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꾼 세상
사방천지 변산바람꽃
사방천지 변산바람꽃
2009.03.11이런 꽃밭을 지척에 두고.. 골짜기 전체가 꽃밭이다. 노쇠하여 지쳐보이기도 하고, 아직은 정정한 모습이 의젓하기도 하고..
노루귀는 못보고.. 들꿩을 보다.
노루귀는 못보고.. 들꿩을 보다.
2009.03.10인터넷을 뒤져 청노루귀 자생지를 찾아 나섰다.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없지만 그냥 가봤다. 늦은 시각인 데다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아 건성으로 둘러보고 걸음을 돌리려는 순간 뭔가가 움직이며 낙엽 밟는 소리가 난다. 다람쥐인가 싶어 들여다보니 꿩을 닮은 녀석이 할레 할레 돌아다니고 있다. 여직 보지 못한 녀석이지만 '들꿩'이 아닌가 싶었는데 역시 맞다. 사람을 그다지 경계하지 않는다. 집에서 놓아 멕이던 닭마냥 한가하게 움직인다. 아! 이쁘다.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계속 접근하자 나무에 훌쩍 날아오른다. 우연한 만남이었지만 기억에 오래 남을 듯하다. 매우.. 가방 짊어지고 몇 걸음 옮기는데 바로 옆 잡목 숲에서 다른 녀석이 푸드득 날아간다. 필시 암컷일 것이다. 그 녀석은 가만히 숨어서 수컷을 따라다니는 ..
너도바람꽃
너도바람꽃
2009.03.09보고싶은 꽃이나 때 놓치지 말고 보자는 한량의식이 발동하여 너도바람꽃을 보겠다고 꽤 먼길을 다녀왔다. 아뿔싸 이미 끝물이다. 게다가 해는 이미 서산 너머로 달아나버리고.. 새로 올라온 싱싱한 녀석들 찾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생전 보지 못하던 녀석을 보고야 말았다는 성취감으로 가슴이 뿌듯하다.
금산사 나한전에서 오백나한을 뵙다.
금산사 나한전에서 오백나한을 뵙다.
2009.03.06절집에 머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열리고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은 나 뿐만이 아닐 것이다. 금산사에 볼 일이 있다는 홍규형에 이끌려 예정에 없던 걸음으로 금산사를 찾았다. 남는 시간 종무소의 허락을 얻어 나한전의 오백나한상을 사진에 담았다. 나한전 편액의 글씨가 먼저 눈길을 잡아 끈다. 서예에 대해 안목은 없지만 보는 순간 편안하고 소탈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나한전에 들어서니 각기 다른 표정과 얼굴을 지닌 오백나한이 시선을 압도한다. 다들 열반의 경지에 이른 분들이라 하는데 험상궂어보이거나 웃기거나 기쁘거나 화난듯하거나 놀라거나 하는 표정들이 모두가 제각각이다. 무슨 법회에 나온 고승들을 보는 듯도 하고, 농민대회에 나선 농민들을 보는 듯도 하다. 겉모습은 이국적인데 그 표정들과 풍기는 분위기는 이웃집 할아..
전두환이 정화한 황토현에 친일작가가 세운 녹두장군이 서 있다.
전두환이 정화한 황토현에 친일작가가 세운 녹두장군이 서 있다.
2009.03.05'갑오농민전쟁의 숨결을 찾아서..'라는 제목으로 전북도연맹 농업과학원 현장기행을 다녀왔다. 다음날 비가 온다는 예보 탓에 인원이 반토막 나고 말았다. 소설 녹두장군의 저자 송기숙 선생은 농민군과 관군 사이에 맺어진 '전주화약'의 수수께끼에 대해 모내기철을 코 앞에 둔 농민군들의 발싸심에서 그 답을 찾았다고 술회하였다. 몸은 전쟁터에 있으되 마음은 이미 고향의 논밭으로 달려가던 농민군들을 더 이상 전장에 붙들어둘 수 없었던 전봉준 장군 등 농민전쟁 지도부의 고심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추론이다. 하물며 전쟁을 하러 가는 것도 아닌 역사기행인 바에야 제끼지 못할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비도 오신다는데.. 황토현 기념관 주차장에 모인 답사단은 전두환 5공 시절 세운 구 기념관부터 둘러보았다. 해설과 길안내는 정읍..
천지사방 노루귀 꽃밭
천지사방 노루귀 꽃밭
2009.03.01처음으로 야생화 꽃밭에 발을 들여놓았던 그해 노루귀는 이미 지고 없었다. 1년을 기다려 찾아나섰지만 역시 만나지 못하였다. 때도 잘 맞추지 못했지만 노루귀의 크기에 대해 엄청난 오해를 하고 있었던 탓이다. 접사한 사진으로만 눈을 익혀온 터라 최소한 애기 주먹만한 크기는 될거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게 3년을 기다려서야 노루귀를 만날 수 있었다. 그때로부터 매년 노루귀를 보아왔지만 이번처럼 때를 잘 맞춘적은 없었던 듯 하다. 발디딜 틈 없이 노루귀가 깔린 꽃밭에 들어서면 어디에 발을 디뎌야 할지 난감하였다. 아자씨 안녕~!! 노루 귀가 쫑긋. 고놈들 뒷태도 이뿌다. 꽃밭에는 꽃들이.. 앗! 사람이 온다. 망 보는 노루귀. 꽃밭에서 놀고 나오다 한마디. 아 이제 청노루귀를 보고 잡다.
