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나비, 풀, 꽃/나비 이야기
담색긴꼬리부전나비
담색긴꼬리부전나비
2022.06.27이 녀석을 다시 보는 건 7년 만이다. 그 무렵 그 근방에서 오늘도 단 한 마리.. 그래도 오늘은 연장이 좋아서 아쉽지 않게 사진을 남겼다. 그리 귀하게 보이는 나비는 아니라는데 내 눈에는 잘 띄지 않았던 모양이다. 녀석의 활동 시기와 나의 활동 시기가 잘 맞지 않았을 수도 있겠다. 6~8월 오후 3시 무렵부터 해 질 녘까지 높은 나무 위를 활발히 날아다닌다고.. 식수는 떡갈나무, 갈참나무. 분포 지도상으로는 방장산에 없는 나비이기도 하다. 멀찌감치 앉았는데 새 잡는 사진기를 들이대니 잘 잡힌다. 밀도 높은 정밀묘사는 불가능하지만 멀리 있는 작은 녀석을 잘도 잡아낸다. 새도 잡고 나비도 잡으니 참 좋다. 바람 타는 나뭇잎, 한 번 앉은자리에서 딸싹도 하지 않았으나 다시 돌아오면서 보니 흔적도 없더라. 생..
봄처녀나비
봄처녀나비
2022.06.19봄처녀나비를 찾아 나선 날은 여름의 초입이었다. '봄처녀 제 오시네~' 하는 노래 속 봄처녀가 이 나비를 의인화한 것이라는 말에 하루 점드락 그 노래를 흥얼거렸더랬다. 그러나 그럴 수 없는 근거 없는 말이었다. 인터넷상의 정보는 세심한 검토를 필요로 한다. 무심코 차용했다간 공범이 되기 십상이다. 근거 없는 말들이 사실처럼 굳어지는.. 예상했던 장소에 나비는 없었다. 허나 허탕은 아니었으니 돌아 나오는 길, 한 군데만 더 살펴보자 했던 그곳에서 봄처녀들을 영접했던 것이다. 봄처녀들은 나무 빽빽하지 않은 초지와 키 작은 관목 어우러진 야트막한 산 능선에서 나분 나분 날아다니고 있었다. 잘 앉지 않는다. 멀찌감치 거리를 두고 눈으로 추적하며 조심스레 접근하는 인내가 필요하다. 회양목이 많이 자생하고 있다. ..
운봉 산덕 임도
운봉 산덕 임도
2021.07.03산덕 임도, 작년 이 길에서 어리세줄나비를 만났더랬다. 6월 초였다. 보기 힘든 녀석을 얼떨결에 보고 나니 이 길이 내내 마음에 남았다. 지금은 7월 초, 내일부터 늦은 장맛비가 내린다 했다. 1년 만에 다시 찾은 산덕 임도, 하늘엔 구름이 많다. 해가 들락날락하는 무더운 날씨지만 숲길은 청량하다. 오늘은 어떤 녀석을 만나게 될까.. 부푼 마음을 안고 타박타박 산길을 걷는다. 압도적으로 많았던 나비. 급하지 않게 나분 나분 날아다니는 흔하지만 품위가 있는.. 길 가엔 산수국이 만발하였다. 절로 노래가 나온다. 흥얼흥얼~ 산국은 피고 당신은 가고 돌아서다가 돌아보았네 아아~ 임이시여 아아~ 임이여~ 산수국 핀 이 길에서 당신을 그린다. 편편흑접 자웅쌍의.. 암컷일까, 수컷일까? 수컷은 오전 중에 길바닥에 ..
