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꾼 세상
모양성의 휘파람새
모양성의 휘파람새
2009.07.18모양성은 새사진 찍기에 좋다. 성곽에 서면 성 밖이나 안에 있는 키큰 나무들이 나와 같은 눈높이가 되고 잘 가꾸어진 숲은 시야가 잘 터진다. 우는 소리는 우렁차지만 늘 숲 속에 숨어서 움직이는 탓에 몸을 드러낸 모습을 보기 어려운 휘파람새가 "모양성은 내것이다" 하고 지저귀고 있다. 무덥고 습한 날씨지만 기분이 상쾌해진다. 한참을 더듬어서야 대추나무 꼭대기에 앉은 휘파람새를 찾아내었다. 이렇게 보기는 처음이다. 늘 그렇듯이 한번 보고 나니 잘 보인다. 가장 많이 앉아 있는 맡아놓은 자리인 모양이다. 여기에 앉아있을 때 청아한 소리로 가장 아름답게 운다. 짝을 부르는 소리라 한다. 이렇게 울 때는 꼬리를 펴며 몸을 부르르 떤다. 이녀석 아직 짝이 안보인다. 좋은 배필 만나길.. 옆의 배롱나무로 자리를 옮겼..
고창읍성의 새 - 청딱따구리 삼남매(?)
고창읍성의 새 - 청딱따구리 삼남매(?)
2009.07.16고창 사람들은 고창읍성보다는 '모양성'이라 즐겨 부른다. 고창의 옛 이름 '모양부리현'에서 유래한다. 성곽과 성루가 잘 보존되어 있어 성곽밟고 돌기가 좋다. 한바퀴 도는데 30분가량 걸린다. 세바퀴를 연달아 돌면 극락왕생한다고 한다. 성내에는 아름드리 소나무 숲과 참나무숲, 왕대밭 등이 있어 한여름에도 시원한 그늘 아래 산보하기 좋아 읍내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곳곳에 재건된 관아, 객사 등 건물에 앉아 쉬기에도 좋다. 이렇듯 숲이 좋아 여기에 깃들어 사는 새들도 많을 듯 하여 점심시간을 이용해 가보았다. 귀로 구분 가능한 꾀꼬리, 파랑새, 휘파람새, 딱따구리 등의 새소리가 들린다. 성곽을 밟고 100여미터를 오르니 딱따구리들이 요란스레 날아다니다가 작달막한 소나무에 달라붙었다. 한배 새끼들일까? 한마리..
거짓말하면 안되쥐? 안되겠구만..
거짓말하면 안되쥐? 안되겠구만..
2009.07.15공안꼴통 검사 천성관이 사의를 표명하고 이명박이 이를 받았다. 이명박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거짓말하면 안되지, 안되겠구만.." "노블리스 오블리주(지도층의 도덕적의무)에 반하는 것은 곤란한 것 아니냐. 고위 공직자를 지향하는 사람일수록 자신의 처신이 (사회에) 모범이 돼야 한다" 거 참.. 할만한 사람이 할 소리 한다. 이명박이 하는 인사마다 왜 다 그 모양인가? 그래도 명색이 '혁신인사', 국면 전환용인데 말이다. 똥덩어리에 쉬파리 꼬이듯 하나같이 부패, 타락한 잡놈들 뿐이다. 천성관 인사의 본질은 중도실용을 내세운 것과 달리 더욱 강력한 공안통치, 억압체제의 강화를 추구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작자가 부패타락한 지배층의 속살을 여지없이 내보이고 말았으니 이명박이도 내심 곤혹스럽기는 할 것이다...
