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8
묘봉에 올라 대간을 본다.
묘봉에 올라 대간을 본다.
2019.08.2730년 되야가는 고향 친구들 모임 1박 2일. 올해는 속리산 인근으로.. 농민회 일 핑계 삼아 밤 늦게사 합류했으나 술도 안 묵고 맨숭맨숭. 인자들 늙어가는가? 밤새 푸고 아침에 또 푸던 술 푸대들이 찔끔찔끔 몸을 사린다. 하긴 아예 입에도 안대는 내가 젤로 문제다. 나는 지금 금주중, 섣달 초하룻날에나 다시 잇대기로 작정해 뒀다. 한번 작정하면 천하 없어도 안 먹는지 아는지라 술 먹으라 권하는 놈도 없다. 월남뽕 치다 순식간에 판이 커져 판돈이 100을 넘으니 돈 다 돌려주고 판을 아예 접어버린다. 진짜 늙었군.. 재미 하나도 없다. 이렇듯 밤을 보내고 아침이 밝았으나 할 일 없기는 매 한 가지.. 또랑 가상 나비나 새 둘러볼 요량으로 사진기 챙겨 들고 할랑할랑 길을 나선다. 그러고 보니 몽골 다녀와서..
신선나비, 상제나비, 왕붉은점모시나비, 쐐기풀나비
신선나비, 상제나비, 왕붉은점모시나비, 쐐기풀나비
2019.08.23제목에 열거한 것들은 한랭한 지역에 사는 북방계 나비들이다. 하여 한반도 남녘땅에서는 거의 혹은 아주 보기 어렵다. 과거 관찰되었으나 지금은 보이지 않는 녀석들도 있고, 국지적으로 분포하던 집단이 절멸된 경우도 있다. 기후변화, 사람의 간섭 혹은 환경파괴 등이 그 이유로 꼽힌다. 몽골 초원과 산지에서 이런 나비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이 녀석들을 조선 땅에서 만났더라면 훨씬 값지고 감동 또한 컸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신선나비, 늑대 찾아 온 산을 뒤지다 터덜터덜 돌아오는 길 자작나무 숲에서 만났다. 늑대를 만나지 못한 보상 치고는 몹시도 반갑고 값진 만남, 가슴이 뛰었다. 도포자락 유유히 휘날리며 자작나무 숲 속을 나풀나풀 날아다니고 있었다. 왕붉은점모시나비, 붉은점모시나비보다 덜 우아..
이 마당에 김성수라니..
이 마당에 김성수라니..
2019.08.13이 마당에 김성수라니 말이 안 나온다. '인촌 사랑방'은 김성수 부활음모 즉각 중단하라! 온 나라가 반일, 반아베의 함성으로 들끓고 있는 지금 김성수의 복권과 부활을 위해 발 벗고 나선 이들이 있다. 김성수가 누구인가? 김성수는 국가 공인 친일 반민족 행위자다. 김성수의 친일 반민족 행위가 명백히 입증된다는 대법 판결 이후 정부는 그에 대한 서훈을 박탈했다. 그런데 그들은 김성수가 부관참시당했다며 무슨 사랑방을 꾸며 그의 부활을 도모하겠다 한다. 아베는 일본 군국주의의 부활을 추진하고 있다. 과거 군국주의화한 일본의 첫 희생양이 조선이었다. 식민지 조선에서 일제에 부역했던 김성수와 같은 인물을 부활시키려는 시도는 일본 제국주의의 부활을 꾀하는 아베의 행위에 동조하는 반민족 행위가 된다. 오늘날 일본의 경..
몽골, 밤하늘 별사진
몽골, 밤하늘 별사진
2019.08.10몽골에 가거든 꼭 별 사진을 찍어오라는 딸래미의 부탁이 있었다. 별 사진은 한 번도 안 찍어봤는데.. 인터넷을 뒤져 대략 머릿속에 넣어두었다. 첫 번째 근거지에서 시도하다 포기했다. 뭘 잘못한 건지 알 수 없었다. 인터넷도 안되고 춥기도 하고.. 두 번째 근거지 마지막 밤 양 한 마리 잡아먹고 바라본 밤하늘에 별이 총총, 은하수가 흐르고 있었다. 재도전.. 사진기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ISO를 높이고 후보정을 위해 RAW 촬영 모드로 전환. 밝은 불빛을 겨냥해 촛점을 맞춘 후 수동 초점으로 전환. 조리개, 셔터 속도 모두 수동모드로 전환. 사진기를 전화기와 와이파이로 연결해서 원격 조종. 세상 참.. 삼각대가 없으니 지형지물을 이용해 구도를 잡아 사진기를 땅바닥에 고정시킨다. 근데 왜 별이 안찍히지..
몽골, 양 잡아먹던 날..
몽골, 양 잡아먹던 날..
2019.08.09몽골은 지금 우기라 했다. 거의 매일 잠깐이라도 비가 내리거나 내리려 했다. 하지만 그 양이 하도 적어 우기라 우기는 게 아닐까 생각될 정도, 그런데 이 날 하루는 많은 비가 내렸다. 하필 양 잡어먹는 날.. 늑대 찾아 헤매다 돌아오는 길, 근거지에서는 양고기 먹을 채비를 하고 있었다. 손님들이 찾아왔다. 십리에 하나나 있을까 말까 한 인근 주민들이겄지.. 우리가 손님인데 도리어 손님을 맞는다. 말 위의 몽골인들은 정말 멋지다. 멀리 사라져가는 매혹적인 뒤태에는 정말이지 반하지 않을 수가 없더라. 빗방울은 더욱 굵어지고.. 아~ 분위기 죽인다. 술을 먹기도 전에 우리 술꾼들은 이미 취하기 시작했다. 아침나절 양은 이미 잡아놓았다. 목줄 따 피 받고, 내장 들어내고, 가죽 벗겨 몸통을 분리하는 전 과정에 ..
몽골 풍경
몽골 풍경
2019.08.08몽골에 다녀온 지 어느새 두 주가 되어간다. 마음의 여독을 추스르지 못해 한 주가 덧 없이 가버리고, 뒤늦은 후회 속에 미뤄둔 농사일 제끼느라 쎄가 빠진다. 농민회 일도 그렇고.. 이래 저래 몽골의 기억은 아스라한 추억으로 산화하기 일보 직전에 있다. 편집된 기억의 조각들만 떠다니기 전에 뭐라도 끄적여둬야 하겠다. 드넓은 땅덩어리, 고작 한 주, 내가 가본 곳이라곤 몽골 중앙부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몽골의 풍경은 일망무제로 펼쳐지는 압도적인 광활함이 지배한다. 허나 그리 낯설지는 않았다. 오름 많은 제주의 중산간을 뻥튀기해놓은 듯도 하고, 수목한계선을 넘어 백두고원을 걷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도 했다. 어중간한 렌즈로는 몽골 풍경을 감당할 수가 없겠더라. 하여 대부분의 풍경 사진은 전화기에 부착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