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놀고../사진이야기
어느날 저녁노을
어느날 저녁노을
2016.07.01어느날 석양 무렵 차창에 비친 노을에 홀려 차를 세웠다. 옥제 앞 저수지 가상..오전 소나기 내리고 석양 무렵 비가 올듯 말듯 하더니 이렇듯 이쁜 노을 보여주려 그랬나 보다. 노을 사진 잘 안찍어지는 아이폰 사진기지만 아무대나 대고 누르기만 해도 그림이 된다. 한참을 바라보다 어두워져서야 다시 제 갈길을 간다. 술 마시러 가는 길에 만난 술맛 돋는 노을..
봄날, 문수사에서..
봄날, 문수사에서..
2016.04.20은사 고라당 문수사 숲에 갔다. 아직은 4월, 신록이 좋다. 장서방 달아나고 큰유리새 날아오고 집짓는 어치는 몇원어치나 물었쓰까? 황금새 한마리 몸을 던진다. 돌탑을 쌓는 마음 알 길 없건만 다람쥐 새끼는 볼테기 미어진다. 번뇌와 해탈이 둘이 아니라는데 달님은 안가?
눈 내리는 내소사
눈 내리는 내소사
2016.01.24밤사이 많은 눈이 내렸다. 바람이 세차게 치더니 마루에까지 눈이 올라왔다. 이 정도면 폭설, 지금 이 순간에도 하염없이 퍼붓고 있다. 참 많이도 온다. 눈이 내리면 한없이 싸돌아다니고 싶어지는 사람인지라 채비를 하고 집을 나선다.적재함 뒷쪽에 묵직한 호안블럭 대여섯개 얹고 체인을 걸었다. 이정도 채비면 어지간한 눈길은 까딱없이 헤쳐나갈 수 있다. 자만해서는 안되겠지만 고창 사람들은 눈길 운전에 꽤나 익숙하다. 눈길을 달려 부안으로 갔다. 폭설에 잠긴 주차장에서 차를 뽑아내느라 애쓰는 사람들이 있다. 날 할라 춘디.. 위 모씨 내외와 내소사로..눈 내리는 내소사는 가히 선경이었다. 설경을 넘어선 선경. 전나무 숲길 지나 벚나무 가로수 그리고 사천왕문에 이른다. 벚나무에 쌓인 눈이 가히 환상적이다. 말 그대..
풍년 고드름
풍년 고드름
2016.01.22어릴적 어머니는 길게 자란 고드름은 따지 못하게 했다. "고드름이 질게 달려야 풍년 든다이" 이렇게 말씀하시곤 했다. 눈도 올만큼 오고 어지간히 강치도 하고 그래야 내년 농사(아직은 설 전이니 농사는 내년 일이다)가 잘 된다는 것을 길게 자란 고드름에 빗대 말씀하신게다. 하지만 우리는 저마다 처마 끝에 달린 젤로 길게 자란 고드름을 따다 니께 크네 내께 크네 재기도 하고 칼쌈도 하고 놀았다. 입에 넣기 좋게 자란 고드름은 우두둑 우두둑 깨물어먹기도 하고..첫눈은 만병통치약이라 집어먹고 고드름은 깨먹고 그랬다. 문 맛이 있었을까 싶은데 그때는 맛나게 묵었다. 올해는 고드름도 못보고 넘어가나 했더니 요 며칠새 고드름이 제법 길게 자랐다. 그런데 말이다.풍년 들면 뭐 할건데.. 어쩔건데..풍년을 구가하지 못하..
저수지의 개들
저수지의 개들
2016.01.09동네 앞에 저수지가 하나 있다. 물 속에는 물고기가 살 것이고, 수면에서는 새들이 노닌다. 물 가에는 사람들이 살고 개들도 산다. 코도배기에 사는 진돌이 다섯마리와 새침한 진순이 한마리..녀석들은 아마도 생의 가장 행복한 시절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코도배기가 섬처럼 떠 있다. 코빡처럼 튀어나와서 코도배기다. 뒷산은 방장산 누가 됐건 사람이 나타나면 이렇게 우루루 몰려들어 바짓가랭이를 물어뜯고 흙을 발라댄다. 왜요? 강아지 첨 봐요? 틈만 나면 붕가붕가 연습..누가 가르쳐줘서 되는게 아닌 모양이다. 실은 나름 서열을 정하는 행동이라.. 녹색 목걸이를 한 새침한 진순이저 녀석을 데려오기로 주인과 약조가 되었는데 당췌 곁을 주지 않는다. 때론 분위기도 잡을 줄 아는.. 뭐냐 너는?