해오라기와 쇠백로의 물고기 사냥
해오라기와 쇠백로의 물고기 사냥
2009.07.15농민회 사무실 가는 길목, 장맛비가 내린 고창천에 물이 넘쳐흐른다. 해오라기와 쇠백로가 물고기 사냥을 하고 있다. 사냥하는 모습이 사뭇 다르다. 쇠백로가 물 속의 물고기 동향을 파악하고 부리를 던져 잡아올리는 반면 해오라기는 물 밖으로 튀어오르는 물고기를 받아먹으려 애쓰고 있다. 이 사냥법이 성공하려면 얼마나 순발력이 좋아야 할까? 쉽지 않아보인다. 쇠백로가 사냥에 성공하였다 한결 쉬워보인다. 그러나 쇠백로의 사냥솜씨도 썩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쇠백로가 해오라기 근처로 이동하였다. 약이 올랐을까 해오라기가 태클을 건다. 교련복 무늬의 대물, 까마치가 나타났다. 그저 바라만 볼 뿐 어찌해볼 도리가 없다. 내겐 너무 큰 당신이다. 전화가 울린다. 어째 안오냐고.. 아뿔싸 약속시간 늦어간다. 물새들 사냥놀음에..
얼마나 사람이 그리웠으면..
얼마나 사람이 그리웠으면..
2009.07.14얼마나 사람이 그리웠으면.. 이런 시를 썼을까? 사람이 그리웠거나, 아니면 사람과 함께 묻어올 술이 고팠거나.. 유배 (流配 ) 나는 발산리에 유배(流配)되었다. 논밭을 일구며 행여 누가 올까 두리번 거리지만 온종일 나를 찾는 이는 아무도 없고 높은 산 힘겹게 오른 해는 쉬이 넘어간다. 그래도 갑작스레 나를 찾아 줄 그 누구를 위하여 찻물을 달이고 가끔은 막걸리도 받아 놓지만 막걸리가 식초가 되고 찻물이 다 닳도록 아무도 찾아 주는 이 없고 오늘은 사람이 그리워 사람이 그리워 괭 이 도 놓아 버렸다. 글쓴이 : 은둔을 꿈꾸는 자
농사꾼의 시간은 어떻게 흘러가는가?
농사꾼의 시간은 어떻게 흘러가는가?
2009.07.14대체 시간은 얼마나 빨리 흘러가는 것인가? 농사꾼의 시간은 나락이 크는 속도만큼이나 빨리 흘러간다. 모판에 종자를 치고 모를 키워낼 때, 어린 모를 논에 낼 때까지만 해도 시간은 더디 간다. 그러다가 언제 클까 싶던 모가 땅맛을 알고 나락이라 불리울 즈음이 되어 생장에 속도가 붙게 되면 시간은 쏜살이 된다. 장마철을 지나 칠팔월 무더위 속에서 나락은 청년이 되고 어느새 목아지가 나왔다 싶으면 금방 노란 물이 들어 가을걷이에 구슬땀을 흘리게 된다. 나락의 생장에 맞춰 농민들은 논에 나가 이런저런 일을 하게 되는데 그 일이 물흐르듯 이어져 시간이 어찌 가는지, 세월이 어찌 가는지 알지 못하게 되고 가을걷이가 끝나 손을 털고 나면 어느새 찬바람 부는 늦가을 아니면 눈발 날리는 초겨울이다. 이렇게 1년이 후딱 ..
이 한몸 총알이 되어..
이 한몸 총알이 되어..
2009.07.13날마다 장맛비가 내린다. 놀기 좋다. 검게 그을렀던 얼굴과 팔뚝이 뽀얀 본래의 색으로 돌아가고 있다.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듯한 우중충한 날씨에 저수지 뚝 밑 수로에 갔더니 물총새들이 즐비하게 앉아 물에다 총질을 해대고 있다. 대개 이런 자세로 앉아 물 속의 물고기 동향을 예의 주시하다가 불시에 총질을 한다. '어' 하면 상황 끝이다. 혹은 이렇게 앉거나.. 이 한몸 총알이 되어 물에 꽂힌다. 물총새는 몸이 곧 총알이다. 그런데 그 총알이 부메랑이다. 수차례의 실패 끝에 드디어 총질 장면을 사진에 담았다. 촛점은 제대로 맞지 않았지만 그런대로 봐줄만 하다. 물총새 총질 장면을 사진기에 담기는 처음이다. 그동안 눈으로만 가끔 봐왔을 뿐이다. 한번 더.. 이번에는 한박자 느리게 찍혔다. 누가 더 진지하게 ..
MB 폐기물처리장
MB 폐기물처리장
2009.07.11이제 곧.. 역전될 것이다.
