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아침에 겨울이 되어버렸다.
어제 갔을때만 해도 영락없는 가을이었는데.. 눈이 내린 지금 문수사 단풍은 어찌 되었을까?
고창 문수사 숲은 수령 400년 이상 된 단풍나무 노거수 수백그루가 숲을 이뤄 숲 전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찾는이 별로 없는 고즈넉한 절이다.
신라의 자장율사가 창건한 천년고찰이라 하나 고색창연한 대웅전을 제외하고는 절집 분위기가 그리 정갈하거나 장엄하지는 못하다.
오히려 숲을 이룬 단풍나무와 그 밑에서 철철이 꽃을 피워올리는 야생화가 그윽한 곳이다.
이른봄 꿩의바람꽃을 시작으로 괭이눈, 약난초, 지장보살(풀솜대), 진노랑상사화 등이 지천으로 피어난다.

문수사 단풍이 장엄하다는 말은 익히 들어왔으나 때를 맞추어 가을 단풍을 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날이 너무 가물어 올 단풍은 시원치 않은 것이라 한다. 
그래도 내가 보기엔 좋기만 하다.
일주문 앞에 차를 세우고 세월네월 걸어가는 길이 좋다.


절 마당에 이르니 웬 동백이 피어있다.
피어있기만 한것이 아니라 꽃망울이 떨어져 있기까지 하다.
그러고 보니 눈내린 겨울 언젠가 피어있는 동백을 본 기억이 난다.
11월 동백이라.. 꽤 이르다. 4월에 꽃을 피우는 선운사 동백하고는 종자가 다른건지, 다른 이유가 있는건지  궁금하다.
누렁이 한마리 왔냐고도 않고 동백나무 옆에서 자올자올한다.

산신각 앞 동백나무


대웅전 뒤 문수전을 들여다보니 웬 고승이 돌이 되어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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