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0
금산사 미륵불
금산사 미륵불
2022.10.28집에 잘 붙여놓고 다치지 말라고 부처님의 가호로 일체의 악을 범하지 말고 모든 선을 받들어 행하며 스스로 마음을 깨끗이 하면, 이렇게 살고도 다치면 그게 이상한 것이겠다. 묻노니 그대 그리 살 수 있겄는가? 이 미륵불상에 대해서 『증산도 도전』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전한다. 밤에 금산사 미륵전에서 불공을 드리던 사람들이 실수하여 장륙미륵불상에 화재가 일어났는데 좌우 시립한 보살상과 미륵전은 화마를 피하였으나 가운데에 서 있는 미륵불만 불에 타서 왼쪽으로 넘어졌다. 장공 김복진(金復鎭)이 조각을 시작한 지 2년 9개월 만에 완성하여 무인년(1938년) 9월 3일에 육장 반(六丈半)의 미륵불을 모셨다는 것이다. 이 소조불상은 작가 스스로 ‘서울에서 만들었다’고 하였으므로 서울에서 만들어서 기차로 운송하여 ..
지리산 전북도당 트(6개도당회의 트)를 찾아..
지리산 전북도당 트(6개도당회의 트)를 찾아..
2022.10.22진달래 산천 10월 역사 기행 뱀사골-단심폭포-큰얼음쐐기골-표고막터-전북도당 트(6개도당회의 트)-단심 폭포-뱀사골 지리산을 오른다. 지난 8월 가다 만 길.. 날이 매우 좋다. 전형적인 가을 날씨, 하늘은 높고 푸르며 대기 청정하고 햇살 따스하다. 뱀사골을 거슬러 오른다. 가을은 아직 무르익지 않았다. 열심히 내려오는 중.. 단풍 없지 않다. 명색이 가을인데.. 낮에 나온 반달은 하얀 반달은 해님이 쓰다 버린 쪽박인가요? 해님이 신다 버린 신짝인가요? 해님이 빗다 버린 면빗인가요? 다 아닌 것 같다, 달은 그냥 달이다. 큰얼음쐐기골에서 내려온 물이 뱀사골과 합수되기 직전 폭포로 떨어진다. 단심폭포, 전북 빨치산들의 비원이 서린 곳이라 했다. 지난 8월 쏟아지는 비를 뚫고 올라와 단심폭포를 바라보다 뭔가..
석이버섯
석이버섯
2022.10.19가을이면 능이 딴다고 온 산을 뒤지고 다니는 친구가 손질이 까다롭다는데 해먹을 수 있겠는가 물으면서 석이를 건넨다. 걱정되면 손질해서 줄 일이지.. 많다. 한 주먹 집어내 그릇에 담고 손질법을 검색한다. 음식 다루는 데는 '만 개의 레시피'가 가장 도움이 된다. 나 같은 호래비한테는 오아시스 같은 존재. 따뜻한, 혹은 뜨거운 물에 10 여 분 불려 비벼 씻기를 세 차례 반복, 비로소 까실까실하던 석이가 부들부들해졌다. 물에 불린 석이는 양 손바닥으로 박박 비벼도 부스러지지 않고 잘 견딘다. 빨래하듯 박박 비볐다. 딱딱한 배꼽을 떼어내야 한다는데 그다지 제거할 것이 없다. 이제 조리법을 찾아보는데 역시 만 개의 레시피, 오늘은 볶음을 선택했다. 프라이팬에 들기름 두르고 살살 뒤적거리며 볶다 소금으로 간 맞..
나락 익기만 기다렸다.
나락 익기만 기다렸다.
2022.10.19갑오년 9월(음력) 마침내 농민군이 다시 일어섰다. 전봉준은 각지의 관아에 재기병을 알리는 통문(양력 10월 8일)을 보내 농민군 재기병을 위한 실질적인 준비에 착수했다. "일본군을 쳐 물리치고 그 거류민을 국외로 구축할 마음으로 다시 기병하자"는 취지의 격문을 받아 든 각처의 농민군은 군현의 무기고를 헐어 무장을 갖추고 삼례와 남원을 거점으로 한 전봉준, 김개남 휘하로 모여들었다. 한편 최시형 교주는 청산에 각 포 접주들을 불러 모아 전봉준과 협조하도록 당부(양력 10월 16일)하고, 궐기하라는 통문을 내렸다. 이로써 동학 농민군의 9월 재봉기는 호남을 넘어 전 조선이 궐기하는 것으로 확대되었다. 11월 9일(양력) 삼례를 출발한 호남 농민군과 손병희가 이끄는 북접 농민군이 논산에서 합류하기까지 한 달..
