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놀고../사진이야기
봄
봄
2021.03.21어제는 종일토록 비가 내리더니 오늘은 바람이 분다. 꽤 살쌀하네, 어디 눈이라도 오나? 좌우튼 봄이다. 산과 들에도 봄내음이 물씬.. 조동 아짐 교회 가시네. 귀 어두워 아무 소리도 못 듣는 냥반이.. 그냥 앙겄다 오시는갑다. 봄이 왔으되 나물 캐는 봄처녀가 없다. 그래도 꽃들은 앞다퉈 핀다. 게으른 농사꾼 트럭은 봄이 왔어도 할 일이 없네, 산수유 꽃그늘 아래.. 녹물이 튀었나? 멀리서 봐야 이쁘네. 아니 땐 귀뚝에서는 냉갈이 나지 않는다. 진달래 피고 새가 울면은.. 두고두고 그리운 사람은 어디에 있을까? 있기는 한가? 담벼락에 기대어 해바라기 하는 듯, 오누이 같다. 저런 여동생 하나 있었으면.. 홍매도 아니고 청매도 아니고 어중간허다. 검은 고양이, 이름이 먹물이라네. 들고양인지 알었드만.. 다시..
뚝방에서 별보기
뚝방에서 별보기
2021.02.05실로 오랜만에 친구와 단 둘이 차분히 술 한 잔 마시고 뚝방을 걸었다. 날은 추운 데 별이 쏟아지더라. 쏟아지는 별 아래 한 없이 서 있고 싶더라. 몹시 춥더라. 하여 사진기에 담아두고 살아 돌아왔다. 어떤 것이 실제 눈으로 본 하늘과 가장 가까울까? 환경에 따라 다를 수 있겠으나 내 모니터로 봤을 때는 두 번째 사진이다. 아니다. 두 번째와 세 번째 사진 사이쯤 되겠다. 남쪽 하늘에 대고 찍었다. 아는 별자리 하나 없다. 유일하게 아는 별자리 북두칠성은 북쪽 하늘 지평선 가까이 있어 담지 못했다. 실제보다 좀 많고.. 과도하게 많다. 구름 좋았었는데.. 많이 보인다 하여 없는 별이 보이지는 않을 터다. 잡티 빼고 비행기 빼고..
반달
반달
2021.02.04해 돋는 아침, 하늘 복판에 달이 둥실 떠 있다. 그야말로 반달, 칼로 벤 듯한.. 헌데 사진으로 찍어놓으니 배가 살짝 부르다. 오늘이 음력 섣달 스무사흗날, 그믐까지 딱 한 주가 남았네. 배가 고파지는 중이니 내일쯤이면 정확한 반달이 될까? 아니 살짝 들어갈 듯.. 달 보는 사이 해가 올라왔다. 아침노을 과히 장하지 않은 것이 저녁노을 좋을랑갑다. 어제가 입춘이었다지? 머지않아 설 쇠고 나면 올해도 쏜살같이 흘러가 버리겠네. 아마도.. 낮에 나온 반달 낮에 나온 반달은 하얀 반달은 해님이 쓰다 버린 쪽박인가요 꼬부랑 할머니가 물 길러 갈 때 치마끈에 달랑달랑 채워 줬으면 낮에 나온 반달은 하얀 반달은 해님이 신다 버린 신짝인가요 우리 아기 아장아장 걸음 배울 때 한쪽 발에 딸깍딸깍 신겨 줬으면
폭설
폭설
2020.12.31얼마만인가? 모처럼 눈다운 눈이 내렸다. 눈이라는 것이 본디 밤에 내려 남몰래 쌓이는 법이거늘.. 나가? 말어? 이불속 고민을 비웃으며 벌건 대낮에 쌓이고 있었던 것이다. 대놓고.. 아침나절 서운하던 눈이 순식간에 폭설로 변했다. 눈이 내린다 흰 눈이 내린다 함박눈 송이송이 고요히 내린다. 잠시나마 이 꼴 저 꼴 다 잊고 깨끗하고 순결한 마음으로 새해를 맞으라는 것일까? 온 세상을 하얗게 덮어버렸다. 나가야 된다, 약속이 있으니.. 고창 사람들은 눈길에 거침이 없다. 돌아오는 길, 눈이 그쳐 간다. 아침이 밝았다. 하늘은 파랗고, 볕을 받은 눈이 퍽으나 다소곳해졌다. 문 소린지 도통.. 중문학자한테 시적 해석을 부탁했다. 답이 왔다. "꽃을 보고 기뻐하며 볕을 향해 열고 저녁에 문 닫고 한가로이 편히 잠..
초승달
초승달
2020.12.24가창오리 보겠다 논두렁 타고 넘어 논바닥 가로질러 당도한 저수지 가상, 오리 떼는 뚝방 너머 들판으로 맥없이 사라지고 해 넘어간 붉은 자리 그 하늘가로 초승달 하나 담박질 치고 있더라. 비로소 드러난 자신의 존재를 아는지 모르는지..
봄날은 간다.
봄날은 간다.
