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나비, 풀, 꽃/새 이야기
갈곡천에 눈이 내린다.
갈곡천에 눈이 내린다.
2008.12.08갈곡천은 고창 방장산 물이 신림 저수지에 모였다가 신림, 흥덕, 부안 들판을 적시며 흐르다 흥덕, 줄포 경계에서 곰소만으로 들어가는 그다지 크지 않은 하천이다. 선운사 앞을 지나 바다로 흘러드는 인천강과 함께 황새, 노랑부리백로 등이 찾아드는 생물다양성의 보고라는 학계의 보고가 있었다. 지난 5일 아침 내리기 시작한 눈이 삽시간에 산과 들에 쌓이기 시작할 즈음 갈곡천 하류를 트럭으로 더듬었다. 내리는 눈을 맞으며 사진을 찍기는 처음 일이다. 사진들이 마치 그림같은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동림저수지에 들러 가창오리떼를 보고 갈곡천으로 향한다. 차소리에 놀란 오리 떼들이 연방 날아오르며 도무지 곁을 주지 않는다. 오리떼들 날아간 자리 꺅도요와 꼬마물떼새가 하천 바닥을 열심히 더듬고 있다. 하류로 좀 더 ..
눈 쌓인 들판, 그 속에 새가 있다.
눈 쌓인 들판, 그 속에 새가 있다.
2008.12.07눈길의 강자! 4륜구동 세레스를 끌고 동림 저수지 아래 들판에 나가보았다. 그 많던 가창오리는 다 어디로 갔을까. 눈 쌓인 들판 살짝 드러난 흙 사이사이 쑥새들이 붙어있고.. 붉은머리오목눈이, 노란턱맷새 억새밭에 다소곳이 앉아 있다. 날이 추워서인가? 전봇대 위에 잘 앉는 황조롱이 짚벼눌만 골라가며 내려앉는다. 눈 쌓인 동림들판에 인적은 없고.. 평지돌출 두승산은 오늘도 말이 없는데.. 삐딱한 짚벼눌이 따스해보인다. 고향에 온 기분일까? 그놈 신났다. 집에 돌아오니 딱새가 반긴다.
길 잃은 새 검은바람까마귀를 보다.
길 잃은 새 검은바람까마귀를 보다.
2008.11.21못 보던 새가 전깃줄에 앉아 있다. 언뜻 보니 직박구리 비슷한데 몸이 검고 자세히 보니 자태가 영 다르다. 새 전문가들이 많이 계신 사이트에 문의하니 '검은바람까마귀'라 한다. 번지수를 잘못 찾은 녀석을 제외하고는 본래 우리나라에 올 새가 아닌지라 길 잃은 새, '미조'로 분류한다 한다. 주로 홍도 등지에서 드물게 관찰되던 것이 요즘은 점차 그 관찰 범위가 북상하고 있는 모양이다. 그런 녀석임을 알고 나니 못보던 새 반갑다는 생각보다는 날이 갈수록 따뜻해지는 날씨 변화가 심난스럽게 다가온다. 농사의 절반은 하늘이 짓는다 했다. 일기와 기후 변화에 매우 민감할 수밖에 없는 농민들이다. 음력을 위주로 하면서도 태양력을 채용하여 농사일을 가늠하던 절기가 갈수록 잘 맞지 않는다. 어른들은 씨 뿌리는 시기를 혼란..
방달이 떴~다! 삐애기 감촤~라!
방달이 떴~다! 삐애기 감촤~라!
2008.11.21초등학교 시절 우리는 '애국조회'라는 이름으로 월요일마다 운동장에 도열하여 교장 선생님의 일장훈시를 들어야 했다. 절대 귀에 들어오지 않는 무료함에 눈을 들어 하늘을 보면 늘 우리 머리 위를 맴돌던 새가 있었으니 바로 '방달이'다. 우리는 늘 하늘의 방달이를 보며 교장 선생님의 훈시를 귓전에 흘려보냈다. 애국조회를 생각하면 바로 연상되는 그 방달이..지금 하늘에 떠 있는 이 녀석(말똥가리)들이 그 방달이일까? 어디선가 새매 한마리 날아와 다투는 듯, 싸우는 듯 함께 선회한다. 고창 옛 어른들 어린아이 어르는 말에도 방달이가 나온다. 방바닥에 드러누워 비행기 태우듯 위로 쳐들고 흔들어대며 노래 부르듯 얼러대는 소리. "방달이 떴~다! 삐애기 감촤~라!"
