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7
여우가 온다.
여우가 온다.
2019.07.30난생처음 몽골에 다녀왔다. 그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지금 뭐라도 기록을 한 가지는 남겨야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겠다. 몽골의 인상은 매우 강렬했다. 그런만큼 사진도 많고 할 말도 많고.. 무엇보다 자신의 무용담을 중심으로 자랑거리를 늘어놓는 것이 사람인지라 내가 만난 여우 이야기를 먼저 풀어야겠다 마음먹는다. "늑대 보러 간다" "늑대 이빨을 뽑아오겠다" 큰소리 쳤지만 그 꿈이 실제 실현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다만 늑대가 실제 살고 있는 곳에 간다는 것만으로도 실로 가슴 뛰는 일이었다. 이런 내가 숨소리조차 들릴만한 지근거리에서 여우를 대면하게 된 것은 최현명('늑대가 온다' 저자) 선생의 현명한 영도에 따른 것이다. 그분의 가장 큰 지침은 "혼자 다니라"는 것이었다. 나는 이 지침에 철저히 따랐..
베트남 메밀국수
베트남 메밀국수
2019.07.09여름은 국수의 계절, 요건 무슨 국수일까? 메밀 생면에 베트남 쌀국수 국물, 청양고추에 고추냉이. 메밀 생면을 팔더라. 그런데 딸려오는 소바 국물이 형편없다. 직접 제조하자니 번거롭고 실력이 안되고.. 베트남 쌀국수도 팔더라. 딸려오는 소스가 제법 훌륭하다. 그런데 쌀국수는 삶는 과정이 번거로워.. 해서 이 국수가 만들어졌다. 라면보다 빨리 삶아지는 메밀 생면, 고수 향 은은한 베트남 국물이 궁합이 잘 맞는다. 맛나다. 그리고 간편하다. 그래서 좋다.
노래하는 큰유리새
노래하는 큰유리새
2019.07.09숲 가득 울려 퍼지는 청아한 울음소리, 사람들은 새 좀 봤다는 나한테 저건 뭔 새냐 물어보곤 한다. 나는 그저 문 지빠귀 아니겄냐 몰라도 아는 척 답하곤 했다. 목청 큰 새는 지빠귀류라 속 편히 생각하고 살았다. 그날도 그랬다. 그저 그렇겠거니.. 그러다 만난 녀석, 어라 큰유리새, 짜식 이렇게도 우는구나. 내 너를 기억하마.
귤암리 나비탐사
귤암리 나비탐사
2019.07.08상원사를 떠나 정선 귤암리로 간다. 귤암리에는 정선 농민회장이 살고 있는데 고창과 정선 농민회는 자매지간이다. 연을 맺은 지 얼마 안 되고 너무나 멀어 자매간의 정이 돈독하지 않다. 정은 쌓아가면 되는 것이고.. 간밤, 소나기라 하기에는 다소 긴 비가 내렸다. 밤새 마신 술이 약간의 숙취로 남았다. 자매간에 마주 앉아 오소리 중탕 한잔씩 마시며 속을 달랜다. 농민회장은 읍 지회 공동경작한 콩밭 맨다 나가고 홀로 남아 할랑할랑 집 주변을 어슬렁거린다. 강원 남부 험악한 산중인지라 특별한 나비들이 적지 않다. 매년 많은 나비를 만난다. 점차 안개가 걷히고 해가 나오자 나비들도 하나 둘 눈에 띄기 시작한다. 깊은산녹색부전인가, 산녹색부전인가를 놓고 검토를 거듭했다. 앞, 뒷날개 중앙부의 짤막한 막대 무늬가 미..
오대산 나비 여행
오대산 나비 여행
2019.07.08홍줄나비 출현 시기가 됐다. 올해로 3년째, 올해는 꼭 볼 수 있으리라는 느낌에 가슴이 뛴다. 올해도 달린다. 오대산으로.. 하지만 또 못 봤다. 그러니 내년에 다시 가야 한다. 좋지 아니한가.. 나비가 어찌 홍줄 뿐이더냐? 나는 아직 못 본 나비가 한둘이 아니다. 상원사에서 북대암 방면 산길을 따라 타박타박 걷는다. 산네발나비는 그냥 네발나비와 무엇이 다른가? 결정적인 차이가 있더라. 이른바 동정 포인트.. 이제는 한눈에 알아보겠다. 작년 이맘때 이 나비 빼다 박은 나방 녀석한테 깜빡 속았더랬다. 전국적으로 흔한 나비라는데 나는 왜 이제야 보는 걸까? 암컷은 알을 낳고, 한 녀석은 쉬고.. 수컷한테서는 사향 냄새가 난다네. 제일, 제이, 제삼. 다 같이 흔한 나비라 생각했다. 그런데 제삼은 매우 귀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