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가 오락가락한다. 

저수지 뚝방 산딸기 흐드러졌겠다 싶어 논 둘러보는 길에 차를 몰고 살살..

산딸기 곤해둔 사람이 많았던 듯 누군가 다 따먹어부렀다. 

다행히 손 안탄 몇 포기 있어 누가 볼새라 허겁지겁.. ㅎㅎ

이때여..

저 멀리 들판 가운데에서 뜸부기 소리 들려온다. 

온 몸을 쥐어찌듯 발산하는 뜸부기 소리는 단전에서 소리를 끌어올린다는 소리꾼 목청만큼이나 울림이 강하다.

쯤부기 소리는 잠시 쉬었다 다시 울리기를 반복한다. 

소리에 귀 기울여가며 더듬어간다. 

들판을 거의 가로질러 여수로 근방에 이르니 소리가 가끼워지고 모폭 사이로 들락거리는 녀석의 목아지가 포착된다. 

뜸부기는 논에서 운다.



뜸부기 소리는 구슬프기 짝이 없다. 

어쩌다 한마리씩 이따금 보게 되니 더욱 그렇게 들린다. 

이 녀석은 수컷이다. 

가을 말고 봄이나 여름에 암컷을 본 바가 아직은 없다. 

그래서일까? 짝을 찾는 애절함과 종족번식에 대한 절박함까지 더해 더욱 구슬프게 들린다. 



너무 멀리에서만 왔다갔다 한다. 

녀석한테는 미안한 일이지만 전화기에 저장된 뚬부기 소리를 틀어놓으니 잠시 어리둥절하던 녀석 소리나는 곳을 향해 달려온다. 

거의 돌진하다시피 한다. 





어느정도 거리를 두고서는 두리번거리기만 할 뿐 더 이상 접근을 하지 않는다. 

그 순간 빵~! 하고 울리는 경음기 소리.. 차가 나타났다. 

길 비켜달라 한다. 

길 비켜주느라 어수선한 틈에 뜸부기 달아나버리고 만다. 

3천평짜리 논 대여섯개를 흘쩍 날아 들판 저편에 가 앉는다. 

아깝다 좀 더 가까이 볼 수 있었는데..


논두렁에 올라온 뜸부기





손이 떨려서 당췌..

삼각다리 하나 사야 쓰겄다.


2010/07/04 - [새 이야기] - 뜸부기 몸으로 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