오가며 만난 나비
오가며 만난 나비
2021.06.21동강할미꽃 피었던 자리 돌단풍도 이미 지고 없고 참나리가 꽃대를 올렸다. 동강할미꽃은 아무래도 농업전선에서 은퇴해야 다시 보게 될 모양이다. 내 정선에서 참나리를 본 기억이 없다. 이 시기 첫걸음이라는 게지.. 참나리꽃에서는 구수한 된장 냄새가 나더라. 처음 알았다. 이렇게 흐드러진 쪽동백꽃을 보는 것도 처음이다. 얼핏 때죽나무와 혼동하기 쉬운데 잎사귀도 다르고 송이송이 피는 꽃도 다르다. 결정적으로 향이 많이 다르다. 향기론 때죽에 비해 쪽동백은 향이 구리다. 쪽동백이건 때죽나무건 농사꾼들이 이 꽃을 보기란 쉽지 않다. 말할 나위 없이 단아하고 곱다. 강원도나 되니 이 시기 싱싱한 꽃을 본다. 이 꽃이 북의 국화라는 사실은 이제 널리 알려져 있다. 북에서는 목란이라 부르더라. 흰색 꽃들은 단아하고 고결..
암검은표범나비
암검은표범나비
2020.08.29암컷이 검다 하여 암검은표범나비, 암수가 딴판인 녀석. 어찌 한 족속으로 볼 수 있을까? 하여 녀석의 정체를 알아채기가 쉽지 않았다. 누군가 지적해 주어서야 알아볼 수 있었다. 너무 심한 내외 끝에 이리 되지는 않았는지.. 암수 서로 정답게 노니는 모냥새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불쑥.. 분포 : 제주도 등 도서 지방을 포함한 전국 각지 발생 : 6월~9월(연 1회 발생) 먹이식물 : 제비꽃과의 여러 제비꽃 생태 : 평지나 낮은 산지의 계곡을 낀 풀밭에 산다. 7월 말~8월 여름잠, 9월 무렵에 다시 활동하면서 암컷들은 먹이식물과 상당히 떨어진 나무줄기 같은 곳에 알을 낳는다. 알에서 깨어난 애벌레는 먹지 않고 마른풀 사이로 들어가 겨울을 난다.
암끝검은표범나비
암끝검은표범나비
2020.08.27암컷의 날개 끝이 검다 하여 암끝검은표범나비, 암수가 유별나다. 그 이름 참 직관적이다. 남부지방에 분포한다. 풀밭에 알을 낳고 있다. 분포 : 제주도를 포함한 한반도 남부와 그 일대 섬. 발생 : 한 해에 서너 번 나타나는데 제주도에서는 2월~11월 초, 남해안 5월~10월, 중부 7~8월 관찰. 중부 이북에서 보이는 개체들은 남부에서 이동해 온 것으로 보인다. 애벌레로 겨울을 나는 것으로 보이나 직접 관찰된 것은 아니며, 번데기로도 겨울을 날 수 있다는 추측이 있다. 행동 : 수컷은 산꼭대기에서 텃세 행동을 하는데 한곳을 고집하여 날아갔다가도 다시 되돌아온다. 암컷은 제비꽃이 자라는 주변의 풀에 알을 하나씩 낳는다. 먹이식물 : 제비꽃과의 여러 제비꽃류 (한국나비생태도감)
큰녹색부전나비
큰녹색부전나비
2020.08.15물불 가리지 않는 극렬한 점유 행동, 눈 앞을 스치는 그 어떤 생명체도 용납하지 않는다. 지어 새도 쫒는다 하니 얼떨결에 달아난 새들의 뒷맛은 어떨지 궁금하다. 나비들의 점유 행동은 가장 중요하게는 번식을 위한 것이라 하니 숭고하기 짝이 없다. 그러니 수컷이 그 야단법석이겠다. 날개가 너덜너덜해진 나비를 보노라면 참 치열하게 살았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곤 한다. 살피고 살펴 큰녹색부전나비라 결론 내렸으나 틀렸을 수 있다. 좌우튼 극렬한 점유 행동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긴 시간 애써 찍은 사진들이다. 이 녀석은 아마도 암컷이 아니겠나 싶다. 제주도, 울릉도를 포함한 남한 각지에 분포하나 동, 서해안 지역애는 분포하지 않는다. 산지의 참나무 숲에 서식하며 오전 10~12시 사이 산 길가나 능선에서, 오..
