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 덤불 속을 누비는 작은 새들을 관찰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몸집이 작은 만큼 잔가지 사이로 몸을 은신해가며 대단히 빠른 속도로 끊임없이 이동하기 때문이다. 
거기에다 대부분의 새들이 인기척을 느끼면 더욱 깊이 은신하기 마련이어서 나같은 초보 탐조객은 산새를 본다고 산에 들었다가 새 그림자도 보지 못하고 헛걸음하기 일쑤이다.
그러나 산새들이라 해서 인적 없는 깊은 산 속에 있을거라 생각하면 잘못이다.
들꽃이 사람들 발 밑에서 피어나듯 새들 또한 사람과 가까운 곳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숲 가장자리와 논밭의 경계, 볕 잘 들고 먹이 풍부하며 마시고 목욕할 물이 있는 곳이 새들이 살아가기에 가장 적당한 곳이 아닐까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에만 들면 자꾸 안창으로만 들어가려 하니 초보 딱지를 떼지 못하는 것이다.
노련한 탐조가들은 새들이 모여들기 좋은 장소에 일명 '스튜디오'를 차려놓고 새들을 기다린다.
어떤 새인가에 따라 다르기는 하겠지만 탐조의 기본은 쫓는 것이 아니라 기다리는 것이라고 한다.
요사이 전주에 계신 노 탐조가께서 3년 전부터 공을 들여왔다는 전주 외곽의 탐조 스튜디오의 객식구가 되었다.
꽤 귀하다는 노랑허리솔새를 보기 위함이다.
다른 녀석들은 양념이라 할 수 있는데 역시 주빈은 까칠하게 몸값을 한다.
이 녀석을 좀 더 잘 담아보겠다는 욕심이 자꾸 발길을 하게 한다.


노랑허리솔새, 대단히 작은 녀석, 잠시도 쉬지 않고 끊임없이 움직인다.
머리 중앙을 가르는 노란 줄무늬가 큰 특징이다.
시베리아, 우수리, 사할린에서 번식하고 인도차이나 반도, 중국 남동부에서 월동하며 우리나라는 드물게 지나가는 나그네새라 기록되어 있다. 설악산, 점봉산 등 1천미터 이상의 고지대에서 번식하는 개체도 있다 한다.
한두마리는 더 되는 최소한 서너마리는 되어보이는 녀석들이 여기에 머무르고 있다.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녀석들이 여기에서 월동한다면 따뜻해진 기후, 지구 온난화의 영향이라 할 것이다.
주변 덤불 속을 배회할 뿐 스튜디오 안에는 잘 들어오지 않는다.


동고비, 대장질하는 녀석.
이 녀석이 나타나면 곤줄박이, 박새 등 여타 새들은 순번을 기다리는 대기상태가 된다.


먹이를 찾는 곤줄박이


동박새가 석양 빛을 받았다.


깔끔한 박새.


작고 귀여운 쇠박새.


목욕하는 진박새


노랑턱멧새 암컷.


빼먹을 뻔 했다. 목욕하는 오목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