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천마산 맛보기 산행
천마산 맛보기 산행
2013.03.19일정상 집에 내려가기 어려운 날 수도권 인근 산행 계획을 세웠다. 산행지는 들꽃을 찾아다니던 시절 명성은 익히 들어왔으나 너무 멀어 한번도 발 내밀어보지 못했던 천마산. 고창지역을 중심으로 꽃피는 시기를 가늠하고 있는지라 어떤 꽃이 얼마나 피었 있는지 알기도 어렵고 오전중으로 산을 내려와야 하는 촉박함도 있어 입맛이나 살짝 다시는 것으로 하기로 하였다. 이러저런 이유로 같이 가기로 했던 사람들 다 자빠져불고 홀로 외로이 청춘열차에 몸을 실었다. 7시 용산역을 출발하니 30분을 살짝 넘겨 평내호평역인가에 가 닿는다. 묵현리 짝 관리사무소를 산행들머리로 삼고 택시로 이동한다. 택시비 5,500원 나왔다. 산행시작 시각 8시.산이 뭐 호젓한 맛도 없고 등산로는 고속도로마냥 넓직하고.. 초입이 그렇다는 말이다...
선운산 바위순례길
선운산 바위순례길
2013.02.18선운산은 그리 높지 않다. 가장 높다는 경수봉이 444m이니 각각의 봉우리들이 400m를 간신히 넘기거나 그 미만이다. 하지만 선운산은 품이 넓다. 능선 한바퀴를 온전히 돌기 위해서는 꼬박 하루는 제대로 투자해야 한다. 수십갈레의 산길을 조합하여 무수한 산행노선을 짤 수 있겠고 완벽한 원점회귀노선을 얼마든지 구상할 수 있다. 선운산은 바위가 많다. 산이 지닌 덩치에 비해 웅장한 규모의 기암들이 도처에 널려 있어 산행의 짜릿함과 시원한 조망을 제공한다. 투구바위와 속살바위 일대는 바위타기(스포츠 클라이밍)의 요람이기도 하다. 오늘은 도솔암 주차장에서 출발하여 용문굴, 낙조대, 천마봉 들러, 병풍바위, 배맨바위, 쥐바위 지나 사자바위, 사자바위 살짝 지나 도솔암 주차장으로 다시 내려오는 길을 택하였다. 이 ..
억불산 며느리바위, 안양 수문 바지락회무침
억불산 며느리바위, 안양 수문 바지락회무침
2013.01.22고2때쯤 정월 초이튿날이었을 것이다. 형을 따라 처음으로 장흥에 갔었고 읍내를 관통하여 흐르는 탐진강과 강 건너 산정 부근에 박힌 며느리바위에 얽힌 전설, 멋도 모르고 한숟가락 떠넣었다가 혼쭐이 났던 매생이국에 대한 기억이 선명하다.지금은 새로운 인연들이 얽히고 설켜 많이 친숙한 동네가 되었다. 간만에 물회 맛좀 볼까 하고 장흥에 갔다가 며느리바위에 이끌려 억불산을 올랐다. 천문대 쪽으로 올라 편백숲에 기댄 우드랜드로 내려왔다. 억불산 연대봉, 518미터.. 장흥 읍내가 내려다보인다. 날이 저물어 불이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남쪽으로는 바다가 보인다. 득량만, 정면에 소록도가 있다고 나와 있다. 정상 근처에서 잠자리로 이동하는 멋쟁이새 무리를 보았다. 깎아지른 급경사면을 타고내려와 대면한 며느리바위, 돌기..
방장산 해마중 산행
방장산 해마중 산행
2013.01.02그러고 보니 방장산은 나하고 인연이 꽤 깊다. 지금은 없어진 모교 초등학교 교가에 방장산이 나온다. '바앙장산 굽어보는 희망찬 동산..' 재작년엔가 그 자리에 서서 방장산 주릉이 한 눈에 잡히는 걸 확인한 바 있다. 실제로 방장산에 올라본 건 20대 하고도 중반이 된 이후의 일이지만 뇌리 속에 이미 방장산이 깊이 각인되었을 터이다. 고창 사람들이 이런 저런 연유로 대부분 그럴 것이다. 최초로 방장산에 오른 건 아무래도 1991년도일 것이다. 1989년 가을 농사를 짓겠다고 고창에 내려온 이후 농민회 산하에 청년모임이 만들어지면서 고창의 젊은 청년 농사꾼들하고 함께 올랐었다. 지금은 딴 세상 사람이 되어버린 만주형과 고창읍내 젊은 언니들 생각이 또렷하다. 당시 고창읍내의 끝자락에 있던 실내 체육관에서 출발..
선운산에 눈이 나린다.
