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
2020 통일애국열사 추모제에서..
2020 통일애국열사 추모제에서..
2020.10.26문답시 2 김경훈 당신의 이름은 - 이덕구 산전에서 너덜 밭 일구어내며 심장에 박힌 총소리 파편들과 동지들의 배곯는 소리 골골이 묻혀있는 자리 뒤집던 당신은 뜨겁게 불꽃 일으킨 당신의 이름은 쟁기다. 한라를 퍼서 바람 휘몰아치는 추자도 남쪽 바다 메우고 지리를 퍼서 울렁이는 완도바다 골 메워 한달음에 안기고 싶었던 하나의 반도 당신은 크기를 가늠할 수 없는 커다란 삽이다. 잠들지 못한 서러운 한으로 남아 있으신가 붉은 땅 높은 이랑 만든 가슴을 슥슥 긁어내 환한 하늘아래 꽃대 올리고자 하는 당신의 이름은 호미다 당신의 이름은 벗이며 혁명이다 당신의 이름은 한라에서 만주까지 통일의 땅 뛰어가고 날아가고 휘몰아 치는 당신의 이름은 한 사람 한 사람 우리의 이름이다. 뉘라서 나를 부르는가 - 정충식 선생에게 ..
저수령~죽령, 굽이쳐라 백두대간이여..
저수령~죽령, 굽이쳐라 백두대간이여..
2020.10.20저수령에서의 하룻밤, 참으로 잘 잤다. 그런데 늦잠, 산에서도 늦잠이라니.. 주섬주섬 짐 챙기고 누룽지 한 사발 끓여먹고 나니 6시 20분, 길을 나선다. 저수령은 해발 850m, 낮지 않은 고개다. 그 옛날 길이 험해 길손들은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고 침략자들은 목이 달아났다 하여 저수령이라네. 안내판에 그리 쓰여 있더라. 죽령까지 20여 km, 해발 고도 1천 미터를 넘는 고봉 준령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대간꾼을 맞아 힘차게 뻗어나간다. 곳곳에서 터지는 장쾌한 조망은 대간 산행길의 묘미를 더해가다 도솔봉에 이르러 최고조에 달한다. 죽령 너머 육중한 소백산 주릉은 다음 산행에 대한 기대감까지 더하니 백두대간 종주 구간 중 참으로 빼어난 구간이 아닐까 싶다. 약간의 어둠만이 남은 숲길에 상쾌한 첫발을 내딛는..
작은차갓재~저수령, 백두대간에 가을이 깊어간다.
작은차갓재~저수령, 백두대간에 가을이 깊어간다.
2020.10.19자꾸만 집에서 멀어져 가는 백두대간, 차갓재에서 죽령까지 이틀 일정을 잡았다. 저수령에 차를 두고 지난 구간 이용했던 동로 개인택시를 불러 안생달 마을로 이동, 택시요금 3만 원. 오후 1시, 안생달 마을 최상단에서 작은 차갓재를 향해 출발.. 많이 늦었다. 30여 분 오르니 첫 조망이 터진다. 안생달 마을과 지나온 대간길이 보인다. 한 주만에 다시 찾은 백두대간, 가을색이 깊어졌다. 날은 흐려도 단풍은 빛난다. 고도가 올라가니 지나온 길이 좀 더 선명해진다. 대간길은 늘 갈 지자 혹은 말발굽 형태.. 월악산이 아스라하다. 바위 투성이 도락산, 땡겨보고 밀어보고.. 사진 복판 벌재 올라오는 길, 오른짝 끝 저수령 올라가는 길이 보인다. 고갯길 너머 황정산, 그 너머 산들은 아마도 내일 걷게 될 다음 구간..
가을날 백두대간(하늘재-작은 차갓재)
가을날 백두대간(하늘재-작은 차갓재)
2020.10.14정선 귤암리, 먼 길을 달려 갖은 버섯에 멧돼지 머릿고기와 소주 여러 병을 해치웠다. 일찍 잠자리에 들었음에도 늦잠을 잤다. 2시 반에 알람을 맞췄더랬는데 4시, 버섯 국물에 밥 말아먹고 길을 나선다. 목적지는 하늘재, 네비의 도착시간을 마구 경신해가며 새벽길을 달린다. 평창, 영월 지나 제천 거쳐 단양, 백두대간 벌재 넘어 문경 땅에 들어서니 동로면.. 왠지 귀에 익은 지명, 지도를 들여다보니 이번 구간 도착지 차갓재 아래 안생달 마을이 지척이다. 산행이 끝난 후 이동 문제, 차량 회수 문제로 겁나 고심했더랬는데 한방에 정리가 된다. 안생달 마을 깊숙이 차를 두고 적어둔 동로개인택시(010-433-3103) 불러 하늘재로, 택시요금 3만 원. 07시 45분, 하늘재 출발. 포암산 베바위가 힐끗 보인다...
걸어서 하늘까지(백두대간 새재~하늘재)
걸어서 하늘까지(백두대간 새재~하늘재)
2020.10.07지리산 달구경 마치고 대간으로 간다. 새재에서 새재로, 백두대간 종주의 첫발을 내디뎠던 윗새재 마을에서 문경새재로.. 세 시간 반가량 소요되었다. 13시 15분, 조령산 휴양림에 차를 두고 새재 옛길을 거슬러 오른다. 한 번에 끝냈어야 할 구간을 두 번에 나눠서 가는지라 널널하지만 그렇다 해도 다소 늦었다. 우선 밥부터 먹자고.. 조령 3 관문에서 시작된 대간길을 추어올라 마패봉을 지척에 두고 조망 좋은 바위에 걸터앉았다. 지나온 산줄기와 봉우리들, 가야 할 산줄기가 서로 마주 보고 있다. 대간이 삥 돌아가네. 이번에도 동행이 있다. 강원도에서 달려온 곰돌이.. 대간 길이 강원도에 접어들면 신세를 많이 지게 될 것이다. 오른편의 조령산과 신선암봉, 외약짝의 부봉과 주흘산. 외약짝 뒤편의 주흘산을 탄항산이..
지리산 달맞이
지리산 달맞이
2020.10.04새끼들이 오지 않으니 추석이라고 할 일이 없다. 이게 그런 것이로군.. 정성을 다해 공 들여 벌초한 것으로 모든 것을 가름하고 이것저것 다 작파해 버렸다. 그런 줄 아시겄지 뭐, 코로나 세상인데.. 배낭과 침낭을 챙긴다. 여기저기 곰팡이가 펴 있다. 빨랫줄에 널어놓고 이리저리 뒤적이며 한참을 말렸다. 주섬주섬 챙겨 길을 나선다. 조개골과 쑥밭재 언저리에서 달뜨기재 너머로 떠오르는 보름달을 보겠다는 나의 일념은 꽤 집요하다. 작년에 봐 둔 곳이 있다. 16시 30분, 윗새재 마을에서 산으로 든다. 잠시 길을 잃었다. 작년에도 그랬던 자리, 유념하면서 길을 살폈는데도 같은 자리에서 길을 잘못 들었다. 그래도 작년보다는 빨리 제 길을 찾았다. 급경사 오름길 칙칙한 산죽밭을 헤쳐 오른다. 다 왔다. 해발고도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