농민이 쌀값 보장해달라는데 잡아가는 이명박 정권
농민이 쌀값 보장해달라는데 잡아가는 이명박 정권
2009.07.07농민이 쌀값 보장해달라는건 가장 기본적인 요구이자 권리이다. 그런데 그런 기자회견조차 방해하고 강제연행하는건 대체 무슨 경우인가? 정말 이명박이 치하에서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연행자를 석방하라! 폭력경찰 자폭하라! -정당한 기자회견 폭력으로 짓밟는 불법폭력단체 경찰은 자폭하라! 오늘(7/7) 쌀 대란 해결 촉구 농민, 노동자 공동 기자회견을 서울 청운동 사무소 앞에서 준비하던 중 이명박의 하수인, 폭력경찰놈들에 의해 전농 전성도 사무총장, 송원규 정책부장이 불법 강제 연행되었습니다. 청와대에 전달할 항의서한을 들고 있고, 상징의식을 위한 쌀가마니를 꺼내려 한 것이 공무집행방해라며 연행하였습니다. 현재 종로경찰서로 이송 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자세한 상황은 계속해서 올리겠습니다. 일단, 종..
'까마치'를 아시나요?
'까마치'를 아시나요?
2009.07.07가물치를 우리 동네에서는 까마치라고 합니다. 산모에게 고와 먹이면 좋다고 하지요. 디스토마가 우려스럽지만 회로 먹으면 기가 막힙니다. 막걸리에 주물러서 무쳐먹는 '회평'도 좋구요. 큼직한 놈 한 마리 썰어 놓으면 서너 명이 소주 댓 병쯤 금방 깝니다. 자연산 까마치는 가격이 좀 나갑니다. 방죽 가상에 까마치 두 마리 어슬렁거립니다. 내외간일까요? 봄 가뭄으로 바닥이 거북이 등 껍닥처럼 갈라졌습니다. 까마치는 방죽이 완전히 말라도 진흙 속에 박혀서 산다고 하지요. 물 밖에서도 호흡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딸래미 산후조리시키러 서울 가는 친정엄마, 비료푸대에 물 없이 담아가도 까마치는 삽니다. 요즘은 까마치로 산후조리하는 사람 없을 겁니다. 뭔가 새까만 무리가 따라다니네요. 까마치 치어들입니다. 가만히 보..
나도 날 수 있다고..
나도 날 수 있다고..
2009.07.05논병아리가 나는 것을 한번도 본 적이 없다. 나는것보다는 잠수가 전문이다. 주로 밤에 장소를 옮긴다 하니 밤에만 날아다니는 모양이다. 연잎 사이을 유유히 헤엄치며 짧은 잠수 실력으로 어미를 따라다니던 새끼 논병아리. 느닷없이 연잎 위로 뛰어오르더니 앙상한 날개를 퍼덕이며 힘차게 날개짓을 한다. "자 보라구! 이것이 나으 날개다" "자! 폈다. 이제 날거다" "이얍!" "봤지! 왼발 떴다"
연방죽에 쇠물닭이 산다.
연방죽에 쇠물닭이 산다.
2009.07.03연방죽에 꽃이 피고 있다. 길을 가다 연꽃이 핀 방죽이 있거든 잘 들여다보시라. 십중팔구 쇠물닭이 있다. 운이 좋으면 새끼들도 볼 수 있다. 쇠물닭이 연잎 위를 걸어다니고 있다. 물갈퀴가 없는 커다란 발이 연잎을 밟고 걸어다니기 좋게 생겼다. 그래서인지 헤엄치는 속도는 되게 느리다. 방죽 가에 나와 있던 녀석 나를 보고는 열심히 방죽 안으로 도망치는데 마음만 급하지 속도가 나지 않는다. 쇠물닭은 잠수도 하지 못하는 모양이다. 한번도 보지 못했다. 늘 재빠르고 잠수 잘하는 논병아리와는 대조적이다. 야들은 아직 번식 전인 모양이다. 서로 떨어져 있다가도 이따금 만나 사랑을 확인하는 모습이다. 근처에 있는 다른 방죽, 여기는 연꽃이 피어 있고 쇠물닭도 이미 새끼를 거느리고 있다. 사람이 나타나자 어미는 어디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