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놀고..
대전충남 콩나물탕
대전충남 콩나물탕
2012.10.23말로만 들어온 대전충남 콩나물탕, 전주 콩나물국밥에 뒤지지 않는 풍미를 지녔다 했다. 드디어 맛볼 기회를 잡았으니.. '기초농산물국가수매제 쟁취를 위한 충남 농민단체 긴급 기자회견'이 충남도청에서 열렸다. 벼 수확기임에도 일손을 접은 농민들이 충남도내 곳곳에서 모였다. 기자회견을 마친 회원들과 함께 '콩나물탕'집으로.. 도청 옆 후미진 골목길에 위치한 나룻터식당, 손님들이 많다. 콩나물이 수북히 쌓인 냄비가 나오고 이내 끓기 시작한다. 맑은 국물에 담긴 콩나물이 참해 보인다. 매콤한 고추와 탱글탱글한 북어살, 신선한 바지락이 어우러져 깔끔하게 시원하면서 깊은 매운맛을 낸다. 매우 좋다. 통마늘에 가까운 마늘도 단단히 한 몫 거든다. 어지간한 술꾼들 해장하러 왔다가 술 꽤나 묵고 가게 생겼다. 맘 급한 술..
갯벌의 행위 예술가, 엽낭게
갯벌의 행위 예술가, 엽낭게
2012.10.10바닷물이 한바탕 밀고 들어와 온갖 흔적을 말끔히 지워버리고 물러간 자리.곱디 고운 모래판에 무수히 작은 모래 구슬이 질서도 정연하게 늘어선다. 누가 이렇게도 정교한 예술행위를 한단 말인가? 그 작은 모래구슬만큼이나 작은 녀석들이 자그마한 구멍을 들락거린다. 바로 이 녀석, 달랑게과의 엽낭게이다. 작은 모래구슬은 이 녀석이 모래 속 플랑크톤 등의 먹이를 섭취하고 뱉어낸 먹이활동의 결과라고 한다. 바다 저 멀리로 해가 기울고 눈에 보일동 말동 하는 녀석과 녀석의 예술작품도 그림자를 길게 드리운다. 역광에 비친 모습이 장난꾸러기같다.
다람쥐다 람쥐.
다람쥐다 람쥐.
2012.05.07그냥 다람쥐..
개
개
2012.05.05개가 짖는다. 앞집 개가 짖으니 뒷집 개가 따라 짖고 눈치 살피던 온 동네 개들이 다 따라 짖는다. 뭐가 두려워 저리 짖어대는 걸까?두려움에 떠는 제발 저린 개가 더 크게 짖는다. 안짖는 개한테 눈치까지 주며 짖는다.
영등포
영등포
2012.05.03일찌감치 숙소로 향하다 영등포 나차막한 빌딩 숲 사이로 떨어지는 해를 보았다.
옻순, 지금 먹어야 한다.
옻순, 지금 먹어야 한다.
2012.04.30작년 그러께 처음으로 옻순을 먹어본 후 이맘때만 되면 솔솔 생각이 나다 못해 안달이 난다. 지난주 금요일 집에 내려가려고 준비하던 차에 반간 전화가 왔다. 전화기에 뜨는 이름을 보자 떠오르는 옻순의 추억. 억세게도 옻을 잘 다루는 덕환이 형님이다. "야 옻순 묵을 때 돼얐다. 언지 올래?"답변이 실시간으로 나간다. "내일 가께라" 그러고는 차말로 갔다. 늘 함께 하는 경락이성하고.. 옻순이 한소쿠리.. 많이도 해 놓으셨다. 이것을 언제 다 묵는다냐. 데쳐서도 묵고, 생으로도 묵고..각자 입맛대로 먹는다. 중요한건 둘 다 맛있다는 사실. 막걸리도 묵고, 소주도 묵고, 섞어서도 묵고..밥도 싸묵고. 어떻게 묵어도 좋다.옻순을 묵고 난 친구놈 표현이 걸작이다. "부드럽고 무난한 맛. 부담없이 들어가면서도 마구..
봄날은 간다.
봄날은 간다.
2012.04.23한 이틀 비가 내리고 느낄 사이도 없이 봄이 지나간다. 뒷산 두릅순은 따줄 사람도 없이 쇄야불고 말겄다. 아는 사람은 나 뿐인데..엊그제 먹은 행복 막걸리 생각난다. 돌너물, 돌미나리, 민들레 무침에 향긋한 쑥국그리고 막걸리 봄똥김치 아삭새콤한 묵은지 이번 일 마치고 집에 가면 옻순은 아직 묵을만 하까?
봄엔 두릅.
봄엔 두릅.
