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꾼 세상
한우사골 마라탕
한우사골 마라탕
2023.10.15세상 모든 것은 변한다. 입맛도 그렇다. 토마토를 입에 달고 살다시피 했으나 더 이상 손이 안 간다. 그 입맛, 마라탕으로 옮겨왔다. 마라탕 좋아하는 아들놈 따라 고창읍내까지 나가길 몇 차례, 맵고 얼얼한 맛에 중독되었다. 생각과 달리 혈당이 오르지 않으니 더욱 좋다. 여러 번 측정해도 역시 오르지 않더라. 포만감 좋고.. 집에서 해 먹지 못할 이유가 없겠다. 마침 한우 사골국물 선물 받은 날, 각종 야채와 마라탕 소스를 샀다. 그리고 끓였다. 사실 그냥 맹물로 해도 별 탈 없더라. 이왕이면 다홍치마 정도.. 사골국물 끓이고 고기 대신 두부, 어묵, 만두, 작고 야무진 베트남 고추를 먼저 넣었다. 마라 소스 적당량 풀어넣으니 대번에 분위기가 달아오른다. 각종 버섯(목이, 양송이, 표고) 넣고, 각종 야채..
날아라 홍범도
날아라 홍범도
2023.10.14사실 '홍범도=봉오동' 수준이었는데 홍범도 장군에 대해 다시 알게 되었다. 윤석열 덕이다.올 봄 농민군을 주로 새기던 홍규 형 판화전(혼비백산-아리랑고개)에 갑자기 등장한 홍범도 장군. 우리 민중들이 갑오년 지나 아리랑고개를 넘어가는 순간 등장하셨으니 동학농민혁명 이후 의병투쟁과, 그 의병투쟁이 만주와 연해주를 넘나드는 항일무장투쟁으로 이행하는 그 자리에 홍범도 장군이 계셨던 것이다.역사와 예술, 그 숭고한 아름다움을 기록한다는 것을 피하거나 부정하는 시대는 불순하거나 불행하다. 지들 마음대로 삭제하고 왜곡하는 예술행태는 자기 무덤을 스스로 판다는 것을 역사는 누누이 확인시켜 왔다. 작가의 말예술가의 촉이었을까? 마치 예견했던 것처럼.. 날으는 홍범도 장군가홍대장이 가는 길에는 일월이 명랑한데, 왜적 군..
1만 농민대회, 20만 민중총궐기를 준비하는 농민들
1만 농민대회, 20만 민중총궐기를 준비하는 농민들
2023.10.142023-10-13(금) 3분 칼럼 www.jbcbs.co.kr 추수가 시작되었습니다. 황금물결 일렁이는 가을 들판은 언제 그랬냐는 듯 금세 비워지게 될 것입니다. 올 한 해 우리 농민들은 ‘기후위기’라는 말을 실감하며 살았습니다. 내일은 또 어떤 재해가 닥쳐올 것인가 하루하루 가슴을 졸여야 했습니다. 장마 이후 큰 태풍 없이 가을을 맞이하게 된 것이 그나마 다행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정작 큰 재앙은 농민들을 둘러싼 사회적 관계 속에서 발생합니다. ‘생산비 폭등’ ‘가격폭락’으로 대표되는 농업계의 큰 이슈는 자연계가 아닌 인간계, 특히 정부 정책으로부터 비롯됩니다. 정부 물가정책의 시작과 끝은 농산물 가격 억제 정책입니다. 정부는 낮은 농산물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갖은 수단을 다 쓰면서도 생산비 ..
덕유산 2(삿갓골재~육십령)
덕유산 2(삿갓골재~육십령)
2023.10.05자다가 서너 차례 깼다. 너무 일찍 자서, 더워서, 방광 비우느라, 사람들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대피소의 밤은 늘 이렇다. 부슬부슬 비가 내리고 있었다. 06시 30분 비 내리는 삿갓봉, 부슬부슬 내리던 비가 이젠 대놓고 내린다. 다시 대피소로 피신, 꿈나라로.. 비 그치길 기다리며 그야말로 꿀잠.. 얼마나 잤을까? 대피소가 텅 비고 비가 그쳤다. 사과 하나 촘 크랙카 한 봉지로 배를 채운다. 산에서 나는 탈탈 굶고 다닌다. 08시 20분 길을 나선다. 골짝마다 몽골몽골 구름이 일어난다. 구름천지, 구름바다.. 적상산이 섬처럼 솟아 오르고, 비에 젖은 풀꽃들이 영롱한 빛을 발한다. 08시 50분 그냥 지나치려 했으나, 환갑 지나면 지나치는 걸로.. 아직은 이런 풍경을 보는 재미를 포기할 수 없다. 갈 ..
