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1
까마귀의 죽음 그리고 화산도
까마귀의 죽음 그리고 화산도
2019.01.27오래전 장바구니에 담아놓고 구입하지 않은 책이 있다. '까마귀의 죽음' 그리고 '화산도'.. 이래저래 엄두가 나지 않았다. 지난 연말 4.3과 강정을 다시 마주했다. 묘하게도 제주에 가기 전 순천에서 여순항쟁의 발자취를 더듬었고, 제주에서 돌아와서는 동학농민혁명 답사자들을 맞아 정읍과 고창을 돌았다. 이래저래 많은 생각이 들었다. 오늘을 사는 우리는 역사에 어떤 자욱을 새기고 있는가? 4.3 기념관의 백비, "언젠가 이 비에 이름을 새기리라.." 그때가 언제인가? 우리는 언제까지 이처럼 모호하게 우리의 현대사를 마주할 것인가? 우리는 이제 추모와 기억을 넘어 4.3의 이름을 역사에 새겨야 한다. 학살의 원흉과 배후를 명백히 밝히고 항쟁의 동력과 주체를 똑똑히 새겨 넣어야 한다. 원흉과 배후는 하나다. 그..
사량도 지리산
사량도 지리산
2019.01.20오래 전 어느 해 겨울 통영에서 석달살기를 했더랬다. 손 꼽아 헤아려보니 무려 16년 전.. 통영에서 하룻밤, 이런 저런 옛 생각에 감회가 새롭다. 분에 넘치는 잠자리 박차고 어둔 새벽길 달려 사량도행 배에 몸을 실었다. 장엄한 아침 노을, 뜨는 해를 보며 사량도에 도착. 배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던 버스가 곧바로 출발한다. 섬의 서쪽 돈지에서 내려 산줄기를 밟아 다시 선착장으로 돌아오면 된다. 나는 콩사탕이 싫어요 주먹 불끈 쥔 이승복 어린이 의연한, 사량초 돈지분교를 지나 산길로 접어든다. 폐교된 지 무려 7년, 절반 나마 찢겨 너덜너덜해진 태극기가 바람에 나부끼고 있다. 매화가 방긋, 객을 반긴다. 높지 않은 산, 금새 능선에 당도한다.남해 방면 능가도, 수우도..이리 보니 산중, 횡간성령측성봉 원근..
지리산에서 새해를..
지리산에서 새해를..
2019.01.07해를 보러 갔다, 지리산으로.. 날마다 뜨고 지는 해 뭐가 다를까만 해가 바뀌는 시점이니.. 해가 진다. 담박질쳐 부여잡았다. 허나 어쩌랴.. 한 해가 저문다. 새해가 밝아온다. 구름짱 속에서 조각달 빛난다. 촛대봉 동트는 산하 새해가 밝았다. 반야봉 백운산 대성골 남부능선 칠선남릉에 들다. 눈발이 날린다. 서설이라 본다. 새해를 축하함
아침나절 저수지, 동림지 큰고니
아침나절 저수지, 동림지 큰고니
2019.01.05밤이면 밤마다 저수지가 왁자지껄, 소란스럽기 짝이 없다. 기러기, 큰고니들이 주범인 듯.. 아침나절 살째기 들여다본 저수지, 복판에서는 한무리 가창오리가 이리저리 떼로 몰려다니고 들판과 저수지를 오가는 부산한 기러기떼 울음소리 요란하다. 저수지는 만수위. 물이 꽉 찼다. 여름이면 물이 빠지고 줄과 넝검지가 무성하게 자라는 곳, 뜸부기가 번식하고 이따금 흰배뜸부기가 출몰하기도 하는 저수지 가상. 물이 짤박짤박한 습지에 새들이 몰려 있다. 물닭, 청둥오리, 홍머리오리, 넒적부리, 흰죽지.. 자잘한 것들 말고 압도적인 몸집과 기품을 뽐내며 유유자적 수면을 누비는 녀석들, 큰고니를 본다. 앗! 사람이다. 슬금슬금 멀어지는 녀석들.. 때 낀 녀석들을 다른 종류 고니로 알던 시절이 있었다. 아직 성장 중인 어린 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