太會 _ 먼 길 돌아온
太會 _ 먼 길 돌아온
2022.10.17오월 미술관 초대전 , 매우 오랜만에 단행한 문화정서 생활. 작년 홍규 형 전시회에 다녀온 이래 처음이다. 석공 강태회 작가가 돌에 새기는 오백나한, 우선 마흔두 분을 선보이고 있다. 나는 강태회 작가와 약간의 인연이 있다. 술자리에서 나를 본 작가의 첫마디는 "잘 생겼다, 멋지게 생겼다"였다. 돌부처 같다는 건지.. 잘 생겼다 말하는 그의 잣대가 가늠이 되지 않았지만 좌우튼 기분은 좋았더랬다. 잘 생겼다는데.. 나와 똑 닮은 나한상이 있다는 말에 이튿날 아침 그의 작업실로 갔다. 그 냥반이 이 냥반이다. 이 냥반이 나를 닮았다고? 음.. 대처나.. 술잔 걸치기 좋은 도톰한 아랫입술과 짝눈이 닮았다. 보일 듯 말 듯 미소가 좋다. 옆에 모셔두고 그 미소 따라 배우면 곱게 늙는다 소리 듣겄다. 한 분 한 ..
길섶에 피인 꽃 어찌 이리도 고우냐
길섶에 피인 꽃 어찌 이리도 고우냐
2022.10.11무등산 자락 생태 탐방원에서 밤을 보내고 원효사로 향한다. 원효사 입구, 사람과 차가 한가득. 차를 돌려 한적할 만한 곳을 찾다 '광일 목장'을 골라잡았다. 그리 멀지 않다. 김밥 두 줄, 물 두 병.. 헌데 광일 목장은 사유지, 들어오지 말라는 경고판도 그렇고 차를 둘 곳이 마땅치 않다. 차를 돌려 마을(정곡리)과 목장 사이 임도 입구에 차를 두고 산으로 든다. 북산, 신선대 지나 원효사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 정상에 다다를 수 있다. 늦었다. 일단 갈 데까지 가보는 게다. 여기는 담양, 대나무가 임도를 넘어 산을 침범하고 있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으나 대나무가 산을 점령하게 되면 숲이 망가진다. 콧노래 되는대로 흥얼거리며 인적 없는 호젓한 산길을 걷는다. 길섶에 피인 꽃 어찌 이리도 고우냐 공중의 찬..
여기는 정선..
여기는 정선..
2022.10.10산에 오른 수달 산토끼 씨 말리고 뼝대에서 떨어진 멧돼지 물고기 밥이 된다는.. 그런 땅에다 보리농사 지어보겠다 하여 보리종자 싣고 정선으로.. 호남벌 보리농사도 깨갱맥인데 농사가 파농이라 깨갱맥인데 농사가 모험인 세상 까짓거 해보는 거다. 응원한다. 수리봉 전망대, 올 가을 단픙 들면 여기서 하룻밤 자는 걸로.. 꿈★은 이루어진다. 숲길을 거슬러 거슬러.. 수달은 보이지 않았다. 밤에 움직이는 게다. 수리봉, 소원을 빈다. 올 가을 단풍 들면 토끼 잡는 수달 보게 해 줍서. 수리봉은 생각보다 조망이 좋지 않다. 산불감시 초소에 올라도 산태극 수태극 하며 흐르는 강줄기 제대로 보이지 않더라. 나무에 뿌리내린 두터운 이끼, 마치 털옷을 입은 듯.. 기나긴 겨울을 어찌고 날까? 뜨뜻한 구들이 그리워지니.. ..