덕유산 1(향적봉~삿갓골재)
덕유산 1(향적봉~삿갓골재)
2023.10.04성묘 마치고 산으로 간다. 11년 전 갔던 길, 곤돌라 타고 설천봉, 향적봉 출발해서 삿갓골재 1박 남덕유, 장수덕유 지나 육십령까지.. 그간 먹은 나이를 생각해서 최대한 짐을 줄인다. 사진기를 내려놓았다. 산 아래서 뭉그적댄 시간이 너무 길었다. 가다가 날 저물겄다15시 30분 향적봉 오르는 길, 중첩된 산줄기 너머 나란히 솟은 남덕유와 장수덕유를 본다. 겹겹이 쌓인 산줄기, 패인 골짝마다 쌓여 있을 역사의 무게를 생각한다. 향적봉, 사람들이 많다. 잠시 숨 돌리고 중봉으로..저기 머얼리 구름을 인 반야봉 가슴에 담고,죽어 천 년 살고 있는 고사목 지나,15시 55분 중봉, 편안한 능선길 이어지는 덕유평전 굽어보며 숨을 돌린다. 산길은 어제나 갈之자.. 타박타박 그 길 위에 나의 걸음을 얹는다. 백암봉..
내 마음이 네 마음
내 마음이 네 마음
2023.09.19"때가 왔네 때가 왔네, 다시 못 올 때가 왔네" “칼노래라는 것은 우리 대신사 수운 선생께서 여기 전라도 남원 선국사 은적암에 머무르실 때 지으신 노래올시다. 여기 은적암에서 석 달을 머무르셨는데, 그 사이 도력이 더욱 왕성하시니, 그 희열을 금치 못하여 스스로 노래를 지으시어 달 밝고 바람 맑은 밤을 타서, 목검을 짚고 묘고봉상에 홀로 올라 노래를 부르며 칼춤을 추시니, 그 노래를 일러 검결 즉 칼노래라 하였습니다.”(녹두장군, 송기숙 저) "때가 왔네 때가 왔네 다시 못 올 때가 왔네. 만년에 하나 날까 말까 한 대장부가 다시 못 올 때를 만났으니, 용천검 드는 칼을 아니 쓰고 어찌할 것인가? 기세 좋게 칼을 들어 천지를 감당하고, 일월을 희롱하며, 우주를 덮을 용맹을 떨치니 만고명장인들 당할 수 ..
새만금에 새 길을..
새만금에 새 길을..
2023.09.092023-09-07(목) 3분 칼럼www.jbcbs.co.kr 새만금 잼버리 대회 이후 새만금을 둘러싼 정쟁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습니다. 윤 석열 정부가 ‘새만금 관련 사업 재검토와 관련 예산안 대폭 삭감’ 카드를 꺼내 들자 전라북도는 새만금 예산 삭감은 전북 죽이기라며 ‘예산 복원’을 위한 투쟁에 나섰습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 했는데 우리는 새만금 잼버리 대회의 실패에서 어떤 교훈과 새로운 성공의 실마리를 찾아야 할까요? 윤 정부와 전라북도는 새로운 성공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걸까요? 민생은 도탄에 빠져 있는데 과연 이런 정쟁이 우리에게 어떤 이득을 가져다줄 수 있을까요? 새만금에는 역대 정권들이 남발한 헛된 공약들이 고스란히 적폐로 쌓여 있습니다. 그들은 선거 때만 되면 새만금에 장밋빛 환상을 ..
조선의용군 행진곡(중국의 광활한 대지 위에)
조선의용군 행진곡(중국의 광활한 대지 위에)
2023.08.21조선의용군 행진곡 (노래:김강곤) 중국의 광활한 대지 우에 조선의 젊은이 행진하네 발맞춰 나가자 다 앞으로 지리한 어두운 밤 지나가고 빛나는 새 아침이 닥쳐오네 우렁찬 혁명의 함성 속에 의용군 깃발이 휘날린다 나가자 피 끓는 동무야 뚫어라 원수의 철조망 양자와 황하를 뛰어넘고 피 묻은 만주벌 결전에 원수를 동해로 내어몰자 전진 전진 광명한 저 앞길로 「중국의 광활한 대지 위에」는 조선의용군이 양자강 황하를 넘어 만주에서 결전을 치른 뒤 일제 원수를 동해로 내몰기 위해 진군하는 장면을 묘사한 노래이다. 조선의용대원 이정호가 1940년 2월에 조선의용대 조사주임으로 활동하면서 뤄양(洛陽)으로 북상할 때 작사 작곡한 작품이다. 1930년대 말부터 해방 이후까지 조선의용대와 조선의용군뿐만 아니라 만주에서도 이 ..
