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놀고../먹는이야기
콧등치기
콧등치기
2013.03.02정선땅 무공해 사람들과, 술과, 의리를 아는 멋진 개들과 잘 놀고 먹고 쉬고.. 콧등치기 국수를 마지막 해장거리로 삼았다. 워낙 잘 알려진 정선의 대표음식이니 굳이 다른 설명은 필요 없겠고 맛 또한 먹어봐야 아는 것이니.. 다만 정선 막걸리에 아리아리~ 해진 탓에 면발이 콧등을 쳤는지 안쳤는지 도통 기억이 나질 않는다는거. 텁텁한 막걸리가 좋았던 것으로.. 겨울인지라 따뜻하게.. 일단 묵어봐야 맛을 안다는거. "아~! 좋다"를 연발하면서 먹었는데 사실 딱히 기억이 나질 않는다. 아리아리~ 정선 막걸리 탓이겠지. 빈그릇이 대신 말해준다. 맛있었노라고.. 수수부꾸미 정선말로 '노치'라 부르는 모양이다. 호남평야인 우리 동네에서는 찹쌀가루로 부꾸미를 만들었다. 어머니가 잘 만드셨는데.. 그러고 보니 정선에 와..
정선땅 주지육림
정선땅 주지육림
2013.02.26정선에서 2박3일, 술 참 많이 묵었다. 술뿐이겠는가? 못묵을 것도 많이 묵고.. 술자리에서 오간 대화들이란 또 어땠겠는가? 이 모든 것들을 다 옮길 수는 없겠고 그저 맨맛한 묵는 얘기나 하는게지. 멧돼지를 잡지는 못했으나 잡아논 멧돼지는 많이 묵었다. 멧돼지는 내장하고 쓸개 빼고는 묵을 것이 없다고들 하지만 그건 뭐 막 잡았을때 야그고.. 입에서 살살 녹는다 할만큼 연한 안심은 생으로 묵어도, 살짝 구워묵어도 그지 없이 맛이 좋았다. 청양고추 초절임이 입안을 쾌적하게 달군다. 때깔은 이래도.. 갈매기살, 염통, 콩팥 등이 맛있다. 속없이 침이 고인다. 요거는 뭐이까? 멧돼야지 갈비는 아니다. 송어회는 이렇게 회평으로 무쳐묵고.. 남은것은 튀겨묵고.. 뻭따구와 대가리는 탕으로 묵고.. 느타리버섯탕이 익어..
호수가든 바지락전골
호수가든 바지락전골
2013.02.03안동에서, 함안에서, 그리고 고창에서..연짱 사흘을 새로 네시까지 달렸다. 얼마나 욕할 것인가? 먼서 속을 달래주어야 했다. 그야말로 바닷가 마을 해리에 소재한 호수가든 바지락전골이 낙첨되었다. 고창 해리, 심원 해안을 따라 광활하게 펼쳐진 갯벌은 바지락, 백합 등 고급 어패류의 주산지이다. 속을 풀러 온 사람들 다시 술을 먹는다. 진짜 속 없다. 나는 먹지 않았다. 굳이 형언하여 무엇하겠는가? 그냥 상상하고 느껴보시라. 반찬으로 나온 바지락회무침.. 아니다, 노랑조갠갑다. 요것만 가지고도 소주 한병은 먹겠다. 꼬시래기나물맛있다. 적당히 먹고 면발을 넣어 밥을 대신하자 하였으나 정신없이 먹다보니 국물도 남기지 않았다. 하는 수 없어 백합죽을 주문하였다. 백합은 조개류 중 귀한 대접을 받는 녀석이다. 뻘 ..
우리집 밥도둑
우리집 밥도둑
2013.01.29지난 주말 집에 가서 먹은 우리집 밥상 밥도둑. 파하고 청양고추 썰어넣은 엄청 맛있는 새우젓. 여러번 가반하게 만든다. 겁나게 매워서 우리집에서는 나만 먹을 수 있다.다들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다 한점씩 집어먹고는 혀를 내두른다. 매워서.. 점심 시간이 다가오니 눈에 삼삼하다. 너도 묵고 잡다고?
