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북 3차 핵실험에 대하여


북이 3차 핵실험을 강행하였다.
미국과 정부당국은 이른바 ‘추가도발’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한번만 더 하면 가만있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그러나 이는 오랜 기간 이어온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과 단절된 남북관계가 불러온 필연적 귀결이다.
반세기를 넘긴 북미 대결의 역사적 경험은 힘을 앞세운 강경책으로는 결코 북을 굴복시킬 수 없으며 오로지 대화와 협상만이 상황을 진전시켜왔음을 보여주고 있다.
핵전쟁 위협에 맞선 핵무장 강화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한반도를 뒤덮고 있는 전쟁의 먹구름을 걷어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북미간의 직접대화가 재개되어야 한다.
미국은 그간의 대북 적대정책이 북의 핵 무장을 촉진하고 강화시켜온 현실을 인정하고 이제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대화에 즉각 나서야 한다.

전쟁이냐, 평화냐 하는 갈림길에서 전쟁을 선택할 바보는 세상천지에 없다.
이 순간 우리 정부가 견지해야 할 원칙은 무엇인가?
전쟁은 죽음이다. 평화적 해결의 원칙을 확고히 해야 한다.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미일협력이니, 유엔제제니 하는 강대국에 기댄 굴욕적 방식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
한반도 문제는 우리 민족끼리 해결한다는 자주외교의 원칙을 확고히 하고 파탄 난 남북관계 복원에 적극 나서야 한다.
신정부, 구정부 가릴 것 없다. 지금이라도 대북 핫라인을 가동하고 대북 특사를 보내 남북 고위급 회담을 제안해야 한다.
국회는 무엇을 하는가? ‘북핵관련 국회 국방위 대북 결의안’은 문제해결에 전혀 도움되지 않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짓이다. ‘북핵문제 평화적 해결을 위한 남북대화 촉구 결의안’을 채택해야 한다.

다시 한번 반복하건대 전쟁은 한반도에 죽음의 그림자만 드리울 따름이다.
평화적 해결 외에 다른 방식은 모색조차 되어서도 안된다.
우리 민족 앞에 가로놓인 엄청난 시련과 선택의 갈림길에서 대결과 반목이 아닌 6.15선언, 10.4선언 이행의 길로 교류와 협력, 자주통일의 길로 나아가자.
대결이 아닌 대화, 전쟁이 아닌 평화로 가자.


2013년 2월 14일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이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