선운산에 눈이 나린다.
2012.12.2523일 선운산 천마봉에서 겨울을 나는 바위종다리를 보고자 길을 나섰다. 분분이 눈발이 날리는 궂은 날씨 사이로 간간이 해가 비친다. 천마봉 아래 도솔암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저 위에 바위종다리가 있을 것이다. 해가 비친다. 조짐이 좋다. 도솔암 마애불, 백제 선인들은 미륵불을 바위에 새겨놓았건만 도솔암 중님들은 지장보살만 목청 높여 부른다. 용문굴을 지난다. 그쳤던 눈이 다시 내리기 시작한다. 나즈막한 소나무들이 늘어선 능선길 따라 낙조대로 향한다. 칠산바다와 위도가 보이는 길이다. 천마봉. 눈보라가 세차다. 한참을 두리번거려도 바위종다리는 보이지 않는다. 어딘가 바위틈새기로 피신한 모양이다. 건너편 사자바위 능선이 아스라하다. 천마봉에서 내려다보는 도솔암 일대 하산길 올려다본 천마봉 천마봉으로 오르는 ..
방장산
방장산
2012.12.23동짓날, 웃녘에는 눈이 온다는데 고창에는 비가 내렸다. 겨울비, 좋지 않다. 일순 빙판이 되어 사람의 목숨을 겨냥하는가 하면 기분 울적한 사람 술독에 빠치기도 한다. 의심해 마지 않던 정권교체마저 좌절된 마당에.. ㅎㅎ 동짓날 술기운을 뒤로 하고 오래된 친구들과 방장산에 올랐다. 산에는 싸락눈이 내리고 칼바람 부는 능선에는 눈꽃이 피고 있었다. 고도를 높일수록 눈꽃은 치열해지고 산기운을 받은 우리는 팔팔해졌다. 새기운을 받는다. 산이 좋다. 고창의 진산, 호남의 명산 방장산.. 내려오자 다시 오르고 싶다.
방장산 주릉의 가을
방장산 주릉의 가을
2012.10.10이번 추석 연휴 산으로, 들로, 바다로 잘 쏘다녔다. 산은 방장산을 골라 올랐다. 방장산은 가을, 겨울이 좋다. 가슴 탁 트이는 조망 좋은 능선과 그 능선에 핀 구절초, 쑥부쟁이와 같은 가을꽃이 흐드러진 가을 방장산. 눈 많은 고창, 허리까지 차오르는 능선의 눈을 헤치는 겨울 방장산의 묘미는 해본 사람만이 안다. 가을의 방장산은 역시나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다. 쾌청함이 지나쳐 다소 흐릿한 날씨, 바람 없는 따가운 햇살이 아쉽긴 했으나 산은 역시 언제 올라도 좋다. 능선에 피어나는 가을을 감상해보시라. 억새봉에 핀 쑥부쟁이, 황금빛으로 물든 신림 들판을 내려다보고 있다. 구절초, 꽃잎의 모양과 색깔이 다양하게 보인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이 구절초, 넋을 잃게 한다. 용담과 구절초가 나란히 ..
비봉 지나 문수봉 거쳐 의상봉 능선 타고 삼천사 계곡으로
비봉 지나 문수봉 거쳐 의상봉 능선 타고 삼천사 계곡으로
2012.09.13비 온다 핑계 대고 집에 가지 않은 날, 백두산 다녀온 여독으로 몸은 계속 산을 부르고..북한산 잘 다니는 초딩 친구와 함께 산으로 향한다. 구름 낀 흐린 날씨가 산행하기엔 더 없이 좋다. 진관사에서 올라 비봉 지나 문수봉 거쳐 의상봉 능선 타고 증취봉까지 갔다 살짝 되돌아와 삼천사 계곡으로 내려왔다. 대략 6시간 가량을 산에서 머물렀다. 주봉인 백운대, 인수봉 등을 먼 발치에서 보는 산행이었지만 바위 많은 산, 북한산의 진면목을 두루 경험할 수 있었다. 사진기를 따로 챙기지 않아 사진은 죄다 전화기로 찍었다. 산 중턱을 넘어 꽤 높은 곳 바위틈에서 강아지들이 살고 있다. 집을 나왔거나 버려진 개들이 살림을 차린 모양이다. 어미는 보지 못하였다. 고기 몇 점 던져주었으나 경계가 심해 먹는 것을 보지는 못..
백두산 통일역사기행 - 둘째날 3 : 천지를 뒤로 하고..
백두산 통일역사기행 - 둘째날 3 : 천지를 뒤로 하고..
