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태백산 부석사라 했을까? 태백산에 있지도 않으면서..

부석사가 자리한 산자락은 영주 봉황산이다. 산은 어떤가 하고 살펴보았으나 그닥 신통치 않아 보여 절만 다녀오는 것으로 마음을 정하였다. 

어차피 살짝 들러가는 길이라 여유롭지 못하다. 얼른 둘러보고 서울로 갈 요량으로 절구경에 나섰다. 



이러저러한 관문과 건물들을 지나 무량수전에 도착하였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이 듬직하기 짝이 없다.

고색창연하거나 신비로울 것도 없이 소박하면서도 중후하다.  

무량수전의 배흘림기둥은 기둥 그 자체보다 '배흘림기둥'이라는 말이 더 유려하게 들린다. 



옛 사람들의 안목은 참으로 탁월하다. 이런 자리를 어찌 찾아냈을까? 

무량수전 앞마당에서 바라보는 전경은 경탄스럽기 짝이 없다.  

건물 배치가 어떻고 탑의 문양이 어떻고 불상의 좌향이 어떻고를 떠나 모든 것을 압도하고 입을 다물게 한다. 



새벽예불을 마치고 다시 고이 잠들어버렸을까? 

다만 보살님 하나 올라와 문 열어놓고 물 떠다 놓고..

두시간 절에 머무는 동안 목탁소리를 듣지 못하였다. 

조용하니 좋기는 하다. 



누각 마룻바닥에 눌러앉아 한없이 내려다보고 싶은 풍경이다.




타박타박 걸어내려오는 길 아침햇살이 곱게 드리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