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놀고../사진이야기
전화기 속 사진들..
전화기 속 사진들..
2011.10.19일제가 갖은 악행을 저질렀다는 구 나주 경찰서 자리. 지금은 누가 쓰고 있을까? 농민회 사무실이 되었다. ㅎㅎ 물난리가 났다. 집으로 가는 길이 물로 봉쇄되었다. 지난 여름.. 충남농민 가족한마당. 젊잖은 충남 농민들이 쏜살같이 달린다. 것도 나락 가맹이를 짊어지고.. 농민화가 박홍규 화백과 위두환 전농 총장, 말복날 개고기 집에서.. 지리산, 비는 내리고.. 아~따! 그놈 진짜 맛대가리 없게 생겼다. 가을 햇볕이 거목을 물들인다. 제주 강정, 점령군 행세를 하던 육지부에서 온 짭새, 눈을 감으니 뵈는 게 없다. 말 끝마다 "채증해" "체포해".. 거북이 등껍딱인가? 기껍딱인가? 추석을 이틀 앞둔 늦은 벌초를 마치고.. 여름의 끝자락, 물을 한껏 머금은 물봉선이 야하다. 어느날 황혼, 우리 동네. 여름을..
선운사 꽃무릇.
선운사 꽃무릇.
2011.09.15선운사 골짜기에서.. 각시가 사진을 보내왔다. 한 이틀 땅콩 캐고 나니 몸도 마음도 고되었던 모양이라.. 해장 댓바람부터 선운사 골짜기를 찾은 모양이다. 꽃무릇이 벌써 꽃대를 올렸다. 우리집 것은 인자 올라오기 시작하던데 가을이 오는 속도는 선운사가 빠른 모양이다. 이번 주말 집에 내려가면 가봐야 되겠다. 해장 댓바람 이슬 걷히기 전에..
가을이 저만치 온다.
가을이 저만치 온다.
2011.09.12추석이다. 내내 궂던 날씨가 오후 들어 깨어나기 시작하였다. 처가집 가는 길 선운리 근방 들판을 돌았다. 그란디 가실 들판 치고 아직 너무 시퍼렇다. 선선한 바람, 파란 하늘에 가실이 먼저 와 있다. 심원 앞바다. 물이 마구 빠지고 있다. 곧 섬까지 길이 닿겠다.
삵
삵
2011.02.02삵, 우리 동네에서는 살카지라 부른다. 어릴 때부터 무던히 그 이름을 듣고 부르면서 자랐지만 정작 직접 본 적은 한번도 없었다. 닭이 없어지면 무조건 이 녀석 짓이라고 믿고 살았다. 이제는 귀해진 녀석.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되어 있다. 쇠부엉이를 보겠다고 저수지 아래 여수로 근방을 오가다가 만났다. 고양인가? 하고 보았으나 사뭇 다르다. 풍기는 분위기는 흡사 작은 범이다. 사람을 보고도 전혀 동요하지 않고 갈대숲에 은신해 있다. 갈대 숲 사이로 촛점을 잡느라 애쓰는 나를 한동안 노려보더니 어느 순간 사라지고 말았다. 글자 그대로, 이름 그대로 살그머니.. 문득 중학교땐가 고등학교땐가 국어책에 나온 '삵'이라는 소설이 떠오른다. 살쾡이는 식육목 고양이과에 속하는 동물이다. 삵이라고도 부른다. 다만, 조선민주..
선운사, 초록 숲길을 걷다.
선운사, 초록 숲길을 걷다.
