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이삭이 목을 내민다, 출수.
성질 급한 놈이 먼저 고개를 내밀고 세상을 엿본다. 
벼의 일생에서 대단히 중요한 시기가 아닐 수 없다. 

작년에는 모개 내민 벼이삭이 여물 틈도 주지 않고 바람이 생명을 앗아가 버렸다. 
벼이삭은 고개를 꼿꼿이 새운 체 하얗게 말라버렸다.  
재작년에는 아직 고개도 내밀지 못하고 배 속에 들어있는 상태에서 물에 잠겨버렸다. 
연 이태 내 농사는 반타작을 면치 못했다.  

 

 

올해는 이른 벼를 늦게 심었다. 
정상적으로 심은 이른 벼 목을 숙이고 만생종 벼는 아직 이삭이 나오지 않은 지금 
내 논에서는 하루가 다르게 벼이삭이 목을 내밀고 있다.  
올 날씨는 어쩔랑가
내 선택이 빛을 발할지 두고 볼 일이다. 

 

 

 

논두럭을 깎는다.

 

 

이런 논두럭

 

 

이렇게 만드는 일이다.
살인적인 무더위, 작업은 해장과 해 질 녘
그렇다 해도 무쟈게 덥다.
휘발유 1리터에 쏟는 땀은 2리터

 

 

그래도 깎아놓으니
시원하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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