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놀고../노래 이야기
꾀꼴새(Соловьи)
꾀꼴새(Соловьи)
2023.12.22빨치산들이 불렀던 노래를 찾아 복원하고, 그 노래들을 모아 책을 낼 계획을 가진 음악가 김강곤 동무가 새로 들려준 노래 '꾀꼴새', 노래의 내력은 아래와 같다. 쏘비에트 대조국전쟁(독소전쟁) 시기에 나온 노래로 전쟁 중에 고향에 돌아가고픈 병사의 마음을 담은 노래라 한다. 이 노래를 조선 빨치산들도 부른 모양이다. 이 노래를 연주하며 다 부르지는 못하고 "꾀꼴새 꾀꼴새 떠들지 말고 전사들 좀 자게 해 다오" 한 소절만 부른 것이다. 원곡은.. 꾀꼴새 꾀꼴새 떠들지들 말고 전사들 좀 자게 해다오 좀 자게 해다오 전선에 봄은 왔어도 전사들 잠 못 이룬다 포소리 때문이더냐 싸움터가 아니런 듯 지저귀는 꾀꼴새들 그 소리에 잠 못 든다 꾀꼴새 꾀꼴새 떠들지들 말고 전사들 좀 자게 해 다오 좀 자게 해 다오 래일은..
해는 이미 서산에 빛을 숨기고..
해는 이미 서산에 빛을 숨기고..
2023.11.02이덕구 선생님을 따라 한라산을 올라간 열여섯 살 김민주, 할아버지가 되어 과거를 회상하며 부른 악보도 없고 제목도 알 수 없는 노래. 하여 어떤 이는 '없는 노래'라 이름지어 부른 노래, 한라산 유격대를 추모하는 위령제에서 산오락회가 불렀다.소설 《제주도우다》에 이 노래가 등장한다.총알도 떨어지고 식량도 떨어졌다. 이 목숨을 언제까지 지탱할 수 있을까? 완전한 패배가 분명하고 최후의 순간이 바로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그들은 알고 있었다.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밤의 정적 속에서 멀리 해안선에 부딪히는 파도 소리가 먼 우렛소리처람 아련히 들려왔다. 그때 누군가의 입에서 나직이 노래가 흘러나왔다. 그 무렵 입산자들 사이에 갑자기 번진 노래였다.해는 이미 서산에 빛을 숨기고 어두운 빛을 사방에 들이밀어..
날아라 홍범도
날아라 홍범도
2023.10.14사실 '홍범도=봉오동' 수준이었는데 홍범도 장군에 대해 다시 알게 되었다. 윤석열 덕이다.올 봄 농민군을 주로 새기던 홍규 형 판화전(혼비백산-아리랑고개)에 갑자기 등장한 홍범도 장군. 우리 민중들이 갑오년 지나 아리랑고개를 넘어가는 순간 등장하셨으니 동학농민혁명 이후 의병투쟁과, 그 의병투쟁이 만주와 연해주를 넘나드는 항일무장투쟁으로 이행하는 그 자리에 홍범도 장군이 계셨던 것이다.역사와 예술, 그 숭고한 아름다움을 기록한다는 것을 피하거나 부정하는 시대는 불순하거나 불행하다. 지들 마음대로 삭제하고 왜곡하는 예술행태는 자기 무덤을 스스로 판다는 것을 역사는 누누이 확인시켜 왔다. 작가의 말예술가의 촉이었을까? 마치 예견했던 것처럼.. 날으는 홍범도 장군가홍대장이 가는 길에는 일월이 명랑한데, 왜적 군..
