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화가 박홍규 화백께서 작년('겨울 여의도' 전)에 이어 개인전을 다시 열었다.

해가 바뀌었으니 작년 것은 재작년 일이 되고 올해 것은 작년 일이 되었겠다. 

12월 12일부터 18일까지 대선투쟁이 가장 치열하게 벌어지던 시기, 대선과 무관하게..

 

모든 그림은 누르면 커진다

 

       

박홍규展 新농가월령도

 

 

그림 '무제' 앞에서 열심히 그림을 해설하고 있는 작가

왜 제목을 달지 못했을까?

 

 

이정희 대통령 후보가 보낸 축하 팩스를 전시장 복판 기둥에 붙여두었다. 

 

 

 

 

 

너무 무겁지 않게..

너무 가볍지 않게..

그냥 농민의 평범한 일상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2012 농가월령도입니다. 

 

황혼 무렵

땅에 흠뻑 절어 집으로 향하는 

농민의 뒷모습은 

눈물이 날 정도로 가슴이 저려옵니다. 

 

성자의 뒷모습입니다. 

해탈한 부처의 모습이 이럴 겁니다. 

자본의 탐욕스런 뒷모습과는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붉은 황토밭

 

비가 살짝 뿌렸을까?

황톳빛이붉다 못해 핏빛 선연하다. 

 

어이, 물 마시고 허세

 

서울로 시집 간 딸래미 눈씨울을 붉힌다. 

"울 엄니, 큰집 아짐, 당숙모.. 모다 기시네"

 

 

고구마 심는 날

 

 

 

나는 농촌을, 우리 농민을 

왜 그려야만 하는지

구태여 고민하지 않고 

30여년을 만화로

대자보로 걸개그림으로,

때론 회화 형식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아니 그려야만 합니다. 

 

이 시대에서 가장 소외되고 아파하는 

등외국민, 기타국민인 농민을 그리지 않고 

화가라고 폼 잡을 수 없지요.

 

 

어~ 잘 꽂아지나!

 

이래도 이 동네는 객맥이꾼들도 있네. 

 

 

 

찔레꽃

 

나란히 좀 걸어가문 뭇이 어쩼다고..

 

오동동 타령

 

 

호남벌의 보리농사 오동동이냐 충청도의 보리농사 오동동이냐

아니요 아니요 수입쌀 싣고 오는 화물선 소리

오동동 오동동 그침이 없어 농산물값 똥금되니 오동동이냐

 

추야절에 농사 잘돼 깨갱맥이냐 농사가 파농이라 깨갱맥이냐

아니요 아니요 쌀값이 오르면 농산물 수입

깨갱맥 깨갱맥 그침이 없어 촌놈가슴 타는 간장 깨갱맥이냐

 

80년대 노래집 '농민가락 차차차'에 실린 故 정광훈 의장의 노가바. 

 

 

 

 

80년대 이후 진행돼온 개방농정시대의 무너져가는 농촌과 농민들의 생활과 노동의 현장을 그렸다. 

논밭을 밀고 들어서는 신도시, 땅 걱정, 가격걱정, 빚 걱정, 생산비걱정, 재해걱정, 새끼들 걱정 속에서도 묵묵히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농사지으며 투쟁하는 농민들, 아스라이 잊혀져가는 고향의 이미지들. 

우리는 너무 쉽게 신자유주의 경쟁의 정글 속에서 그립고 가슴 아픈 추억들도 잊고 그 속에서 살고 있는 아버지 어머니를 애써 외면하고 있다. 

식량 자급률 22%, 쌀 자급률마저도 30년 만에 82%로 추락해버린 2012년 농촌의 모습, 그리고 농.민.들. 

오늘 우리는 아름답고 가슴 저리고 숭고하기까지 농촌의 풍광과 농민들의 삶을 들여다봐야 한다

 

 

아침에

 

 

혁신도시가 밀고 들어오는 완주군 이서면의 황폐한 농촌 풍경

 

 

정미소 앞

 

들판 너머 미곡종합 처리장(RPC)이 보이는 정미소 풍경

 

 

 

분단과 대결, 

신자유주의 광풍이 몰아치는 이 시대에

농민운동가로서, 

미술인으로

또는 농민으로 가장으로 애비로 

살아간다는게

여간 고통스럽고 힘든게 아닙니다. 

 

그러나 나는 

너른 들녘과 황토땅, 

그 풍광 속의 농민들과

항상 함께 한다는게

얼마나 큰 행복인지

이제 조금 알아갑니다. 

 

 

 

 

무제

 

태풍 피해로 만신창이가 되어버린 논을 갈아엎는 것을 지켜보는 농민들의 뒷모습

 

 

만경강 하천 부지

 

 

 

매상길

 

 

 

탱자나무길

 

 

 

콩타작

 

 

 

탈망작업

 

 

 

 

 

마늘밭에서

 

 

 

 

까마귀떼

 

 

 

현장에서부터 항상 분에 넘치는

광심과 격려 그리고 

사람을 보내주시는

농민형제들과 동지들께

이 그림들을 바칩니다. 

 

2012년 겨울, 이서에서 박홍규 드림

 

 

 

아래는  '新농가월령도'  外전 

전봉준 장군 평전, '봉준이 온다'에 그린 삽화

 

 

전봉준, 새벽길 나서다

 

 

장두에 서서

 

 

 

낫네 낫서 난리가 낫서!

 

 

박홍규

 

1959 전북 부안생

1985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 졸업

1986 농민운동 투신

1996~2000 전북문화저널 편집위원 및 만평 연재

2003 새전북신문 '우짜네' 연재

1999 첫번째 개인전 '들에서 여의도까지' / 우진문화공간, 전주

2000 전북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초대전 '만화부문' / 전북대삼성문화회관, 전주

2011 전북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초대전 '회화부문' / 전북예술회관, 전주

2011 두번째 개인전 '겨울 여의도' / 서신 겔러리, 전주

2012 박홍규, 이기홍 2인전 '지금, 여기, 리얼리즘' / 차라리언더비, 전주

2012 세번째 개인전 '新농가월령도' /서신 겔러리, 전주

그 외 두렁 창림전, 힘전, 우리가 서야 할 그 곳에서전, 동북아와 제3세계 미술전, 쌀전 등 기획단체전

현 미술동인 두렁, 전북민미협 회원, 한국농정신문 만평 연재

전북 완주군 이서면 은교리 653-3 / 010-4622-0477

 

 

2011/09/07 - [박홍규의 농민만평/예술작품] - 농민화가 박홍규展 '겨울 여의도'

 

 

 

 

 

 

'농민화가 박홍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농사꾼타령  (0) 2013.06.08
제목이 뭘까? 그림의 내력이 궁금하다.  (0) 2013.06.06
녹두장군  (4) 2012.10.29
혹세무민하는 모든 세력을 척결하라!  (0) 2012.05.15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0) 2012.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