2019.03.27산에는 눈이 나리고 들판에는 된서리가 쳤다. 그렇다 한들 오는 봄을 어찌 막을소냐? 된서리 맞은 목련에 상흔이 남았다. 그래서 더 곱다. 꽃샘추위는 오는 봄을 더욱 값지게 할 따름이다. 미선나무는 우리 누이 닮은 꽃을 피웠다. 개화 기간이 짧고 다소곳해서 아차 하면 내년을 기약해야.. 토종민들레는 단아하다. 굳이 꽃받침을 확인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개불알풀, 그 이름이 상스러워 점잖은 양반들은 봄까치꽃이라 부른다더라. 꽃 지고 맺힌 열매를 봐야 그 이름의 진가를 알 수 있다. 너는 여태 안가고 뭇 허냐? 여그서 살래? 산수유는 오래 간다. 남보다 먼저 봄을 밝혀 눈도 맞고 서리도 맞았지만 여전히 꿋꿋하다. 짝을 찾으시나? 장서방 시선이 아련하다. 꿩꿩 장서방 너의 집이 어딘가이산저산 넘어서 솔밭집이 ..
"멀다고 말하면 안되갔구나"
"멀다고 말하면 안되갔구나"
2018.04.27한반도의 미래와 관련하여, 우리 민족의 자주와 평화, 통일과 번영의 길에 대하여. 이제는 그 어느 것도 멀다고 말하지 말자. 이 모든 것이 우리 눈 앞에 도래하였다.한반도에 봄기운이 가득한 지금우리집에도 한가득 봄이 흐드러졌다.역사의 새로운 출발점, 5천년 민족사에 특별히 기록될 봄날이다. 화무십일홍, 그새 시들어간다. 민들레는 씨앗을 날릴 준비를 마쳤다. 애기 없이 똥풀만.. 이제 빗장을 풀어야 하지 않겠나서로를 향해 걸어둔 빗장을 풀자 목욕재계한 오목눈이 마당가 철쭉 뙤돈으로 통일비용을..
산
산
2017.04.16산그 중에서도..적상산 찬바람 쌩쌩봄이 왔나? 진달래 구부다 본다.꿩의바람꽃 쌩쌩하고복수초도 한창이라!현호색 흐드러지는데박새, 순을 올린다.개별꽃 말고야를 보러 온건데이르게 왔군..작년엔 늦었더랬다. 다시 올 수 있을까? 아마도..모를 일이다.꽃 피면 이리 되나?버들강아지
봄날은 간다.
봄날은 간다.
2017.04.12봄날은 간다.찍어논 사진 돌아볼 새도 없이..무려 열흘 전 사진 노랑제비꽃생강나무대둔산꿩의바람꽃수줍은 노루귀당당한 노루귀귀하신 몸 청노루귀바람난 얼레지먹어보고픈 들꿩마이산 부근 나봉암 전망대개별꽃논 갈아엎는 드랙터논두렁 토종 민들레
화창한 봄날에..
화창한 봄날에..
2017.04.06고닥새 묵어버린 며칠 전 사진을 본다.. .이 비 그치고 나면 세상은 또 어떻게 변해 있을까?투혼을 불사르는 산수유 가히 노익장세상이 다 안다. 청년동백아름다운 명자씨청초하고 우아한 목련 올 봄, 된서리를 피했다.천연기념물 미선나무문득 고개 들어 하늘을 보니 강남 갔던 제비가..제비가 날아들었나, 달이 뛰어들었나..새보기 수삼년 전깃줄에 앉은 딱따구리(오색딱따구리)는 처음 본다.여기가 니 자리전깃줄은 우리 것. .봄날은 간다..
고 백남기 회장님 금남로 노제
고 백남기 회장님 금남로 노제
2016.11.075월 6일 고 백남기 회장님 장례식, 금남로 노제가 엄수되었다. 도청 앞 광장, 금남로로 들어서는 고 백남기 회장님 금남로 노제 막내딸 백민주화, 외손자 지오 씻김굿 금남로를 떠나 망월동으로.. 의장님들의 호위 행진 마지막 배웅부디 잘 가시라..
가을도 저물어 찬바람 분다.
가을도 저물어 찬바람 분다.
2016.10.30가을꽃은 역시 구절초.. 가는 가을을 아쉬워하듯 흐드러진 구절초의 배웅을 받으며 집을 나선다. 구절초만 꽃이냐? 아아~ 으악새 슬피 우우우니 가으으을이인가아아아요~ 쓸쓸한 늦가을 정취는 역시 억새가 갑이다. 가을도 저물어 찬바람 분다. 흔들리는 억새, 소슬한 늦가을의 정취.. 좋구나~하지만 현실은.. 막바지 가을걷이, 진창이 되어버린 논바닥. 농민들이 쏟아붓는 구슬땀으로 논바닥은 더욱 흥건해지는데.. 농민들은 한톨이 여금하여 굴삭기까지 불러다 놓고.. 폭락한 쌀값은 뒷전, 어떻게 지은 농산데.. 수지타산은 개나 갖다 줘라. 일 빨리 마무리하고.. 가자! 농민대회로, 민중총궐기로.. 박근혜 정권 끝장내자! 저무는 가을, 오는 겨울.. 올 농사 최종 결산은 박 정권 퇴진 투쟁의 완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