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 
간만에 집에 갔건만 내 좋던 날씨도 간만에 궂다. 
집에만 오면 무슨놈의 잠이 이리도 쏟아지는지 새벽에 이슬비 나리는 것을 확인하고는 내쳐 자부렀다.  
느즈막이 일어나 여기저기 전화질을 해보니 태영이 형이 미나리깡 또랑에서 낚시질하고 있단다. 
태영이 형을 꼬드겨 문수사 단풍 구경에 나섰다. 
부산한 선운사보다는 고즈넉한 문수사가 좋겠다 싶었다. 
예상이 완전히 빗나가고 말았다. 
사람이 많다. 
좁은 진입로에 차들이 엉켜 있다. 
문수사 단풍도 많이 알려졌나 보다. 
숲 전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입산이 통제되어 있어 산행은 불가능하고 절까지만 올라갈 수 있다. 
부도전 가는 길이 좋은데 아숩다. 
가을 가뭄과 된서리 등으로 단풍이 곱지는 않지만 그래도 좋다. 
간만에 가져보는 느긋한 발걸음에 눈이 호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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