2009.05.03초록의 향연이 싱그럽다. 산에 다니기 좋은 시절이다. 초파일, 얼마 전부터 절에 다니기 시작한 각시를 따라 선운사에 갔다. 단풍나무 숲길에서 하늘을 올려다 본다. 폐 속 가득히 싱그러움이 차오르는 느낌이다. 는쟁이냉이가 초록 세상에 흰 꽃대를 올렸다. 우산나물이 잎사귀를 활짝 폈다. 참꽃마리, 두가지 색으로 피었다. 애기나리, 애기나리는 익을수록 고개를 쳐든다. 분냄새 찐한 옥녀꽃대, 한때 홀아비꽃대로 알고 있었다. 무리지어 피어 있는 전성기의 옥녀꽃대를 만나면 찐한 분냄새에 정신이 혼미해질 지경이 된다. 정말이다. 애기나리도 끝물이다. 외래종일까? 꽃이 크다. 알아볼 일이다. 길가에 반디지치가 피어 있다.
고창 청보리 축제
고창 청보리 축제
2009.04.19고창 청보리 축제가 시작되었다. 보리는 이제 목아지가 하나 둘 나오기 시작하고 있다. 축제는 보리가 노릇노릇해지려고 할 무렵까지 약 한달간 진행된다. 청보리밭 가는 길은 고창에만 들어서면 산지사방에 표시가 되어 있어 찾기 쉽다. 어제 하루 있어보니 선운사 등산을 마친 등산객들이 많이들 들르시는 것으로 보인다. 주 행사장이 되는 잔디밭 주위 벚나무에서 꽃비가 내리고 있다. 주막에 앉아 막걸리잔을 기울이고 있노라면 꽃잎이 내려앉아 꽃잎이 동동 뜬 꽃동동주가 되어 젓가락 장단이라도 두드리고 싶은 취흥이 절로 난다. 여기 주 행사장에서 각종 다양한 행사가 펼쳐지는 모양이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청보리 축제는 보리밭 사잇길을 거닐면서 보리피리 부는 맛이 아닐까 싶다. 보리밭 한바퀴 돌고 배 고프면 보리밥집에 가..
불명산 화암사
불명산 화암사
2009.03.14불명산도 그렇고 화암사도 그렇고 모두가 낯이 설다. 내가 이 절을 알게 된 것은 화암사와 연동된 들꽃을 포착하면서부터이다. 화암사에 가면 그 꽃이 있겠거니 하고 나선 길에서 꽃은 찾지 못하고 절을 먼저 찾았으되 그 절이 화암사니 꽃을 찾아나선 걸음이 헛된 것은 아니었다. 불명산 또한 한번도 내 귀에 걸린 적이 없었으나 '불명산 화암사'라는 편액으로 접하게 되었다. 화암사를 안내하는 표지판에서 절로 오르는 길, 오를수록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어라' 절이 대체 어디에 있는것이여? 내를 두어차례 건너고 우람한 철계단을 오르고 나서야 이런데 절이 있을까 싶은 그곳에 고색창연한 절이 들어앉아 있다. 철계단이 없으면 오를 곳이 없지 않을까 싶었은데 내려오면서 보니 옛길이 있다. 기회가 되면 다음에는 그 길로 오르..
금산사 나한전에서 오백나한을 뵙다.
금산사 나한전에서 오백나한을 뵙다.
2009.03.06절집에 머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열리고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은 나 뿐만이 아닐 것이다. 금산사에 볼 일이 있다는 홍규형에 이끌려 예정에 없던 걸음으로 금산사를 찾았다. 남는 시간 종무소의 허락을 얻어 나한전의 오백나한상을 사진에 담았다. 나한전 편액의 글씨가 먼저 눈길을 잡아 끈다. 서예에 대해 안목은 없지만 보는 순간 편안하고 소탈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나한전에 들어서니 각기 다른 표정과 얼굴을 지닌 오백나한이 시선을 압도한다. 다들 열반의 경지에 이른 분들이라 하는데 험상궂어보이거나 웃기거나 기쁘거나 화난듯하거나 놀라거나 하는 표정들이 모두가 제각각이다. 무슨 법회에 나온 고승들을 보는 듯도 하고, 농민대회에 나선 농민들을 보는 듯도 하다. 겉모습은 이국적인데 그 표정들과 풍기는 분위기는 이웃집 할아..
