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땔나무꾼이 되어 장작을 뽀갠다.
좋은 땔나무꾼이 되려면 나무의 결과 성질을 잘 파악하고 '여기다' 싶은 타격지점을 잘 선정하는 안목과 그 지점을 정밀하게 연속타격할 수 있는 힘을 겸비하여야 한다.
도치날만 번쩍 해도 반쯤 뽀개져버리는 참나무, 미류나무 등과 달리 소나무는 그 결이 질겨 단 한번의 도치질로 승부를 보기가 어렵다.
더우기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굵은 옹이를 품고 있거나 척박한 토양에서 제 몸뚱이를 베베 꼬아가며 자란 나무는 상대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경우 대개의 초보들은 나무를 걸럭지로 만들어버리고 스스로도 파김치가 되기 십상이다.
이러한 때 빛을 발하는 것이 바로 핵심지점에 대한 연속된 정밀타격 능력이다.
이런 도치질에는 제아무리 요상하게 틀어진 나무라 할지라도 이내 반으로 뽀개져 허연 속살을 드러내지 않을 수없게 된다.
나는 무주 산골짝 땔나무꾼들도 인정한 바 있는 노련한 땔나무꾼이다. ㅎㅎ
오랫만의 도치질에 몸도 마음도 상쾌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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