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놀고..
조선의용군 행진곡(중국의 광활한 대지 위에)
조선의용군 행진곡(중국의 광활한 대지 위에)
2023.08.21조선의용군 행진곡 (노래:김강곤) 중국의 광활한 대지 우에 조선의 젊은이 행진하네 발맞춰 나가자 다 앞으로 지리한 어두운 밤 지나가고 빛나는 새 아침이 닥쳐오네 우렁찬 혁명의 함성 속에 의용군 깃발이 휘날린다 나가자 피 끓는 동무야 뚫어라 원수의 철조망 양자와 황하를 뛰어넘고 피 묻은 만주벌 결전에 원수를 동해로 내어몰자 전진 전진 광명한 저 앞길로 「중국의 광활한 대지 위에」는 조선의용군이 양자강 황하를 넘어 만주에서 결전을 치른 뒤 일제 원수를 동해로 내몰기 위해 진군하는 장면을 묘사한 노래이다. 조선의용대원 이정호가 1940년 2월에 조선의용대 조사주임으로 활동하면서 뤄양(洛陽)으로 북상할 때 작사 작곡한 작품이다. 1930년대 말부터 해방 이후까지 조선의용대와 조선의용군뿐만 아니라 만주에서도 이 ..
초간단 고품격 멸치 안주
초간단 고품격 멸치 안주
2023.07.21무더운 여름 땀 흘려 일하다 잠시 땀을 식히며 먹는 깡맥주 맛을 어디에 비길 것인가? 숨을 헐떡이며 에어컨을 잠시 가동한다. 땀에 젖은 몸에 이내 냉기가 스며들지만 뱃속까지 식히기에는 역부족, 바로 이때 속을 식힐 깡맥주가 필요한 것이다. 맥주도 오래될수록 맛이 깊어지는가? 유통기한 지났다 히피 볼 일 아니다. 간단한 안주가 필요하다. 오래 걸려서도, 복잡해서도 안 된다. 생멸치 그냥 씹자니 좀 거시기하고, 하여.. 동남아 냄새나는 바질, 파슬리 살살 뿌려가며 멸치를 볶다가 치즈를 뿌렸다. 그런데 아니 글쎄 치즈가 삽시간에 녹아 사라지면서 멸치와 어우러지더란 말이지(내 치즈는 다뤄본 적이 없다). 따로 놀던 바질, 파슬리도 한 덩어리가 되어 고소한 냄새에 때깔까지.. 하~ 이것 봐라?! 겁나 맛있다. 짭..
지나간 봄을 그리워하네
지나간 봄을 그리워하네
2023.07.04아직은 쌀쌀한 어떤 봄날 깽깽이풀 보자고 나선 길 나무는 잘리워나가고 숲은 파헤쳐져 깽깽이는 흔적조차 사라졌네 아쉬운 마음 여기저기 사진기 들이대지만 흥 이내 사라져버리고 터덜터덜 돌아나왔네 북풍한설 견뎌낸 뿔나비 볕 쬐던 찬바람 일렁이는 어느 봄날이었네. 여기는 귤암리 우리는 뭔가 먹으러 왔다, 그 먼 길을.. 살자면 기력이 있어야 됭게. 숲에 든다 맛나게 생긴 들꿩, 짝을 부른다. 녀석은 수컷, 언젠가 먹고 말테다. 뿔나비나방, 나방 주제에 나비 흉내 내 너를 처음 만나 자못 흥분했었네 처음 보는 나비였으니.. 굴뚝새 한 마리, 바위 틈새를 들락날락 녀석은 번식기 짝은 구했나? 드넓은 고랭지 채소밭 펼쳐진 외딴 집 오색딱따구리 나무 두드려 짝을 부르고 나무 아래 강아지 변화무쌍 노닥거린다. 막걸리..
산토끼 토끼야
산토끼 토끼야
2023.06.21이른 아침 산길에서 토끼를 만났다. 숲이 너무 짙어져 오히려 사라지고 있다는 산토끼, 제대로 된 이름은 '멧토끼'다. 한반도에는 단 한 종의 멧토끼(Lepus coreanus)가 살고 있으며 우리나라 고유종이다. 산토끼는 산속에서도 시속 80km로 달릴 수 있다 한다. 어쩌다 마주친다 해도 순식간에 달아나버리기 일쑤인데 이번엔 몹시 어리숙한 녀석을 만났다. 잠이 덜 깼을까? 이 녀석은 바로 토끼지 않고 보다 못한 내가 가까이 다가가서야 마지못한 듯 풀숲으로 사라졌다. 산토끼 토끼야어디를 가느냐깡총깡총 뛰면서어디를 가느냐이 녀석 별주부를 만났다면 간이고 뭐고 다 털렸겄다. 자세히 보니 귀에 진드기가 덕지덕지 달라붙어 피를 빨고 있다. 피를 너무 빨려 어리숙해 보였던 걸까?