저수지 풍경
저수지 풍경
2009.01.11오리가 있나 하고 부지런내고 찾아간 저수지에 아무도 없다. 동네 앞 동림저수지, 오래되고 큰 저수지다. 저수지에서 바라보면 내장산에서 분지하여 입암, 방장산을 거쳐 남도로 흐르는 영산강 북쪽 산줄기(영산기맥)의 흐름이 한눈에 잡힌다. 한날 같은 장소에서 찍은 사진임에도 분위기가 영판 다르다. 햊리녘은 해질녘대로 분위기가 다르다.
눈 속 선운사
눈 속 선운사
2008.12.07눈 많은 동네, 고창 사람들은 눈길 운전에 능하다. 자만은 금물이겠지만 과도하게 두려워할 일도 아니다. 대설주의보가 경보로 바뀌었다는 소식을 뒤로한 채 전주에 나갔다가 눈 핑계 삼아 소주 한잔에 자빠져부렀다. 동트지 않은 새벽길을 밟아 집으로 돌아왔다. 선운사 절간 모임에 재미를 붙인 각시를 고창읍내에 실어다 주고 나니 비로소 날이 밝기 시작한다. 부석사에 간다던가.. 내친 걸음 나는 선운사로 간다. 선운사에 당도하니 아뿔싸 차를 함부로 세울 수가 없다. 경내의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멈추면 끝장이다. 에라 작것 끝까지 가자. 도솔암까지라도 갈 요량으로 올라 채다 경내 주막집 부근 오르막에서 차가 섰다. 200여 미터를 후진한 끝에 주막집 내리막 공터에 어찌어찌 차를 돌려세웠다. 차도 나도 눈 채비가 없..
문수사 단풍은 어찌되었을까?
문수사 단풍은 어찌되었을까?
2008.11.18하루 아침에 겨울이 되어버렸다. 어제 갔을때만 해도 영락없는 가을이었는데.. 눈이 내린 지금 문수사 단풍은 어찌 되었을까? 고창 문수사 숲은 수령 400년 이상 된 단풍나무 노거수 수백그루가 숲을 이뤄 숲 전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찾는이 별로 없는 고즈넉한 절이다. 신라의 자장율사가 창건한 천년고찰이라 하나 고색창연한 대웅전을 제외하고는 절집 분위기가 그리 정갈하거나 장엄하지는 못하다. 오히려 숲을 이룬 단풍나무와 그 밑에서 철철이 꽃을 피워올리는 야생화가 그윽한 곳이다. 이른봄 꿩의바람꽃을 시작으로 괭이눈, 약난초, 지장보살(풀솜대), 진노랑상사화 등이 지천으로 피어난다. 문수사 단풍이 장엄하다는 말은 익히 들어왔으나 때를 맞추어 가을 단풍을 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날이 너무 가물어 올 단..
늦가을 선운사에 가다.
늦가을 선운사에 가다.
2008.11.17집에 오신 손님들 덕에 늦가을 선운사에 갔다. 입장료를 내지 않는 길을 택하니 살짝 땀도 배고 막걸리값을 벌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진다. 늦가을 선운산은 온 산이 단풍이라기보다 울긋불긋한 색이 곱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관광객이 붐비는 본절 앞에 이르니 마지막 힘을 쏟는 단풍과 이를 사진기에 담는 사람들이 어우러져 쓸쓸하지 않은 부산한 분위기가 다소 어수선하다. 등산객이 붐비지 않는 호젓한 길을 골라가며 오른다. 마애불이 있는 도솔암으로 오르는 동안 부지런히 떨어지는 낙엽이 마치 비가 오는 듯 하다. 물소리 들리지 않는 말라버린 계곡엔 낙엽만이 수북하다. 마당 한가득 불공을 드리느라 부산한 도솔암을 피해 마애불 앞에 선다. 투박한 얼굴, 대충 새긴 손가락, 발가락. 전문가의 솜씨가 아니다. 당시 민중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