삼천리 방방골골 농민의 깃발이여
삼천리 방방골골 농민의 깃발이여
2009.02.28박홍규 화백의 판화중 가장 널리 알려지고 농민들로부터 가장 사랑받고 있는 작품이다. 농민회 사무실 치고 이 판화가 걸려있지 않은 곳이 거의 없을 것이다. 판화 속 글발 그대로 삼천리 방방골골에서 깃발이 되어 날리고 있는 셈이다. 홍규형 말에 따르면 농민운동 투신 초기 부여군농민회 창립총회(농민대회라 말한 것도 같고..)를 앞두고 포스터에 쓰일 그림을 찾다가 아예 직접 만들기로 하고 밤샘 작업 끝에 탄생시킨 작품이라 한다. 경운기와 만장을 앞세우고 행진하는 농민들의 역동적인 몸짓과 표정마다 농민해방 세상을 향한 신념과 낙관이 넘쳐 흐른다.
농협중앙회는 금융지주회사 설립음모 중단하라!
농협중앙회는 금융지주회사 설립음모 중단하라!
2009.02.27[강기갑]농협법 개정안, 정부의 개정안은 문제가 있습니다. 강기갑 의원, 올바른 농협개혁을 위한『농업협동조합법 개정법률안』대표발의 - 농협중앙회 회장 권한 축소(인사추천위 신설, 단임제 실시), 감사기구 독립화, 회원조합이 출자하는 연합회 방식의 신경분리 추진, 농협중앙회 시군지부 회원조합에 이관 등 - 오늘(2월11일) 농업계의 가장 큰 과제중 하나인 올바른 농협개혁을 위한 ‘농업협동조합법 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하게 되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이번 농협법개정은 지난해 농협중앙회장의 세종증권 비리로 촉발된 농협개혁의 목소리를 반영한 것으로 지난주 정부가 제출(2월4일)한 개정안에 이어 두 번째로 발의된 농협법 개정안입니다. 이번 농협법 개정안의 취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그동안 농협은 조합원을 위한..
판화 '녹두장군' - '89 박소래
판화 '녹두장군' - '89 박소래
2009.02.24홍규형의 판화 '녹두장군' 1989년 작품이다. 내가 농사를 짓겠다고 고창에 내려온 1989년 바로 그 해이다. 그새 20년이 지났다. 1991년쯤이었을 것이다. 당시 농민회 재정사업으로 홍규형 판화를 판매하고 남아 책상 서랍속에 방치되어 있던 것을 발견하고 거금 5만원을 들여 표구하였다. 그날로부터 오늘까지 녹두장군은 항시 나를 지켜보고 계신다. 형형한 눈빛으로...
청초한 들꽃, 변산바람꽃
청초한 들꽃, 변산바람꽃
2009.02.24고창에도 변산바람꽃 있다. 밭 가상에 자리잡은 내변산의 자생지와는 달리 발품을 한참 팔아야 하는 깊숙한 곳에 자리잡고 있다. 시기를 가늠하지 못해 세번째 걸음을 해서야 대면하였다. 그래서일까? 다양한 색감의 바람꽃이 한결 청초해보인다. 아직은 약간 이른 감이 있다. 볼이 발그레 달아오른 호기심 많은 수줍은 아가씨를 보는 듯 하다. 단아한 기품이 의젓한 우리 큰딸을 닮았다. 세상구경 나선 산골소녀. 재잘대며 학교가는 여중생들. 한놈은 해찰하고 있다. 저만치 떨어진 노루귀가 애잔하다.
변산바람꽃과 노루귀를 찾아가다.
변산바람꽃과 노루귀를 찾아가다.
2009.02.20고창의 변산바람꽃 자생지를 두어차례 찾았으나 아직 일러 바람만 맞고 왔다. 내변산의 자생지는 접근이 용이하고 크게 알려진 탓에 워낙 많은 탐방객들이 다니는 터라 훼손이 심각하다. 꽃대를 피워올릴 겨를도 없이 너무 일찍부터 발길이 이어지는 탓일 것이다. 하여 어지간하면 거기는 가지 않겠노라 다짐하였으나 밤사이 내린 눈이 기어이 발길을 잡아 끌고야 말았다. 하지만 부안에 접어드니 의외로 눈이 없다. 고창, 부안보다는 정읍 쪽이 눈이 많았던 모양이다. 할매는 어디 가셨는지 보이지 않고 주렁막대기에서 부지깽이가 되어버린 청아장만 헛간 담벼락에 세워져 있다. 자생지 밭 두둑을 따라 하얗게 깔려있는 건상한 군락을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훼손 정도가 생각보다 심각했다. 꽃대가 한두개 올라올 무렵부터 이어지는 사람들 발길..
중앙저수지 큰고니 큰기러기.
중앙저수지 큰고니 큰기러기.
2009.02.19갑자기 추워진 날 아침 속살까지 파고드는 저수지 바람을 맞으며 삽질 한바탕 좋게 하고 돌아오던 길. 물가에 내려앉은 기러기와 고니 무리에 이끌려 차를 세우고 다가가보았다. 기러기들은 열심히 흙바닥을 뒤적이며 무언가를 찾고 있고 고니들은 제 몸에 목을 박고 쉬고 있다. 인기척을 느낀 기러기떼 물을 박차고 일순 날아오른다. 고니들도 날아가고.. 고니들은 한번 날아오르는데 비용이 많이 든다 하는데.. 이럴때는 많이 미안하다. 좀 더 큰 렌즈로 멀리서 담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냥 생각만. 고니 한마리 무슨 일인지 안날아갔다. 정확히는 큰고니가 맞을 것이다. 이런 녀석들이 하나씩 있다. 우리동네 말로 '해찰'하느라 정신이 빠진 모양이다. 이렇게 가까이서 보기는 처음이다. 사진기에 꽉 찬다. 새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