가지너물무침
가지너물무침
2022.10.09가지를 부쳐준다더니 진짜로 보냈다. 어찌 알아낸 주소인지 남의 집 처마 밑에서 사흘 밤을 자고서야 내 손에 들어왔다. 제법 묵근해서 이걸 언제 다 먹지 했는데 가지 말고도 책 두 권, 풋고추, 애호박까지.. 이건 종합 선물 꾸러미, 복 받을지어다. 가지를 이리 가차이에서 보는 것은 정말 오랜만이다. 두어 개 날로 삼켜버리고 옛 기억 더듬어 가지너물을 무쳐본다는디.. 적당한 크기로 잘라 찜솥에 넣고 10여 분 짐이 폭폭 들게 쪄 식어라 하고 둔다. 손으로 쪽쪽 찢어 물켜지지 않게 물기를 살째기 짠다. 찬지름 아까라 말고 담뿍 치고 조선간장, 마늘, 고춧가루, 청양고추, 깨소금 넣고 조물조물 무친다. 뒀다 먹을 놈 따로 담아두고.. 한 상 차려 맛나게 먹는다. 세상 간편하고 맛난 가지너물무침이다. 저녁은 애..
허리디스크 극복기
허리디스크 극복기
2022.10.04쓰다 만 글을 발견했다. 세월은 참으로 빨라 벌써 5년 묵었다. 그해 겨울 나는 갑자기 찾아온 허리디스크로 하여 무지하게 고생했다. 하지만 대략 3개월 만에 완벽하게 나았는데 그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려다 작파하고 말았던 것이다. 지난해(2016년) 12월 겨울 채비를 미처 해놓지 못해 며칠간 땔나무를 했다. 다소간의 도끼질, 사흘간의 톱질 끝에 가벼운 감기가 왔으나 사나흘 만에 나갔다. 감기쯤이야.. 그런데 진짜가 남아 있었다. 어느 순간 일어나 걸을라 치면 다리가 좀 당긴다 싶었다. 12월 21일이었다. 하지만 통증은 가벼웠고 그러다 말겠지 했다. 이튿날 아침 아무 생각 없이 일어나 걷다 격렬한 다리 통증에 주저앉고 말았다. 왼쪽 엉벅지를 무딘 송곳으로 찌르는 듯했고 종아리 바깥쪽으로는 녹슨 칼로 후벼..
바람 앞에 서다.
바람 앞에 서다.
2022.10.04청일전쟁 발발 후 조선 민중의 반일 항쟁은 마른풀에 불이 붓 듯 전국 각지로 확산되었다. 공주와 이인, 보은에서 무장한 농민군이 출현하고 공주 부근에 집결한 농민군 만여 명이 충청 감영군과 대치하였다. 천안에서는 농민들이 일본인을 처단하는 사건도 벌어졌다. 영남의 상황도 다르지 않았다. 북상하는 일본군 병참부에 대한 습격과 서울 부산을 연결하는 통신선을 절단하는 일이 거의 매일같이 전개되고 있었다. 상주, 안동, 김천, 예천 등지에서 농민군들의 움직임이 활발히 전개되었다. 이 밖에 영동 지역에서도 농민군들이 출현했고, 호서와 가까운 근기 지역(죽산, 안성 등)에서도 한성을 위협할 정도가 되었다. 멀리 해서 지역과 청일 간 전투가 벌어진 평양 인근에서도 항일 투쟁은 걷잡을 수 없이 번져 나갔다. 이처럼 일..
선운사 고라당
선운사 고라당
2022.10.02나는 상당히 무던하고 둔감한 사람이라 생각한다. 그러함에도 나흘간 지역을 돌며 논을 갈아엎은 후과는 상당했다. 고상하게 말하자면 정신적 피로라고나 할까? 오늘은 토요일, 선운사 고라당으로 간다. 생각하기는 이슬이 깨기 전에 돌아오려 했으나 꽤 긴 산행이 되고 말았으니, 최근 몸이 급격히 가벼워진 탓이다. 그런데 선운산은 어디에 있는 걸까? 선운사에 선운산은 없다. 선운사 일주문에는 '도솔산 선운사'라 쓰여 있으나 도솔산도 없다. 선운사 중들이나 그리 불렀던 모양이다. 최근 선운사 뒤 쪽 수리봉을 선운산이라 이름 짓고 그리 부르기도 하는 모양이지만 이 또한 일반적이지 않다. 선운산은 선운사를 에워싸고 있는 주릉에 망라된 봉우리와 그 골짜기들을 통칭한다 보면 되겠다. 하여 고창 사람들은 '선운사 꼬랑' 혹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