토달과 당뇨
토달과 당뇨
2023.06.04지난해 8월 갈빗대 부러져 난생처음 병원에 입원했을 때 난데없이 내과의 부름을 받았다. 혈당이 높아 당화혈색소 수치를 살펴보니 7.8, 이 정도면 꽤 진행된 당뇨병이라는 것이었다. 나는 그 순간부터 당뇨인이 되었다. 하루 두 차례 당뇨약이 지급되고 안 먹던 아침밥도 먹어야 된다 강요받았다. 그것도 당뇨식으로.. 한 이틀 약을 받아먹으면서 곰곰이 생각했다. 그래 이렇게 약 받아먹고 아침밥 먹으면 해결될 문제란 말인가? 아니다 싶었고, 하여 약 없이 이 문제를 해결해 보겠노라 결심했다. 일단은 아픈 갈빗대 부여잡고 걷기 시작했다. 어차피 병원살이 할 일도 없어 밥 먹고 자는 시간 외에는 늘 걸어 다녔다. 의사에게도 이 사실을 알렸는데 그래도 약은 먹어야 된다고, 대신 하루 한 번이라도 먹으라 했다. 나는 그..
잡솨보셨소? 새끼회라고..
잡솨보셨소? 새끼회라고..
2023.01.23여기서 새끼는 아기돼지를 말한다. 좀 더 명확히 하자면 아직 세상 밖으로 나오지 않은 어미돼지 태중에 든 새끼가 되겠다. 본래는 그랬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한다. 요즘은 생후 한 달이 안 된 갓 태어난 녀석들이 희생된다고도 하고..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돼지의 운명인 게지, 슬퍼 말어라 아기돼지야. 일찍 죽어 빨리 환생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겠다. 매우 느린 만연체 소설 '화산도'를 읽으면서, 참으로 술 좋아하고 한 잔을 먹어도 맛나게 먹는 주인공 이방근과 함께 많이 마셨더랬다. 그이가 마시면 나도 마시고 그이가 취하면 나도 몽롱해지는 하나 됨의 경지를 맛보았던 것이다. 그 중에서도 유독 머릿속 깊이 각인된 술자리가 있었으니 '새끼회' 로 속 푸는 장면이 그렇다. 어떤 맛일까? 궁금..
선운사, 붉은 동백의 유혹
선운사, 붉은 동백의 유혹
2022.12.14밤새 눈이 나렸다. 소리도 없이 나렸다. 나는 눈을 개보다 더 좋아한다. 나무 보일러 장작 넣고 눈 얼른 치우고 선운사로 달려가니, 여전히 눈이 나리고 있다. 단풍나무 터널을 지나 일주문 지나고 부도전 지나 극락교 건너 절 마당 돌아 나와 담장을 끼고돌아 숫눈길을 헤쳐간다. 선운사 동백은 4월에 꽃을 피우는데 하여 춘백이라고들 하는데.. 눈 속에 피었다. 딱 한 그루.. 눈에 눈이 팔린 데다 붉은 동백의 치명적 유혹까지 동백나무 아래서 시간을 뭉개다 보니 아뿔싸 기차 시간 늦겠다. 어딘가 다른 세상으로 통할 듯한 문을 지나 500 미터는 족히 뛰었다. 단식 뒤끝 몸이 새털처럼 가볍다. 나풀나풀~
수달
수달
2022.11.22산에서 내려온 아침, 수달을 만나다. 녀석은 반짝이는 햇빛을 받으며 닥치는대로 물괴기를 잡아먹고 있었다. 아따 자식 식성 좋데~ 그려 물 속에서는 니가 왕이다. 거칠 것 없는 야생의 삶이 부럽다. 환경을 잘 보전해줘야 하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오래오래 번성하라고..