전주에서 술 마시는 법, 전주 막걸리와 가맥
전주에서 술 마시는 법, 전주 막걸리와 가맥
2012.12.19막걸리집을 간다. 가되 빈 속으로 가야 한다. 여기는 꽤 유명한 막걸리집 '일번지', 서신동에 있다. 바로 옆 서신 겔러리에서 전시회중인 국내 유일의 진정한 농민화가 박홍규 화백님과 동행하였다. 첫주전자를 시키니 대충 이러한 상이 차려진다. 횟집 싼데서 나오는 것 정도로 생각하면 다소 오산, 안주거리들이 다 맛나다. 청국장 맛 좋고.. 두번째 주전자.. 세번째 주전자.. 게장밥이 나온다. 이걸로 밥은 대신한다. 예술가의 손이 바빠지고.. 에술가가 빚은 밥을 받아든 사람들은 몹시 흐뭇해진다. 내오간의 금슬도 좋아지고.. 네주전자를 먹고.. 일어난다. 더 묵으면 묵는대로 이러저러한 안주들이 나오겠으나 더 묵어봐야 배는 터질 듯이 부르고 잘 기억도 안나고 하니 이쯤에서 일어나는 것이 상책이다. 서운한 사람들 ..
국 따로 밥 따로 대구 국일 따로국밥
국 따로 밥 따로 대구 국일 따로국밥
2012.11.23국 따로 밥 따로 나오는 것과 애당초 말아져서 나오는 것과 어떤 차이가 얼마나 있는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국 따로 밥 따로 따로국밥의 원조집이라 한다. 대구에서 찾은 국일 따로국밥 집. 대구 사람들은 무슨 해장국을 먹을까? 많은 술을 먹지는 않았으나 낯선 곳에서 밤을 지새우고 나니 버릇처럼 그 동네 해장국이 궁금해진다. 큰 대자 들어가는 동네니 해장국도 여러 가지겠지만 65년 전통의 원조집이라 하니 구미가 당겼다. 이렇게 나왔다. 큼직하게 썰은 대파, 다진 마늘이 보인다. 반찬은 김치 깍두기에 솔. 육개장 닮았다. 숟가락으로 살짝 뒤집으니 큼지막한 선지가 모습을 드러낸다. 마치 고래가 몸을 드러내듯.. 선지는 살이 탱탱하다. 선지를 살짝 다져 밥을 말고 솔을 투입하였다.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따로국밥과..
경상도땅 상주에서 콩나물국밥이 땡기면..
경상도땅 상주에서 콩나물국밥이 땡기면..
2012.11.17여기를 가보시라. 상주 토박이 술꾼과 밤 늦도록 술잔을 기울이고 찾은 상주시내 해장국집. '청주 해장국' 콩나물국밥집이다. 전라도땅 전주 콩나물국밥에 비할 바 되겠는가 하는 걱정일랑 잠시 거두어주시라. 콩나물국밥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면 되지 않겠는가? 시원하고 깔끔한 뒷맛이 좋다. 상주 곶감같으니라고.
경주 팔우정 해장국
경주 팔우정 해장국
2012.10.30경주에 왔다. 고2 수학여행 때 와보고 처음이니 꽤 오랜만이다. 근 30년 만이네. 아침이 되니 궁금해진다. 경주 사람들은 어떤 해장국으로 속을 풀까? 음.. 무난한 콩나물국이군. 어라.. 묵밥인가? 젓가락으로 뒤집으니 메밀묵이 나타난다. 이름은 그냥 해장국, 굳이 따지자면 경주 해장국이 되겠다. 약간의 해산물이 첨가되어 국물맛을 내는 듯 하고.. 전체적인 맛은.. 전라도에서 이 음식이 태어났으면 어땠을까 생각해본다. 반질반질한 걸상이 정겹다.
