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마산을 목적지로 삼았다. 왜? 그냥 가고 싶었다. 나도 달마가 되고 싶었을까?
달마는 어인 일로 땅끝까지 가서 산이 되었을까?
달마산은 거대한 바위 절벽들을 일떠세워 미황사를 감싸고 있다.
아니 꼭 그런 자리에 미황사가 자리 잡았을 것이다.
이번 산행은 미황사를 출발하여 부도전 지나 능선, 대밭 삼거리까지 도솔암까지 능선길, 도솔암에서 하산길을 타고 내려와 산 중턱의 산책로를 타고 다시 미황사로 돌아오는 길을 택하였다.
한번 가본다는디..


미황사 입구, 일주문에 해당한다고 봐야 하나?
담벼락이 둘러쳐져 있고 달마산의 기암이 살짝 위용을 드러낸다.


객사쯤 되어 보이는 건물 뒤로 기암이 웅장하다.


대웅보전만이 유일한 옛 건물인 듯..


미황사 본절로부터 600여 미터에 있는 부도전, 부도전 담을 끼고 본격전인 산행길이 시작된다.


부도전에서 바로 치고 오르면 대밭 삼거리라는 이정표가 있는 능선에 이른다.
도솔암 쪽으로 방향을 틀어 잠시 진행하면 땀 식히기 좋은 전망 좋은 바위가 나온다.
멀리 보이는 바위 봉우리가 봉수대가 있었다는 '불썬봉, 달마산 정상.
불썬봉의 '썬'은 ㆅ(쌍히읗)이 변화한 것으로 전라도 사투리에 남아 있다. 표준말에서는 'ㅋ'으로 변화하였다.
불을 썼(켰)던 봉우리, 즉 봉화를 올렸던 봉우리라는 의미일 것이다.
바다 위에 떠 있는 섬은 완도, 섬을 잇는 다리가 보인다.


가야 할 길.. 저기 멀리 아스라하게 송신탑이 서 있는 곳.
달마산은 3면에 바다를 끼고 땅끝을 향해 능선을 뻗대고 있다.
오르기 직전 마신 막걸리가 효험을 발휘하여 무쟈게 고생하면서 올라왔는데 굴곡 많은 능선이 만만치 않다.
산 오르기 전에 술 묵지 말아야지..


사람 사는 동네를 발아래에 두었다. 저 앞에 섬이 보길도쯤 되려나?
하늘의 구름이 소풍 가는 다람쥐 같다.


때는 바야흐로 가을이다.


산 아래 미황사가 숲에 감싸여 있다.
꼭 엄마 품 속처럼 마냥 포근하고 평화로워 보인다.


하숙골재 지나 떡봉쯤에서 바라본 지나온 길인 듯 싶다.
왜 떡봉이라 했을까? 떡 좋아하는 친구랑 왔으면 좋아라 했겄다.


갈 길이 아직도 멀어 보인다. 하지만 보기보다는 가깝다.


흐르는 땀 닦아내다 보니 어느새 도솔암 문 앞에 섰다.


손바닥만 한 마당 하며, 선운사 도솔암과 들어앉은 품세가 유사하다.


도솔암과 마주한 삼성각에서 바라본 도솔암


도솔암을 뒤로하고 하산길에 접어든다.
도솔암 바위 절벽 아래 자리한 용담굴, 바닥에는 샘이 있다. 흘러넘치지는 않고 제법 맑은 물이 고여 있다.
얼마 전까지 식수로 썼던 모양이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용과 관련된 여러 전설이 있는 모양이나 내가 보기에는 그저 음기 탱천 해 보일 뿐이다.
내가 이상한가? 서둘러 자리를 떴다.


미황사로 되돌아가는 산책길 중간쯤 되는 곳에 펼쳐진 너덜지대가 장엄하다.


미황사까지 돌아가는 내내 물 흐르는 계곡은 나오지 않았다.
물이 있으리라 예상하고 그냥 내려오지 않았어야 했다.


다시 돌아온 미황사
석양빛을 받은 달마산과 미황사가 금빛으로 물들었다.


바다 건너 진도 너머로 해 떨어진다.


미황사 - 부도전 - 대밭 삼거리 - 하숙골재 - 떡봉 - 도솔암 - 용담굴 - 미황사 천년의 길 - 미황사
정오 미황사 일주문 도착 - 오후 6시 미황사 대웅전 마당 도착
산행거리 대략 8km, 산행시간 6시간
꽃과 나비 보면서 슬렁슬렁 걸었으며, 막걸리 기운, 갈증 등으로 운행 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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