2012.04.19막걸리 한잔이 간절하다. 봄맛 나는 안주가 무엇이 있을까? 산에 나는 두릅은 아직 이르겠지만 장에는 있을 터, 두릅을 찾아 나섰다. 째깐한 수퍼에는 없다. 자징게 타고 용문시장까지 가서야 두릅을 만날 수 있었다.잘 다듬고 씻어 살짝 데쳐 놓으니 그럴듯하다. 아삭한 맛이 살게 살짝 데치는 것이 중요하다. 지분다는거.. 막걸리가 없어 사무실에 굴러다니는 복분자술로 대신하였다. 좀 쥐찮더라도 막걸리가 제격이다는 후회가 밀려온다. 다 묵고 나니 새 하늘이 열린다. 밥은 참 고마운신 하늘, 땅입니다. ㅎㅎ
오래된 시계 INTERNATIONAL SPRING CLOCK.
오래된 시계 INTERNATIONAL SPRING CLOCK.
2012.01.21나보다 한살 덜 먹은 1967년생 우리집 벽시계 INTERNATIONAL SPRING CLOCK. 내가 기억하는 한 도배할 때를 제외하고는 단 한번도 저 자리를 벗어난 적이 없는 그야말로 붙박이 괘종시계. 다른 벽들에 많은 시계들이 걸렸다 사라졌더랬다. 자리를 잘 잡은 탓일까? 가장 투박하고 원시적인 녀석이 오늘날까지 살아남아 이제는 자신의 존재에 대해 온전히 설명해줄 사람조차 없이 이 집과 함께 나이 들어가고 있다. 나이 들어가면서 시간마다 울리는 종 치는 횟수가 제멋대로인 것을 빼면 아직 아무런 문제가 없건만 정작 문제는 더 이상 그 누구도 눈길을 잘 주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다. 애나 어른이나 전화기 하나씩은 다 가지고 있고 그 전화기가 요술단지 역할을 해내고 있으니 벽시계 쳐다볼 일이 없어져버린 것..
고창 청량산 문수사 단풍
고창 청량산 문수사 단풍
2011.11.07일요일 아침. 간만에 집에 갔건만 내 좋던 날씨도 간만에 궂다. 집에만 오면 무슨놈의 잠이 이리도 쏟아지는지 새벽에 이슬비 나리는 것을 확인하고는 내쳐 자부렀다. 느즈막이 일어나 여기저기 전화질을 해보니 태영이 형이 미나리깡 또랑에서 낚시질하고 있단다. 태영이 형을 꼬드겨 문수사 단풍 구경에 나섰다. 부산한 선운사보다는 고즈넉한 문수사가 좋겠다 싶었다. 예상이 완전히 빗나가고 말았다. 사람이 많다. 좁은 진입로에 차들이 엉켜 있다. 문수사 단풍도 많이 알려졌나 보다. 숲 전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입산이 통제되어 있어 산행은 불가능하고 절까지만 올라갈 수 있다. 부도전 가는 길이 좋은데 아숩다. 가을 가뭄과 된서리 등으로 단풍이 곱지는 않지만 그래도 좋다. 간만에 가져보는 느긋한 발걸음에 눈이 호사한다.
단풍
단풍
2011.11.02회삼물을 뚫었을까? 건물하고 건물 틈새기 씽크대 앞 작은 창문 쇠창살 부여잡고 여름을 버티던 담쟁이 덩굴 단풍이 들어부렀다. 아~ 이 가을 이쁜 단풍이 보고잡다. 대통령 잘 둔 덕에 의원나리들 용 쓰는 덕에 가을이 어찌 왔는지 어찌 가고 있는지 통 모르겄다. 욕 나온다. 씨벌.
전화기 속 사진들..
전화기 속 사진들..
2011.10.19일제가 갖은 악행을 저질렀다는 구 나주 경찰서 자리. 지금은 누가 쓰고 있을까? 농민회 사무실이 되었다. ㅎㅎ 물난리가 났다. 집으로 가는 길이 물로 봉쇄되었다. 지난 여름.. 충남농민 가족한마당. 젊잖은 충남 농민들이 쏜살같이 달린다. 것도 나락 가맹이를 짊어지고.. 농민화가 박홍규 화백과 위두환 전농 총장, 말복날 개고기 집에서.. 지리산, 비는 내리고.. 아~따! 그놈 진짜 맛대가리 없게 생겼다. 가을 햇볕이 거목을 물들인다. 제주 강정, 점령군 행세를 하던 육지부에서 온 짭새, 눈을 감으니 뵈는 게 없다. 말 끝마다 "채증해" "체포해".. 거북이 등껍딱인가? 기껍딱인가? 추석을 이틀 앞둔 늦은 벌초를 마치고.. 여름의 끝자락, 물을 한껏 머금은 물봉선이 야하다. 어느날 황혼, 우리 동네. 여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