대전충남 콩나물탕
대전충남 콩나물탕
2012.10.23말로만 들어온 대전충남 콩나물탕, 전주 콩나물국밥에 뒤지지 않는 풍미를 지녔다 했다. 드디어 맛볼 기회를 잡았으니.. '기초농산물국가수매제 쟁취를 위한 충남 농민단체 긴급 기자회견'이 충남도청에서 열렸다. 벼 수확기임에도 일손을 접은 농민들이 충남도내 곳곳에서 모였다. 기자회견을 마친 회원들과 함께 '콩나물탕'집으로.. 도청 옆 후미진 골목길에 위치한 나룻터식당, 손님들이 많다. 콩나물이 수북히 쌓인 냄비가 나오고 이내 끓기 시작한다. 맑은 국물에 담긴 콩나물이 참해 보인다. 매콤한 고추와 탱글탱글한 북어살, 신선한 바지락이 어우러져 깔끔하게 시원하면서 깊은 매운맛을 낸다. 매우 좋다. 통마늘에 가까운 마늘도 단단히 한 몫 거든다. 어지간한 술꾼들 해장하러 왔다가 술 꽤나 묵고 가게 생겼다. 맘 급한 술..
옻순, 지금 먹어야 한다.
옻순, 지금 먹어야 한다.
2012.04.30작년 그러께 처음으로 옻순을 먹어본 후 이맘때만 되면 솔솔 생각이 나다 못해 안달이 난다. 지난주 금요일 집에 내려가려고 준비하던 차에 반간 전화가 왔다. 전화기에 뜨는 이름을 보자 떠오르는 옻순의 추억. 억세게도 옻을 잘 다루는 덕환이 형님이다. "야 옻순 묵을 때 돼얐다. 언지 올래?"답변이 실시간으로 나간다. "내일 가께라" 그러고는 차말로 갔다. 늘 함께 하는 경락이성하고.. 옻순이 한소쿠리.. 많이도 해 놓으셨다. 이것을 언제 다 묵는다냐. 데쳐서도 묵고, 생으로도 묵고..각자 입맛대로 먹는다. 중요한건 둘 다 맛있다는 사실. 막걸리도 묵고, 소주도 묵고, 섞어서도 묵고..밥도 싸묵고. 어떻게 묵어도 좋다.옻순을 묵고 난 친구놈 표현이 걸작이다. "부드럽고 무난한 맛. 부담없이 들어가면서도 마구..
봄날은 간다.
봄날은 간다.
2012.04.23한 이틀 비가 내리고 느낄 사이도 없이 봄이 지나간다. 뒷산 두릅순은 따줄 사람도 없이 쇄야불고 말겄다. 아는 사람은 나 뿐인데..엊그제 먹은 행복 막걸리 생각난다. 돌너물, 돌미나리, 민들레 무침에 향긋한 쑥국그리고 막걸리 봄똥김치 아삭새콤한 묵은지 이번 일 마치고 집에 가면 옻순은 아직 묵을만 하까?
봄엔 두릅.
봄엔 두릅.
2012.04.19막걸리 한잔이 간절하다. 봄맛 나는 안주가 무엇이 있을까? 산에 나는 두릅은 아직 이르겠지만 장에는 있을 터, 두릅을 찾아 나섰다. 째깐한 수퍼에는 없다. 자징게 타고 용문시장까지 가서야 두릅을 만날 수 있었다.잘 다듬고 씻어 살짝 데쳐 놓으니 그럴듯하다. 아삭한 맛이 살게 살짝 데치는 것이 중요하다. 지분다는거.. 막걸리가 없어 사무실에 굴러다니는 복분자술로 대신하였다. 좀 쥐찮더라도 막걸리가 제격이다는 후회가 밀려온다. 다 묵고 나니 새 하늘이 열린다. 밥은 참 고마운신 하늘, 땅입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