2차 총궐기 농민 IS
2차 총궐기 농민 IS
2015.12.06마대옷에 밀대모자각종 가면을 쓰고 나타나종로 바닥을 휘젓고 사라진 테러집단농민 is. 박근혜가 망해야 농민이 산다농민에게 평화를..
저녁노을 지고 무지개 뜨고..
저녁노을 지고 무지개 뜨고..
2015.09.24오늘 하루는 제대로 집 한번 치워보자 맘 묵었건만..얼마만인가? 죙일 비가 내렸다. 그것도 자그마치 게으른 놈 딱 놀기 졸만치나 왔다. 회관밥 얻어묵고 돌아나오는 길, 서짝 하늘 붙은 불을 본다. 워매 소리 절로 나온다. 몸을 돌려 동짝 하늘을 보니 이건 또 뭔일이당가? 무지개가 떴다. 얼마만에 보는 무지갠가, 그것도 쌍무지개로..자연은 경이롭다. 무지개 따러 길 떠난 소년 이야기가 떠오른다. 나도 떠나고 싶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오늘도 그 자리에 있다.이거이 모다 어제 일이다.
가을
가을
2015.09.11고추잠자리 여치 꿩, 몇마리? 도둑게
민들레 홀씨 되어..
민들레 홀씨 되어..
2015.05.08대문간 독틈새기 흰민들레꽃, 홀씨 되었다. 홀씨 하나 떠나간다, 떠나가 민들레 되어라.
5월, 세상이 온통 초록이다.
5월, 세상이 온통 초록이다.
2015.05.04살째기 비가 내린다.봄비는 약비라지만 좀 잦다.어느새 5월, 세상은 온통 초록이다. 밀을 야달마지기 갈았다.파종하자마자 득달같이 눈이 내려 봄이 다 되그락 맨땅으로 속 끼리게 하더니어느새 이렇게 목아지를 밀어올렸다. 밀농사 잘 되야가고 있다고 본다.이제 달포면 수확 너는 언제 나비될래?낯바닥이 어디에 붙었냐? 살갈퀴 애기똥풀이 늙어간다.살균력 강한 애기똥풀은 약된다. 어름, 으름 아찔한 향을 발산하는 옥녀꽃대 해당화 여름내 피고 지고 피고 지고..비 내리는 5월, 초록빛이 싱그럽다.
기형 꽃대를 올린 흰민들레
기형 꽃대를 올린 흰민들레
2015.04.07대문 앞 독틈새기에 핀 흰민들레.지역에 따라 다를 수는 있겠지만 노란 꽃이 피는 민들레 중에는 서양민들레가 압도적으로 많다.하지만 하얀 꽃이 피는 서양민들레는 없다.때문에 흰민들레는 무조건 토종으로 보면 되는데.. 이 녀석 기형이다.꽃대 세개가 하나로 붙어 올라와 꽃을 피웠다. 그러다보니 꽃송이 또한 부자연스럽게 하나로 붙었다.꽃송이가 다닥다닥 붙어 있다보니 활짝 피지도 못하고 엉거주춤하다. 어쩌다 이런 기형이 되었을까?우리 토종이니 후쿠시마에서 왔을 리 없고 우리집은 영광 원전에서도 멀리 떨어져 있어 발전소 주변지역에 포함되지도 않는데..그저 그렇겠거니 하지만서도 기분이 썩 좋지 못하다.
동백꽃이 떨어지면..
동백꽃이 떨어지면..
2015.04.05한때 동백꽃에 반해 동백나무를 캐러 다녔다. 선운사로, 해리로, 강진으로..큰 나무 아래 씨가 떨어져 발아해 올라오는 어린 묘목들을 캐다가 백여주를 뜰 안에 심었더랬다. 보는 사람마다 한주 두주 캐가기도 하고, 말라죽거나 혹은 풀 숲에서 실종되어 사라지고..오직 단 한주만이 마당 가상에서 살아남아 장성하여 청년기에 돌입했다. 대략 스무살은 먹었을 듯.. 용타! 동백나무야. 4월.. 비가 내린다. 봄기운이 해일처럼 밀려드는데 벌써 장마가 들었다보다. 봄비 머금은 동백꽃이 처연한 붉은 빛을 내뿜고 있다. 누군가 소중히 가져다놓은 것마냥..동백꽃 두송이 나란히 돌팍 우에 내려앉았다. 4월, 비 오는 날..떨어진 동백꽃을 보며,오래된 4.3의 혼령들과그 제주 가는 길 바닷 속 깊이 수장되어버린 어린 넋들..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