2012.09.11못내 아쉬운 마음에 한번 더 쳐다보고.. 이제는 진짜로 하산이다.기다렸다는 듯 구름이 몰려오고 금방이라도 비가 올 듯 사위가 어두워진다. 구름이 몰려오건 말건, 비가 오건 말건 발걸음에 속도가 붙지 아니한다. 올라갈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 색깔도 다르고 감흥도 다르다. 몇시쯤에나 산 아래 당도할 것인가에 대한 염려도 없이 발걸음은 한없이 늘어진다. 꽃이 지고 난 후의 씨방에도 사진기가 다가가고..담자리꽃나무 씨방이 천지간에 즐비하다. 진짜로 야생화 만발한 시기에 꼭 다시 오고 싶다. 올라갈 때 미처 보지 못했던 비룡폭포(장백폭포)가 내려다보이는 작은 봉우리에 섰다. 비룡폭포는 우리 민족이 당초부터 이름붙여 부르던 것이라 하니 백두산을 장백산이라 하지 않는 것처럼 장백폭포보다는 비룡폭포라 부르는 것이 좋겠..
백두산 통일역사기행 - 둘째날 2 : 백두산 천지
백두산 통일역사기행 - 둘째날 2 : 백두산 천지
2012.09.11등반을 시작한 지 세시간여만에 우리는 천지가 내려다보이는 주릉에 당도하였다. 천지를 둘러싼 거대한 봉우리들이 시선을 압도하고 짙푸른 천지의 수면은 신비롭기만 하다. 무수히 보아온 너무도 명백한 천지, 바로 그 천지가 내 눈 앞에 펼쳐져 있다. 우리 민족의 시원으로부터 DNA에 새겨져 세대를 거듭하면서 더욱 강렬하게 각인되어 온 '민족의 성산'이라는 말이 괜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벅차오르는 가슴으로 실감한다. 신기하고 놀라운 사람. 감격에 겨운 사람. 무덤덤한 사람. 겉으로 드러난 반응과 표정은 달라도 마음은 하나, 우리는 통일역사기행에 온 사람들이다. 역시 단체사진 한장 박고 우리는 천지 물가로 내려선다. 돌이 굴러내리는 대단히 가파른 길을 조심스레 더듬어 내려간다. 편안한 길이 나온다. 푸른 초원을 ..
백두산 통일역사기행 - 둘째날 1 : 백두산을 오르다.
백두산 통일역사기행 - 둘째날 1 : 백두산을 오르다.
2012.09.10많은 건물들이 신축중인 이도백하의 아침은 공사장 소음과 함께 시작되었다. 이른 새벽부터 공사장이 돌아간다. 중국 사람들 겁나게 부지런하네. 5시 일어나 6시 숙소를 출발하여 백두산으로 향한다. 한시간 빠른 것도 시차라고 꽤 졸린다. 소나무 숲과 자작나무 숲을 지나 북파에 도착, 단체사진 먼저 박고 걸어 오를 사람과 차 타고 오를 사람이 별도로 움직인다. 우리가 올라갈 길은 소천지 부근에서 옥벽폭포 지나 용문봉을 스쳐 천지 물가에 이르는 길이다. 이른바 북파 트레킹 코스, 소천지는 어디 있는 줄도 모르고 지나쳤다.파(坡)는 언덕을 뜻한다 하니 백두산 북쪽 언덕을 올라 천지에 오르는 것이 되겠다. 버스를 두어차례 갈아탄 후 산행기점에 도달하였다. 고도 1400m정도 된다 한다. 산행 초입은 사스레나무 숲이다..
백두산 통일역사기행 - 첫째날 : 장춘에서 돈화 거쳐 이도백하까지
백두산 통일역사기행 - 첫째날 : 장춘에서 돈화 거쳐 이도백하까지
2012.09.08전농 통일역사 기행단의 일원으로 백두산에 다녀왔다. 총인원 40명, 단촐한 인원. 본래 80여 명에 달하였으나 태풍의 강습으로 반으로 줄고 말았다. 9월 2일 인천공항을 출발하여 장춘 거쳐 돈화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백두산 인근 이도백하에 첫날 여정을 풀었다. 비행기 이동 거리 빼고 총 450여 km, 6시간가량이 소요된다. 조선족 안내원 태호림의 말에 따르면 백두산 관광은 중국에서도 '엉덩이 마사지하는 관광'으로 일컬어진다 한다. 중국의 10대 명승지이면서도 차를 타고 이동하는 데 많은 시간을 소용하기 때문일 터, 오줌보가 크고 짱짱하지 않으면 자칫 오줌 참은 기억만 또렷한 여행이 될 수도 있겠다. 공항을 떠나 돈화로 향한다. 제대로 통성명하지 못한 기행 단원들 간의 인사와 기행에 대한 기대와 결의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