"왜병이 장차 이를 것이다. 일이 심히 급박하다."
"왜병이 장차 이를 것이다. 일이 심히 급박하다."
2023.08.18전주화약 이후 2차 봉기에 이르는 시기 조선 땅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는가? 조정을 장악하고 있던 민씨 일파의 요청에 따른 청의 파병 결정은 일본군 상륙의 구실이 되었다. 일본군은 인천에 상륙하자마자 한양으로 올라가더니, 급기야 경복궁을 침범하여 민씨 일파를 몰아내고 대원군을 앞세워 친일내각을 출범시켰다. 임오년 청나라에 납치된 이래 12년 만에 대원군이 정계에 복귀했다. 일본은 자신의 침략행위와 내정간섭의 방패막이로, 대원군은 고종과 민비를 폐위시키고 새로운 왕을 세워보겠다는 속셈이 있었다. 대원군은 평양에 주둔한 청군과 호남의 농민군, 조선 팔도의 의병을 불러 모아 일본군을 협공하여 몰아내려 했다. 허나 가장 믿었을 청나라 군대가 일본군에 패하여 기본 계획이 틀어지고 말았다. 청일전쟁 이후 ..
남원 운봉 꽃팔랑나비
남원 운봉 꽃팔랑나비
2023.08.17긴 장마와 폭우, 7월 한 달 딸싹할 수 없었다. 장마 뒤 폭염, 만사 귀찮고 할 일도 많았다. 얼마 만인가? 남원 운봉 산덕 임도, 터덜터덜 산길 걷는다. 흐린 날씨 탓일까? 나비 별반 보이지 않는다. 땀 줄줄 흐르지만 간만에 걷는 산길이 좋다. 나비 하나 표연히 날아든다. 아무래도 새로운 녀석, 아뿔싸 살필 겨를도 없이 핑 하니 날아가 버린다. 곰곰이 사진을 들여다본다. 묻노니 네 이름이 무엇이냐? 답이 없다. 이래저래 검토 끝에 수풀떠들썩팔랑나비? 전문가에게 물었다. 꽃팔랑나비! 나는 곧바로 수긍한다. 8월 중순이니 때로 봐도 꽃팔랑나비가 맞겠다. 제천, 영월 이북에 분포하고 한라산 관찰 기록 있다는데 지리산 서북능선 자락 간만에 나선 길, 귀하게 만난 녀석 8월 가기 전 다시 한번 길 떠나고 싶다..
필리핀 新농민해방법 vs 윤석열
필리핀 新농민해방법 vs 윤석열
2023.08.112023-08-11(금) 3분 칼럼 - 전국농민회총연맹 전라북도연맹 의장 www.jbcbs.co.kr 지난 7월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이 ‘농업개혁 수혜자의 잔존 부채를 전액 탕감’하는 법안에 서명했습니다. 이 법은 필리핀 정부의 농업개혁 프로그램에 따라 농지를 분배받은 농민들이 안고 있는 부채를 탕감할 목적으로 제정됐습니다. 이에 따라 61만여 필리핀 농민이 안고 있는 1조 3474억 원의 부채가 탕감될 예정입니다. 이 법을 발의하고 제정한 필리핀 상원의회 농업개혁 위원회는 “농민들이 부채와 빈곤의 악순환에서 벗어나 새 출발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필리핀에서는 1988년 토지 개혁 프로그램에 따라 농민들이 농지 대금을 30년 후에 상환하는 조건으로 농지를 불하했습니다. 하..
초간단 고품격 멸치 안주
초간단 고품격 멸치 안주
2023.07.21무더운 여름 땀 흘려 일하다 잠시 땀을 식히며 먹는 깡맥주 맛을 어디에 비길 것인가? 숨을 헐떡이며 에어컨을 잠시 가동한다. 땀에 젖은 몸에 이내 냉기가 스며들지만 뱃속까지 식히기에는 역부족, 바로 이때 속을 식힐 깡맥주가 필요한 것이다. 맥주도 오래될수록 맛이 깊어지는가? 유통기한 지났다 히피 볼 일 아니다. 간단한 안주가 필요하다. 오래 걸려서도, 복잡해서도 안 된다. 생멸치 그냥 씹자니 좀 거시기하고, 하여.. 동남아 냄새나는 바질, 파슬리 살살 뿌려가며 멸치를 볶다가 치즈를 뿌렸다. 그런데 아니 글쎄 치즈가 삽시간에 녹아 사라지면서 멸치와 어우러지더란 말이지(내 치즈는 다뤄본 적이 없다). 따로 놀던 바질, 파슬리도 한 덩어리가 되어 고소한 냄새에 때깔까지.. 하~ 이것 봐라?! 겁나 맛있다. 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