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와 평지를 오가며 생활하는 굴뚝새.
여름철에는 높은 산지로, 겨울철에는 평지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늦가을과 봄에 관찰하기 좋은 산지 계곡에 머무르는 듯하다.
지금이 딱 적당한 시기, 녀석이 있을법한 계곡에 들어서니 아니나 다를까 계곡 바위틈으로 쏜살같이 사라지는 녀석의 뒷모습이 포착된다.
적당한 위치에서 여유를 가지고 잠시 기다리니 바위 틈새에서 고개를 내밀고 나와 깡총거리며 바삐 이동한다.
뭐가 그리 바쁜지..

굴뚝새는 상모솔새와 더불어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새 중에서 가장 작은 축에 낀다고 한다.
짧은 꼬리를 치켜들고 쉴 새 없이 자세를 바꾸며 사라졌다 나타났다를 반복하는 녀석을 보면 귀엽기 짝이 없다.

과격한 도리도리..

 
째도 엄청 낸다. " 흥~! 뭘 찍고 그러셔~ 이쁜 건 알아가지고.."

 
저 멀리 사라진다.
녀석이 사라진 계곡을 더듬으며 살살 오르는데 멀리서 흐드러진 노랫가락이 들려온다.

'쵹! 쵹!' 하는 들릴락 말락 하는 짧은 소리밖에 내지 않던 녀석이 노래를 한다.

작년 내장산 금선계곡의 협곡을 쩌렁쩌렁 울리던 소리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계속 자리를 바꿔가며 노래를 부르고 있다.
계곡을 꽤 거슬러 올라서야 노래하는 녀석의 모습이 포착되었다.
무대라도 되는 양 뽀족한 나뭇가지 위에 올라앉아 있는 힘껏 노래를 부른다.


 
 

짧지 않은 한 소절을 불러제끼고는 이동하고 다시 무대에 올라 한바탕 불러대기를 반복한다.
짝을 찾는 수컷의 노래일까?
알아볼 일이다.
이 봄 숲에 가시거든 노래하는 굴뚝새를 찾아보시라.
평생 잊기 힘든 진한 영상으로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