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1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2022.01.08한국농정신문 '동학농민혁명, 판화로 읽다'에 한 달에 한 번, 1년간 글을 보내게 되었다. 그 첫 번째, 고심하여 썼는데 너무 쥐어짠 느낌이.. 1년이 금방 지나가버릴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누가 구름 한 송이 없이 맑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정읍 황토현 기념관, 나는 커다란 판화 앞에 오래도록 서 있다. 판화 속 농민군, 그들의 부릅뜬 눈을 본다. 내지르는 함성을 듣는다. 콩 볶듯 울리는 총소리, 지축을 흔드는 포성, 찢어진 깃폭, 총 맞은 까마귀, 진군의 함성과 쓰러진 이들의 통곡소리 뒤엉킨다. 시체가 산을 이루고 피는 내가 되어 흐른다. 판화는 우금티 전투를 형상한 것이다. 갑오년이 저물고 있었다. 새해 벽두 고부 농민봉기로부터 촉발된 갑오년의 농민항쟁은 3월 봉기..
우포늪 따오기
우포늪 따오기
2022.01.03연말이면 떠다니고 싶다, 어디로든.. 그러니 가는 것이다, 연말이니까.. 속 풀자 만나 배짱이 맞았다. 하여 떠났네, 따오기 만나러.. 보일 듯이 보일 듯이 보이지 않는, 따옥 따옥 따오기 만나러.. 보일 듯이 보일 듯이 보이지 않는 따옥 따옥 따옥소리 처량한 소리 떠나가면 가는 곳이 어디메이뇨 내 어머니 가신 나라 해 돋는 나라 잡힐 듯이 잡힐 듯이 잡히지 않는 따옥 따옥 따옥소리 처량한 소리 떠나가면 가는 곳이 어디메이뇨 내 아버지 가신 나라 달 돋는 나라 우포늪, 그곳에 따오기가 있다. 따오기는 사람들과 어울려 살고 있었다. 관리하는 사람, 관찰하는 사람, 도움 주는 사람, 도움받는 사람, 구경하는 사람, 무심한 사람.. 그리고 생태계 속에서, 먹이사슬 속에서.. 자연에 방사되었으나 아직 떠나지 못..
천마봉에서 호랑이해를 맞이하다
천마봉에서 호랑이해를 맞이하다
2022.01.02먼 길 떠나기 쉽지 않았고, 여럿이 함께 하고 싶었다. 새벽 6시 반, 아직은 밤하늘, 별이 가득, 북두칠성이 머리 위에 있다. 길을 나선다. 나는 북두칠성을 좋아한다. 밤하늘을 보면 무조건 북두칠성부터 찾고 본다. 북두칠성 없는 하늘은 심심하다. 그믐을 하루 앞둔 손톱같은 달, 사자바위와 교신하고 있다. 그런 사자바위를 바라보는 천마봉은 마치 거인의 옆모습. 일출 15분 전 천마봉, 해는 방장산과 사자바위 중간 지점으로 올라올 것이다. 저 멀리 방장산과 눈앞의 사자바위 능선이 원근감 없이 하나의 능선으로 보인다. 2022 임인년 새해 새 아침이 밝았다. 천마봉에 올라 새해를 맞은 부지런한 사람들, 산 아래에서 해장술에 거나해진 늦잠 잔 사람들 한 자리 모여 서로를 격려하며 다짐한다. 모다 승승장구하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