푸른큰수리팔랑나비
푸른큰수리팔랑나비
2020.08.02장마 끝난 지리산, 만복대에 올랐다. 성급했을까? 구름 속에 갇히고 끝내 비에 쫄닥, 고생이 많았다. 허나 그 보상이 있었으니 팍팍한 오름길 능선 어느 자리, 정확한 종을 알 수 없는 녹색부전나비 무리와 힘겨루기 하던 저돌적인 녀석.. 푸른큰수리팔랑나비, 집에 와서야 알았다. 그런 줄 알았더라면 좀 더 열심히 볼 것을 그랬다. 안면 텄으니 자주 보게 될 터, 아쉽지만 봤으니 됐다. 방장산에서 이 녀석을 봐야 하는데.. 이것은 나의 숙제다. 남서부 지역 활엽수림에 서식한다. 최근 중부지역을 중심으로 관찰지 확산되고 있으나 강원도 및 경북 동해안 지역에서는 관찰 기록이 없다. 해 뜰 무렵과 해질 무렵에 주로 활동, 일정한 지역을 낮게 날아다니며 선회하는 습성이 있다. 애벌레는 원통형의 집을 만들어 그 속에서..
흰점팔랑나비
흰점팔랑나비
2020.07.19울릉도를 제외한 한반도 전역에 분포한다는데 왜 이제야 보는 걸까? 개체수가 많지 않은 모양이라. 주로 풀밭에서 관찰된다 한다. 나는 제주 애월 풀밭에서 보았다. 벌보다는 좀 크나 작은 나비다. 점점이 흩어진 흰점, 그래서 흰점 팔랄나빈갑다. 아랫면 무늬는 그저 엿볼 뿐.. 장마철 궂은 날씨 속 제주에서 건진 유일한 나비
쌍꼬리부전나비
쌍꼬리부전나비
2020.06.20부전나비류의 뒷날개에 돋아난 꼬리 돌기는 더듬이처럼 늘 움직인다. 어디가 앞인지 분간하기 어렵게 하는 것이라는데 이것이 천적을 얼마나 혼란스럽게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 꼬리가 쌍으로 달려 있어 쌍꼬리부전나비,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이다. 이 녀석들도 담흑부전나비처럼 개미와 공생한다. 애벌레 시절 스스로 개미굴에 기어들어가거나 개미에 의해 굴로 옮겨져서 서로에게 필요한 것들을 제공하며 성장하고 때가 되면 나비가 된다. 이 녀석들이 나타날 때가 되었다. 석양 무렵 활동을 개시한다 하니 하던 일 마치거나 잠시 미루고 찾아가면 되겠다. 모 때우다, 잔디밭 풀 매다 연속 사흘을 찾아갔다. 비 개인 오후 찾았던 첫날은 허탕, 둘째 날은 날개 편 모습만 잠시 보여주고 휑 ~, 셋째 날에야 비로소 귀한..
암먹부전나비
암먹부전나비
2020.06.15날개를 펼쳐야 차이가 드러나는 암수가 유별한 나비. 암컷 날개 윗면 색깔이 먹빛(흑갈색), 그래서 암먹부전나비. 수컷은 청람색. 겨울을 제외하고 전국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매우 흔한 녀석.
어리세줄나비
어리세줄나비
2020.06.05타박타박 임도를 걷는다. 갖가지 나비들이 혹은 날아다니거나 꽃에 앉아 꿀을 빤다. 하얀 나비, 노란 나비, 찢어진 나비, 어쩌다가 어리세줄나비.. 인기척에 놀란 나비 한 마리 날아오른다. 아직 대면하지 못했으나 책갈피에서 낯익은 녀석, 내 널 단박에 알아보겠다. 좀체로 앉지 않지만 멀리 가지 않는다. 자리를 살짝 비켜주니 비로소 내려와 앉는다. 야생의 똥, 그래 내 니 밥 위에 서 있었구나. 너는 필시 수컷이렸다. 중부 이북에 산다더니 어찌 예서 나팔거리고 다니는 게냐? 좌우튼 만나서 반가웠노라. 내륙 산지(중부 이북)를 중심으로 국지적으로 분포하며, 서식지 및 개체수가 적어지고 있어 관심이 필요하다. 연 1회 5~6월에 발생하고 애벌레로 월동한다. 계곡 주변 활엽수림에서 관찰되며, 수컷은 동물의 배설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