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사흘간 한중 FTA 6차 협상이 시작된다. 

부산 해운대 파라다이스 호텔..


그간 진행된 다섯차례의 협상은 지지부진했다. 

한차례의 협상이 끝나고 대체 무엇이 논의되었는지, 쟁점이 무엇인지조차 알려지지 않을 정도였다. 

이에 따라 한중 FTA가 뚜렷한 진전 없이 당분간 표류하지 않겠는가 하는 전망까지도 제기되었다. 

한중 FTA가 우리 농업에 끼칠 치명적 해악이 한미 FTA의 다섯배에 달할 것으로 보고되는 가운데 만만치 않은 농업계의 반발, 한중 양국간의 이해관계 뿐만 아니라  미중관계, 한미관계, 북미관계 등 복잡하게 얽혀있는 녹록치 않은 동북아 정세도 근거로 제시되었다.


그러나 근본에 있어서는 재벌의 정부라 할 새누리당 정권의 본질과, 농업포기와 희생을 담보로 협상의 고착국면을 돌파해온 역대 정부의 통상전략에 따라 박근혜 정권은 한중FTA 협상을 밀어붙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였다. 

아니나 다를까 대통령 박근혜가 방중하여 내놓은 정상회담 결과는 몌상에서 크게 빗나가지 않았다. 

<높은 수준의 포괄적인 한중 FTA 체결을 목표로 협상을 조속히 다음 단계로 진전시키자>고 선언하였다. 

구체적인 이면의 합의 내용은 아직 알 길이 없다. 

분명한 것은 민감 또는 초민감 분야로 분류해두었을 농업부문에 대한 대폭 양보 없이는 이와 같은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언론에서는 드디어 중국시장이 열리게 되고 자동차 등 수출길이 트일 것이라며 환호작약하고 있다. 

농어민들의 반발과 불만을 잘 달레고 구슬러야 한다는 친절한 조언도 빼놓지 않는다. 


한중FTA 체결은 우리나라 식량주권의 완전한 포기, 말살을 의미한다.

관세 장벽이 엄연한 오늘날에도 낮은 생산비와 넓은 농지, 풍부한 노동력을 앞세운 중국의 농산물은 저녁에 선적하면 이튿날 아침 가락동 도매시장에할 수 있는 지리적 이점을 앞세워 한국 농산물 시장을 점령하다시피 하였다. 중국 농산물은 이미 한국 농산물 시장의 70%를 장악하고 있다.

FTA가 체결되어 관세장벽마저 철폐된다면 한국의 농업붕괴는 불을 보듯 뻔한 노릇이다. 

 

게다가 한중FTA는 한국의 농업, 농민뿐만이 아니라 우리 국민의 건강권을 심각하게 위협하게 될 것이다.

납꽃게 파동, 기생충알 김치, 멜라민 파동, 가짜 달걀 등 우리는 중국산 농산물의 공포를 이미 경험한 바 있다. 중국인들조차 자국의 농산물의 안전성을 신뢰하지 못하고 있음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세계적인 이상기후로 인해 시시각각 확산, 고착화되고 있는 식량위기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한국농업의 붕괴는 농업 농민의 문제를 넘어 전국민적, 전국가적 위기상황을 야기할 것이며, 이는 곧 국가정체성, 국가주권과 직결된 문제이다.  


오늘 전국의 농민들이 해운대로 집결한다. 

평생 여름 휴가도 모르고 일만 해온 농민들에게 국내 최대의 여름 휴양지 해운대행은 낯선 여정이다. 

파상적으로, 무차별적으로 진행되는 각종 FTA 추진에 맞선 농민들의 투쟁은 절박하나 절박한 만큼 치열하지 못하다.  

그냥 두고는 볼 수 없는 분노와 답답함, 생존에 대한 절박함이 한가득이지만 힘모으기가 예전같지 않다. 

한중 FTA와 그 폐해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농민들의 투쟁에 대한 지지, 나아가 모두가 함깨 하는 투쟁으로 만들어야 한다. 
비단 농업만의 문제가 아니지 않은가?



해운대에 비가 내린다. 
6차 협상장 파라다이스 호텔이 철옹성같다. 
사실은 사상누각에 지나지 않을 터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