석이버섯
석이버섯
2022.10.19가을이면 능이 딴다고 온 산을 뒤지고 다니는 친구가 손질이 까다롭다는데 해먹을 수 있겠는가 물으면서 석이를 건넨다. 걱정되면 손질해서 줄 일이지.. 많다. 한 주먹 집어내 그릇에 담고 손질법을 검색한다. 음식 다루는 데는 '만 개의 레시피'가 가장 도움이 된다. 나 같은 호래비한테는 오아시스 같은 존재. 따뜻한, 혹은 뜨거운 물에 10 여 분 불려 비벼 씻기를 세 차례 반복, 비로소 까실까실하던 석이가 부들부들해졌다. 물에 불린 석이는 양 손바닥으로 박박 비벼도 부스러지지 않고 잘 견딘다. 빨래하듯 박박 비볐다. 딱딱한 배꼽을 떼어내야 한다는데 그다지 제거할 것이 없다. 이제 조리법을 찾아보는데 역시 만 개의 레시피, 오늘은 볶음을 선택했다. 프라이팬에 들기름 두르고 살살 뒤적거리며 볶다 소금으로 간 맞..
여기는 정선..
여기는 정선..
2022.10.10산에 오른 수달 산토끼 씨 말리고 뼝대에서 떨어진 멧돼지 물고기 밥이 된다는.. 그런 땅에다 보리농사 지어보겠다 하여 보리종자 싣고 정선으로.. 호남벌 보리농사도 깨갱맥인데 농사가 파농이라 깨갱맥인데 농사가 모험인 세상 까짓거 해보는 거다. 응원한다. 수리봉 전망대, 올 가을 단픙 들면 여기서 하룻밤 자는 걸로.. 꿈★은 이루어진다. 숲길을 거슬러 거슬러.. 수달은 보이지 않았다. 밤에 움직이는 게다. 수리봉, 소원을 빈다. 올 가을 단풍 들면 토끼 잡는 수달 보게 해 줍서. 수리봉은 생각보다 조망이 좋지 않다. 산불감시 초소에 올라도 산태극 수태극 하며 흐르는 강줄기 제대로 보이지 않더라. 나무에 뿌리내린 두터운 이끼, 마치 털옷을 입은 듯.. 기나긴 겨울을 어찌고 날까? 뜨뜻한 구들이 그리워지니.. ..
가지너물무침
가지너물무침
2022.10.09가지를 부쳐준다더니 진짜로 보냈다. 어찌 알아낸 주소인지 남의 집 처마 밑에서 사흘 밤을 자고서야 내 손에 들어왔다. 제법 묵근해서 이걸 언제 다 먹지 했는데 가지 말고도 책 두 권, 풋고추, 애호박까지.. 이건 종합 선물 꾸러미, 복 받을지어다. 가지를 이리 가차이에서 보는 것은 정말 오랜만이다. 두어 개 날로 삼켜버리고 옛 기억 더듬어 가지너물을 무쳐본다는디.. 적당한 크기로 잘라 찜솥에 넣고 10여 분 짐이 폭폭 들게 쪄 식어라 하고 둔다. 손으로 쪽쪽 찢어 물켜지지 않게 물기를 살째기 짠다. 찬지름 아까라 말고 담뿍 치고 조선간장, 마늘, 고춧가루, 청양고추, 깨소금 넣고 조물조물 무친다. 뒀다 먹을 놈 따로 담아두고.. 한 상 차려 맛나게 먹는다. 세상 간편하고 맛난 가지너물무침이다. 저녁은 애..
허리디스크 극복기
허리디스크 극복기
2022.10.04쓰다 만 글을 발견했다. 세월은 참으로 빨라 벌써 5년 묵었다. 그해 겨울 나는 갑자기 찾아온 허리디스크로 하여 무지하게 고생했다. 하지만 대략 3개월 만에 완벽하게 나았는데 그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려다 작파하고 말았던 것이다. 지난해(2016년) 12월 겨울 채비를 미처 해놓지 못해 며칠간 땔나무를 했다. 다소간의 도끼질, 사흘간의 톱질 끝에 가벼운 감기가 왔으나 사나흘 만에 나갔다. 감기쯤이야.. 그런데 진짜가 남아 있었다. 어느 순간 일어나 걸을라 치면 다리가 좀 당긴다 싶었다. 12월 21일이었다. 하지만 통증은 가벼웠고 그러다 말겠지 했다. 이튿날 아침 아무 생각 없이 일어나 걷다 격렬한 다리 통증에 주저앉고 말았다. 왼쪽 엉벅지를 무딘 송곳으로 찌르는 듯했고 종아리 바깥쪽으로는 녹슨 칼로 후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