조선의용군 행진곡(중국의 광활한 대지 위에)
조선의용군 행진곡(중국의 광활한 대지 위에)
2023.08.21조선의용군 행진곡 (노래:김강곤) 중국의 광활한 대지 우에 조선의 젊은이 행진하네 발맞춰 나가자 다 앞으로 지리한 어두운 밤 지나가고 빛나는 새 아침이 닥쳐오네 우렁찬 혁명의 함성 속에 의용군 깃발이 휘날린다 나가자 피 끓는 동무야 뚫어라 원수의 철조망 양자와 황하를 뛰어넘고 피 묻은 만주벌 결전에 원수를 동해로 내어몰자 전진 전진 광명한 저 앞길로 「중국의 광활한 대지 위에」는 조선의용군이 양자강 황하를 넘어 만주에서 결전을 치른 뒤 일제 원수를 동해로 내몰기 위해 진군하는 장면을 묘사한 노래이다. 조선의용대원 이정호가 1940년 2월에 조선의용대 조사주임으로 활동하면서 뤄양(洛陽)으로 북상할 때 작사 작곡한 작품이다. 1930년대 말부터 해방 이후까지 조선의용대와 조선의용군뿐만 아니라 만주에서도 이 ..
서울로 가는 길
서울로 가는 길
2021.09.111970년대 초반, 그 시절 서울로 가는 길은 어떤 길이었을까? 농촌의 수많은 청춘남녀와 밤 봇짐 싼 일가족을 실은 새벽 열차가 서울역에 도착하면 생면부지의 땅에 내려야 하는 그들의 마음은 어떤 것이었을까? 새 세상에 대한 경외와 새로운 삶에 대한 포부도 있었을 것이고 고향을 잃은 비탄도 있었을 것이다. 나는 그이들의 마음을 알 수 없다. 다만 해마다 명절이면 양손에 선물 보따리, 신작로 빡빡하게 고향집으로 향하던 귀성 인파의 종종걸음이 눈에 선연할 따름이다. 나는 1978년 고향을 떠나 서울로 갔다. 1989년 다시 돌아올 때까지 나는 줄곧 방학이 그리운 학생이었다. 나는 향수병을 심하게 앓았더랬다. 이 노래를 알고 난 이후 꽤 오랫동안 입에 달고 살다시피 했다. 나는 '앞서가는 누렁아 왜 따라나서는 ..
와서 모여 함께 하나가 되자
와서 모여 함께 하나가 되자
2021.08.15생각만 해도 가슴이 뛰는 노래가 있다. 학내에서도 동 뜨던 시절, 확성기 사이렌이 울고 주동자의 선창으로 노래가 시작되면 순식간에 스크럼을 짜고 우리는 교문으로 내달렸다. 교문 박치기, 최루탄이 터지고 짱돌이 날아가고 한바탕 공방전을 치르고 다음에는 화염병을 만들어 나오겠다 으름짱을 놓고 우리는 막걸리 집으로 흩어졌다. 이놈들 또 데모허고 왔다고 막걸리 집 할매 군시렁거리면 가볍게 옷 한 번 털어주고 목이 터져라 다시 부르던 노래 민주 올 때까지 민주 외쳐라~ 팟쇼 갈 때까지 타도 외쳐라~ 1985년, 내 나이 열아홉이었다. 자 와서 모여 함께 하나가 되자 와서 모여 함께 하나가 되자 물가 심어진 나무같이 흔들리지 않게 흔들리지 흔들리지 않게 흔들리지 흔들리지 않게 물가 심어진 나무같이 흔들리지 않게
전진하는 새벽
전진하는 새벽
2021.08.15쏟아지는 빗발 뚫고 오던 무거운 어깨 말없이 동녘 응시하던 동지의 젖은 눈빛 이제사 터오니 당신의 깃발로 두견으로 외쳐대던 사선의 혈기로 약속한다 그대를 딛고 전진하는 새벽 어느새 닥친 조국의 아침 그대를 기억하리라 (김영모 작사 • 작곡)
찔레꽃
찔레꽃
2021.08.13엄마 일 가는 길에 하얀 찔레꽃 찔레꽃 하얀 잎은 맛도 좋지 배고픈 날 가만히 따먹었다오 엄마 엄마 부르며 따먹었다오 밤 깊어 까만데 엄마 혼자서 하얀 발목 바쁘게 내게 오시네 밤마다 꾸는 꿈은 하얀 엄마꿈 산등성이 너머로 흔들리는 꿈 가을밤 외로운 밤 벌레 우는 밤 초가집 뒷산길 어두워질 때 엄마품이 그리워 눈물 나오면 마루 끝에 나와 앉아 별만 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