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규용 장관, 말을 가려가면서 하라!

  

농식품부 장관 서규용이 말하기를 자식같은 송아지를 굶겨죽이는 행위를 용납할 수 없기에 농민에게 과태료를 부과하겠다 한다.
쌀을 도로에 뿌리는 농민들의 행위는 어떤 경우에도 용인될 수 없는 도를 넘어선 행동이라 한다. 그래서일까?
농민들이 제기하는 그 어떠한 요구도 들어주지 않겠다고 한다.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 WTO 위반이라고 간단히 묵살해버린다.
소값 하락 문제? 시장이 알아서 해결해줄 터인데 왜 정부가 개입하느냐고 한다.
그런데 다른 한쪽에서는 쌀값이 너무 오른다고 정부 비축미는 헐값에 방출하며 시장에 폭력적으로 개입하고 있다. 이율배반이다.
농산물 가격이 조금이라도 오르면 물가인상의 주범이라고 난리법석을 떨고 가격 하락에는 눈을 감아버리는 것이 대통령 이명박 이하 정부 관료들의 한결같은 작태이다.
서규용 장관, 한 나라의 농업을 책임지는 장관이라는 자가 해도 너무한다.
자식같은 송아지를 굶겨 죽이는 현실이 정말로 안타까웠다면, 그 말이 진심이라면 도대체 왜 그런 일이 벌어진 건지 현지에 가봐야 하는 것 아닌가?
서울에 앉아 근엄한 목소리로 동물학대 운운할 일이 아니다.
소를 굶겨죽일 수 밖에 없는 농민들의 처참한 현실은 보이지 않는가?
오죽하면 쌀을 길바닥에 뿌려가며 싸우겠는가?
서규용 장관, 가짜 농민 노릇하여 직불금 타먹은 얘기는 하지 않겠다.
여기저기 공천신청해대고 정치판에 기웃거린 정치철새라고 굳이 탓하지 않겠다.
다만 농식품부 장관 자리에 앉았으면 한번쯤은 농민 입장에 서보기도 하고, 한번쯤은 농민들의 요구에 대해 진지한 검토라도 해보라는 것이다.
농민들 협박이나 하고 으름장이나 놓으라는 게 장관 자리는 아니지 않은가?
이조차 들어줄 수 없다면 파면, 해임 이전에 자진 퇴진하는 것만이 그나마 명예롭게 여생을 마감하는 길이 아니겠는가.   
이명박 치하 생존 자체가 투쟁인 농민들의 작은 소망이다.
 

2012년 1월 13일

전국농민회총연맹 이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