쫄긋함이 살아있는 꼬막맛을 볼 수 있다.
물을 끓인 후 찬물을 살짝 부어 온도를 낮춘 다음 꼬막을 투입하고, 꼬막이 한두개 입을 벌리기 시작하면 건져내서 찬물을 두르면 된다 했다.
그대로 했더니 잘 되었다.
우리 각시가 하였다.


생것인지 삶은 것인지 구분이 잘 가지 않지만 손가락으로 살짝 벌리면 잘 열린다.
우리집 꼬마아씨들도 잘 한다.


꼬막 모양이 그대로 살아있어 생것처럼 보인다. 
그대로 먹어도 전혀 비리지 않고 맛있다.  


잘 묵는다. 제일 많이 묵은 아들녀석은 손만 나왔다.
우리 각시가 보면 이 사진 내리라 하겠다.


양념장을 잘 만들어 얹어먹으면 그 맛이 배가 된다.


이렇게..

순식간에 빈 껍질이 수북히 쌓인다.
한잔 술에 알싸한 밤은 또 그렇게 깊어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