쇠청다리도요
쇠청다리도요
2008.11.04여름내 자주 들르던 방죽에 오랫만에 가보았다. 오랜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낸 방죽을 부지런히 더듬는 새들이 눈에 띈다. 청다리도요인지. 쇠청다리도요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이리 저리 비교한 결과 쇠청다리도요쪽에 가까와보여 제목을 그렇게 붙여보았다. 혹 동정요결을 아시는 분이 지적해주신다면 고마운 마음으로 정정하거나 확정할 수 있을 터인데..
바다직박구리
바다직박구리
2008.10.03우리동네 사는 직박구리는 시끄럽기 그지없는 새이다. 오죽 시끄러웠으면 어떤 동네에서는 '떠벌이새'라고 부르기도 할까? 그런데 바닷가에서 보이는 '바다직박구리'는 자태도 곱거니와 지저귀는 소리 또한 청아하기 그지 없다.
가마우지
가마우지
2008.10.01우도에서.. 휴식중인 해녀들인줄 알았습니다.
흑로
흑로
2008.09.25술기운이 도도하게 올라 어스름 바닷가에 게슴츠레 앉아 있는데 시커먼 새 한마리 눈 앞에 오락가락합니다. 저거이 '흑로'인가보다 하였더니 맞네요 흑로.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귀한 녀석인 줄 알았으면 좀 더 성의껏 박아둘 걸 그랬습니다. 하긴 앉은 자리에서 찍고 말기를 잘 했을지도 모릅니다. 아님 술기운에 코가 깨졌을 수도.. 코는 괜찮은데 사진기가 깨졌을 수도..
방장산에서 만난 새 - 곤줄박이, 쇠박새, 붉은머리오목눈이
방장산에서 만난 새 - 곤줄박이, 쇠박새, 붉은머리오목눈이
2008.09.17
조문하는 제비
조문하는 제비
2008.08.20새도 조문을 한다? 까치들이 죽은 동료를 위해 조문한다는 것은 농민들 사이에 익히 알려진 이야기이다. 올 봄 땅콩밭에 극성스럽게 달려드는 까치를 공기총으로 잡았을 때 직접 경험한 바 있다. 까치 수십마리가 밭머리에 날아와 죽은 까치 주위에 한동안 머물며 시끄럽게 짖어댔던 것이다. 그러고는 잠시 밭에 오지 않다가 하루 이틀 후에는 다시 날아와 땅콩밭을 헤집고 다녔다. 그러면 또 잡고... 그러기를 10여마리, 땅콩은 다시 떼워 심고. 근 보름이 넘게 까치와 전쟁을 치룬 바 있다. 까치라면 이가 갈리는 것은 다만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며칠전 조문하는 제비를 봤다. 길 복판에 죽어 있는 제비 한마리를 두고 수십마리의 제비들이 날아와 전기줄에 조용히 앉아 있다. 그리고 차들이 오가는 길바닥에 많게는 10여마리..
새호리기
새호리기
2008.08.17'새호리기'인지 '새홀리기'인지 이름이 섞여 쓰이는 녀석이다. 작은 새를 잡아먹는 맹금류임을 감안하면 '후려 잡는다'는 의미가 연상되는 '새호리기'가 더 어울린다 생각된다. 지난봄 부안면 간척지에서 처음 본 후 한동안 만나지 못하다가 얼마 전 중앙 저주지에서 물새들을 찍고 있던 중 머리 위에서 맴도는 녀석을 볼 수 있었다. 그저 '황조롱이'려니 했는데 집에 와 확인하니 이 녀석이다. 더 좋은 모습으로 만날 날이 있으리라.
솔부엉이에게 협박당하다.
솔부엉이에게 협박당하다.
2008.08.06동네 뒤 솔 낭깥. 밤새 부엉이 우는 소리는 이짝 저짝에서 나지막이 들리곤 하는데 그동안 찾아볼 엄두를 내지 못하다가 허실 삼아서 한번 들어가 봤다. 아! 진짜 있다. 늘 거기에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두 마리가 몇 차례 자리를 이동하더니 아예 한 군데 틀고 앉아 다시 날지 않는다. 사진 찍는 나에게 갖은 표정 지어 보이더니 졸렸던지 눈을 감는다. 부엉이를 이리 가까이서 보기는 처음인데 참 별난 놈들이다. 그런데 집에 와서 큰 화면으로 보니 이 녀석들이 나를 은근히 협박한 듯하다. 귀여운 놈들.