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각지에서 한반도 평화실현과 남북관계 정상화를 위한 농민들의 통일쌀 모내기 등 통일경작 사업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월 강원도 횡성의 통일감자 심기로 시작된 통일경작 사업이 6.15에 주음하여 통일쌀 모내기로 고조되어 마무리되고 있다. 

어제 전주시에서는 전북도연맹과 전북지역 통일단체가 주관한 통일 모내기 행사가 열렸으며 전국농민회총연맹은 이 자리를 빌어 금강산 남북농민 추수한마당 추진을 선언하고 북측 조선농업근로자동맹에 실무 접촉을 제안하는 기자회견문을 발표하였다.  



기자회견문


올 가을 금강산 ‘남북농민 추수한마당’ 추진을 선언하며 

북측 조선농업근로자동맹에 실무접촉을 제안한다.

 



남북관계의 새로운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남북 당국간 회담이 무산되었다.

박근혜 정부는 이른바 ‘당국대화 우선의 원칙’을 내세우고 있다.

그런데 그 결과는 무엇인가?

민간 차원의 모든 접촉이 차단되고 대북 창구를 정부가 독점하고 있는 조건에서 당국간 회담 무산은 또 다시 모든 것이 꽉 막혀버린 답답하기 짝이 없는 상황이 되었음을 의미한다.

박근혜 정부는 우여곡절 끝에 찾아온 기회를 난 데 없는 ‘격’을 앞세워 산통 깨버리고 말았다.

븍측 협상대표의 격을 스스로 지정, 강요하는가 하면 장관급 회담을 제안해놓고도 정작 ‘차관’을 협상 대표로 내세우는 모순된 행동을 하였다.

박근혜 정부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대화의 의지는 있는가? 그 의지를 관철할 구체적 방략은 있는가?

당국간 회담 무산 사태는 박근혜 정부의 대북 사업에 대한 무지와 무능을 총체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고 뭐고 더 이상 이 정권에 맡겨둬서는 남북관계에서 단 한치의 진전조차 기대할 수 없음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돌이켜보면 남북관계의 진전은 가시밭길을 마다하지 않았던 민간 통일운동의 선각자들에 의해 개척되었다. 광야의 들불이 한 점 발화점에서 비롯되듯 선각자들의 가시밭길은 대중적 통일운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으며 남북 민중의 열렬한 호응 속에 얼어붙은 분단체제를 녹여내는 원동력이 되었다.

이렇듯 민간 통일운동의 거대한 흐름이 6.15, 10.4 선언이라는 옥동자를 낳는 밑거름이 되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은 그간 민간 통일운동의 영역에서 큰 몫을 담당해왔다.

2001년 남북 농민들의 금강산 상봉이 성사된 이래 오늘에 이르기까지 남북농민공동행사, 비닐보내기, 통일경작 등 각종 교류협력 사업에서 통일쌀 보내기 운동에 이르기까지 열과 성을 다하였음을 자부한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은 민간 통일운동의 빛나는 전통을 계승하여 꽉 막힌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열고 중단된 남북농민간의 교류와 협력을 중진하기 위하여 6.15 농민본부와 함께 북녘 농민들과의 상봉을 추진하기로 하였다.

우리는 오늘 이 자리를 빌어 올 가을 금강산에서 ‘남북농민 추수한마당’을 개최할 것을 공식 선언하며, 이를 위한 실무 접촉을 북측 조선농업근로자동맹에 공식 제안한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은 ‘남북농민 추수한마당’ 성사와 이를 통한 남북 농민간 교류협력 사업의 고취, 농민 통일운동의 비약적 발전을 위해 그간 전국의 들녘에서 통일쌀 모내기, 통일감자, 통일콩 등 통일 경작사업을 활기차게 벌여왔다.

오늘 우리 농민들의 정성어린 모내기, 전국 각지의 통일 경작사업은 올 가을 ‘남북농민 추수한마당’이라는 크나큰 결실로 맺어지게 될 것이다.

 

 

2013년 6월 14일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이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